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따라 새롭게 보여진건 왜일까?
날마다 걷는길인데......
귤 한보따리 사들고  흥얼 흥얼  콧노래 부르며 백운역을 향하고 있었다.
가는 길엔 상점들도 늘어섰지만
역전 근처라 노점상도 꽤나 여러군데 늘어서있다.

그중 유난히 내눈에 꽂힌 것은 휠체어 탄 아저씨가 경영(?)하는 군밤파는 노점인데
무표정한 젊은 처자가 하루도 빠짐없이 군밤을 구어서 파는곳이었다.
요즘은 먹는 사람 편의를 위해서 누드군밤을 팔지만 얼마전만 해도 껍질에 노란 속살이 반쯤 고개내민 군밤 일색 이었다.
그런데 노란 속살을 내민 군밤이 어쩌면 일렬 종대로 한치의 흐트러짐없이 나란히 서있는 것이아닌가?
마치 사열이나 하는 듯이.......

참으로 신기했다.
사람의 손으로 나란히 세워 놓았다고치자.
그러면 밑이 평면이 아니고 뽀죽한데 어떻게 쓰러지지않고 서있을 수 있단말인가?

생각이 꼬리를 이었다.
그러면 서로가 의지하면서 힘을 받쳐주어서인가?
우리도 서로 서로에게 조그마한 힘이라도 의지하고 받쳐주면
불가능 하게 생각 했던 것들이 가능하게 될수 있을거야~~~~~

이것 저것 생각하며
눈은 군밤에 꽂혀있고
발은 역전을 향해 계속 걷고있고......

그만 보도불록 턱에 넘어지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환한대낮에 귤은 천지사방으로 흩어지고
빽은 나동그라져서 내용물이 다 튀어나오고
창피한 마음에 어떻게 추스렸는지 정신없이 전철을 탔다.

발이 아파와서 고통 스러웠다.
살짝 양말을 내리고 보니 발등이 시퍼렇게 멍들고 부어있었다.
동인천역에 내리는데
고통 의정도가 심각한 지경에이르고 걷기가 힘들어 졌다.
병원으로 갈수 밖에.....
발등이 부러져 기부스하고 6 주
물리치료 한달반
우습게도 이것이 나의 교통사고(?) 전말이다.

이후 내가 느낀것 몇가지는
건강한 두발로 가고 싶은데 갈수있는게 얼마나 큰 행복이라는것과
무엇을 할때 한꺼번에 두가지 하지말것
그리고 내가 늙었다는것(서글프게도)
왕년에 등산으로 다져진 건각이 이젠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등등이다.

나는 결심했다.
세월도 받아들이자 .그리고 한가지할때는 한눈 팔지말고 한가지만 충실하자.
그런데 요즘도 버리지 못하는 것들이 있으니
대강은 이렇다.
전철에서 독서하기
컴퓨터 하면서 커피마시기
화장실에서 신문보기
이야기하며 바느질하기
걸으면서 기도하기
가장나쁜것은
미사시간에 딴 생각하기 등등......
제 버릇 개주겠나~~~~

그리고 또한가지
군밤 생각하며 떠오른것은
우리 홈피찾아오는 고마운 인일의 딸들
한분 한분다 개성이 있고능력이 있고 똑똑 하겠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받쳐주는 아량과 힘이 모인다면
불가능도 가능으로 변화 시키는 기적이 일어날것이라는 기대와
전국 최고의 내실 있는 명문 홈피가 되지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보면서          
우리홈피 지킴이 전영희의 어깨가 가벼워 지면서 환하게 웃는 모습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