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뽀빠이 이상용이 진행하던 국군장병과 함께 하는 일요일 오전 프로그램이 있었다
      깜짝쑈처럼 어머니 한 분을 막 뒤에 모셔 놓고 음성만 들려준 뒤
      자신의 어머니라고 생각되는 장병은 무대로 올라오라고 하면
      한 20 명 가량이 무대 위로 뛰어 올라갔다.

      막 뒤에 있는 분이 자신의 어머니는 아니지만 고향에 있는 어머니에게
      화면으로 인사하려고 올라왔다는 장병서부터
      막무가내로 자식이 부모 목소리를 모를리가 있냐고 억지를 부리는 귀여운 장병까지
      흥겨운 듯한 분위기지만  진짜 아들과 어머니와의 상면이 이루어지기 직전
      " 어머니....................." 하고 다 함께 복창하는 장면에서는 갑자기 숙연해졌었다.

      무대 아래에 있는 장병들의 눈에 이슬이 맺히는 장면을 보던 나 역시
      눈시울이 젖어들던 그 시절은  내  아이들이 유치원 시절이었다.

      우리집은 2남1녀에 두 아들은 연년생이라 3명이 유치원 다니던 그 시절
      허구헌날 투닥대고 싸우기 일쑤였다.
      그럴 때 나는 한 명이 잘못해도 3명을 단체기합을 주었는데
      두 손 들고 벽 구석에 서 있기,
      거실 가운데 무릎 끓고 잘못했다고 할 때까지 있기
      겨울엔 베란다에서 10 분동안 3명이 거실에 못들어 오기(베란다도 사실은 안 추움)등등

      기합 후에는 반드시 아픔을 달래주기 위하여
      안아주거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을 주거나 해서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주었다

      어느 날 기합 후 간식을 먹던 둘째 아들이
      " 나는 이 다음에 군인아저씨 되면 어머니...............하고 안 부를 꺼예요"

      덜커덩.......무슨 의미인 줄 나는 바로 이해를 했었다
      너무 아이들 마음에 상처를 주었나 싶고
      한편으로는 섭섭하기도 했다

      ☏.........수신자부담입니다 원하시면 아무 버튼을 누르세요
      전화에서 들려오는 기계음 소리가 끝나자

      " 어머니. 이병 *** 입니다"

      헉.....

      엄마, 저예요가 아니고 어머니 라는 말에 갑자기 당황한 나는
      횡설수설하다가 전화를 아비에게 건네주었다.

      신병훈련을 마치고 배치를 받은 후 처음으로 집에 건 전화였던 것이다
      가슴이 설레일 정도가 아니라 피가 거꾸로 오르고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군인아저씨 되면 어머니라고 안부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하던 녀석이
      어머니라고 부르는 목소리 역시 내 심장의 불규칙한 파동처럼 가늘게 흥분되어 있었다.

      그날 밤
      내 귀에는 어머니라는 말이 자꾸만 맴돌아 잠을 이루지 못했다

      어머니........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