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징검다리  **




                         글  :  한효순
                       사진  : 류희수님




      내 마음에

      언제부터인지

      다리 하나 놓였네



      눈이 시리도록 보고파

      눈꼬리에 매달린 얼굴하나가

      물위에 떠 돌며



      떨어진 사연을 주워 가슴에 담는

      연분홍 꽃말

      귀퉁이에 숨어



      드문드문 던져진채

      누운듯 물속에 박혀있는

      돌다리 위로 그리움이 흐른다



      둥그런 연잎이 줄지어 서서

      물위에 비치는 그림자 몰며,

      잎새마다 한줌씩 내려 놓는

      파란 하늘이



      되돌아 가려는 발걸음을

      징검다리 위에 붙잡아 놓고

      나뭇잎이 만드는 물고리 사이로

      그리움을 밀어 내

      차가운 다리엔

      슬픈 기억만 얼룩으로 남는다



      휘청거리는 몸짓에

      물살을 가르고

      슬픔이 묻은 발걸음 틈새로

      푸드득 날개 터는 기다림의 기지개가



      오늘따라

      피를 토하듯 큰 아픔이 되어

      징검다리 뛰어넘는 발품에

      눈물이 묻어난다



                   03.  05.  24.  
      김종환-한 사람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