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꽃처럼 다가온 사람 **




                               글  :  한효순
                            사진  :  류희수님




      바람의 치맛자락이                            
      조금씩 넓어 지더니

      아침 안개 속에서 눈물이 맺히고




      어둠의 길따라

      묵묵히 흐르던 달빛이

      어깨 한쪽 기울이며

      긴 기다림의 한을 풀어 놓다가




      밤새

      마른가지 흔들며 서성이는

      당신의 몸짓에

      놀란듯

      긴 가로등 행렬에 숨어 버리면




      뒤늦게

      잿빛 구름 몰고 나타나

      하얀 눈꽃이 그리움처럼 내리더니




      하늘 가득

      그리움의 눈꽃이 채워지던 날

      당신은

      새하얀 눈꽃이 되어

      내 가슴에 내렸습니다




      얼룩진 내 삶의

      펄럭이는 날개 위에

      당신은

      온 세상을 하얗게 감싸며

      눈꽃처럼

      내게 채워 졌습니다




      이제

      온 몸에 스며든 당신 사랑이

      싸늘한 바람 끝에 매달려 맴을 돌다가

      내 마음 깊은 곳에

      하얀 눈꽃으로 자리합니다




      아픔으로 이어온 가을을 보내고

      조심스레 겨울을  들이며

      두려움으로 휘청이는 나에게




      당신은

      새하얀 눈꽃이 되어

      내게 다가와

      행복의 문을 열어 주었습니다




      당신은

      새하얀 눈꽃이 되어

      고운 사랑의 뜰에 날개를 접고

      내 가슴에 내렸습니다




            



Carol Kidd-When I 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