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아버지 주무시고 나면 제 방으로 초대해요."
그냥 말해도 될텐데
아들이 나에게 말하고 싶은 특별한 것이 있나보다.
밤 늦게 아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을까 기대했는데
문자 메시지 보내는 법을 가르쳐 준단다.
"응~ 괜찮아. 핸드폰 글자도 안보여서
안경 쓰고 하려면 오히려 번거로워."
"그래서 엄마 안경 벌써 갖다 놓았어요."
아들이 일러주는대로 실습을 하니
글자가 생겨나는거다.
이 문자 메시지의 수신인은 막내 아들이다.
올해 대학원엘 합격했는데
입학 전에 동계어학 연수에 들어갔다.
짧은 메시지였지만 내가 봐도 정말 신기하다.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나니
아들에게서 문자로 회신이 왔다.
"우리 엄마 너무 멋져요.
첫 메시지 실력이 최고예요
저는 주님이 지혜주셔서 어학 잘 하고 있어요.
엄마 싸랑해요 ^ .^(이것 보다는 더 예쁜 기호였다)

나의 문자 메시지 두 번째 세 번째 실력은 더 많이 나아 질 것이다.

아들은 내가 요즈음 자정이 넘은 시간에
컴퓨터에 앉아 글을 쓰는 것을 보았나보다.
"밤 늦은 시간에 컴퓨터에 오래 앉아 계시면 건강에 안좋아요.
그렇지만 글 쓰고 계신 어머니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여서
말리고 싶진 않아요.
그 대신 어려운 점이 있으면 말씀해 보세요.
"그래. 낮에는 교회 일하고 집안 일하다 보니
자정이 넘은 시간 밖에 시간이 없구나.
더구나 컴퓨터에 익숙치 못하니
몇자 안되는 글자 치기를 밤새 칠 때도 있어.
오늘 새벽에는 3시간이나 친 것이
무엇을 잘못해서인지도 모르게 다 날아가 버렸단다.
얼마나 황망한지 다시 쓰지 못하겠더라.
그러나 주님이 보실 때에
그 글이 마음에 안드셨었나보다 하고 생각하니까
다른 소재로 다시 쓸 마음이 생기는거야.
그래서 다시 썼단다."
"와! 어머니께 이렇게 뜨거운 열정을 주신 주님께 감사해요."
익살을 떨며 내 손바닥과 자기 손바닥을 마주치던 아들은
글이 안 날아가도록 하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이제부터는 글이 날아가서
난감해지는 것은 없게 될 것이다.

오늘의 선물은 그것만이 아니다.
여태껏 나는 구경도 못했던
주름이 펴지는 화장품을 선물 받았다.
"이것을 바르면 주름이 펴진데요.
용돈 아껴서 산거예요.
나는 엄마 얼굴에 주름 생기면 싫어요.
비싼거라고 주름 부위에만 바르라고 했지만
많이 바르세요. 제가 또 사다 드릴께요."

"나이 들면 주름도 생겨야지이~."

아들 방에서 나와서
샤워를 하고 곧바로 그 화장품을 발랐다.
혹시 샤워를 안하고 바르면 효과가 덜 할까봐서...
아들의 마음이 향긋한 향내되어
내 몸 전체에 번진다.
이제부터는 눈가의 주름도 더 생기지 않을 것이다.

오늘은 새로운 것을 너무 많이 경험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