11회 홈페이지에 작년에 올렸던 글입니다.
9회오영희 언니가 올려준 옛날 사진 중에 중학생이 방뇨하는 사진이 있어서 생각나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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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파트는 끝 동이어서 뒤가 막히지 않고  공원이 있고 ,  그 옆은 작은 산도 있고, 풍광이 그런대로 좋다.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며 작은 부엌창을 통해 그 야산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변화를 늘상 느끼며 10 년을 넘게 살아오고 있다.

진달래 개나리 피는 봄서부터 , 녹음이 우거지는 여름을 지나, 은행, 단풍이 물드는 가을이 깊어가면서,  흰 눈으로 뒤덮힌 겨울산이  해마다 오고가곤했다.

5층이긴 하지만 뒷공원이 3층정도의 높이로 만들어진 곳이어서 공원에 있는 풍경도 한눈에 들어 온다. 우리쪽에서 볼 때는 공원이 정면으로 보이지만, 공원 쪽에서 볼 때는 우리아파트 쪽이 한쪽 뒷켠 쯤으로 생각되어진다.

오래 전에 공원을 조성하던  인부들이 아파트쪽(우리는 부엌창)을 쳐다보고 주위를 한번 둘러본 뒤 정중한 자세를 취하며 방뇨를 했던 것이다.안 볼래야 안 볼수 없는 장면 연출되어 처음에는 눈을 질끔 감았다. 한번 눈에 띄니 그게 또 자주 보게 되었다.

장난끼가 많은 나는 안경을 치켜 쓰고 열심히 쳐다보았지만, 아무리 가깝다 한들 그게 제대로 보이겠는가?  택시운전사들도 우리 아파트 뒤쪽이 한산한지라 택시를 세워놓고 볼일을 보고 하는 장면을 또한 자주 목격하였다. 그랜저를 탄 아저씨가 차를 세우고 내려 잠시 주위를 살핀뒤, 나무 심은 곳으로 가서 방뇨를 하고 떠난 자리에는 그 흔적까지 또렷히 남아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아파트 주변은 10년 넘게 살면서  자연산 거름(방뇨)으로 인해 나무가 우거지고 풍광이 아주 좋아졌다.  

최근 .....
그 공원을 뭉개고 연수구 도서관을 짓고 있는데 인부들이 역시 왔다갔다 하면서 우리아파트쪽을 향해 방뇨하는 장면을 쉽게 보게 된다. 그 때마다 나는 집안에서 안경을 벗고 있다가도 얼른 가서 안경을 가져다가 쓰고 열심히 쳐다본다. 혹시라도 하는 마음에.....*^^*
도서관이 다 지어지면 예전만큼 그 기회가 적어질지도 모르겠다.

문득...방뇨하던 아저씨들의 자세를 분석해보면..........

두리번 두리번... 허리춤을 만지며 볼일을 보는  염탐형
우리 부엌쪽에서 아무도 안 보리라 생각하고 원을 그리며 방뇨하는 무방비형
마치 아무 짓도 안 한거처럼 시치미 떼고 돌아서는 얌체형
볼 일을 다 마치고도 걸으면서 허리춤을 만지며 뒤돌아 가는 자기과시형

이 모두가 10 대가 아닌 중년남자라는것이 공통점이다.

이 곳에 들리시는 남자분들도 방뇨를 하신 경험이 있다면
본인들은 어느형에 속하는지 한번,..반성해 보시지요

애니웨이..
방뇨 덕에  우리 아파트 주변 나무들은 무성하게 자랐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