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서니와 영자가 또 여행을 함께 떠났다.

몇 번의 여행을 함께 떠나 보았던 지서니와 나는
서로가 너무도 다르다는 것을 둘 다 너무도 잘 안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영자에게 단단히 약조를 받은 다음
지서니는 나의 합류를 허락했다.

떠나기 전 지서니가 나에게 당부한 부탁은
여행하는 일주일동안 반항하지않고 지서니와 동행한다는 것이였다.

항상 그렇지만 지서니와의 여행은 떠나기전까지는
행복한 기다림의 나날이다.

이번 여행은 서로 출발지가 다른 관계로
여행 첫날은 지서니에겐 괴로움 그 자체였다.
저녁 7시가 되어서야 모두 한곳에 모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첫날은 비교적 순조롭게 보낼 수 있었다.
문제는 둘쨋날부터 발생하기 시작한다.
출발전 지서니에게 어떠한 일이 있어도 반항하지 않기로 약조를 하였기에
너무도 다른 취미생활을 즐기는 지서니의 일정을 함께하며
가끔 머리에 의문이 생길때마다 스스로 최면을 걸며 하루를 잘 보냈다.
그런 나의 모습을 함께 했던 친구들은 너무도 재미있어 하며 한두번 동정어린 눈빛을 보내며
영자야...괜찮어?? 묻는 것을 되풀이 한다.

이렇게 여행 둘쨋날을 잘 보내는가 싶었는데
문제는 저녁에 침대에 누워 발생했다.
침대에 누운 나.. 지서니에게 한마디 한다.
지서나.. 우리 내일도 이렇게 똑같은 하루를 보내는지?

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지서니 나를 쳐다보며
"내가 뭐라고 했니?
그러니까 따라오지 말라고 했자너.
내가 너말을 믿은게 실수야." 하며 나를 무시한다.

세쨋날... 새벽에 화장실을 가려고 일어나려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온몸이 다 쑤신다.
화장실에도 겨우 기어갈 정도다.
잠기가 밝은 지서니...그러는 내가 기가 막혔는지 또 돌아 눕는다.

항상 털털한 나의 모습을 못마땅해하는 지서니는
아침을 먹기전에 지서니는 나의 전용미용사역을 도맡는다.

전쟁(적어도 나에게는) 참가하기 바로 직전에 지서니가 나에게 타이레놀을 건넨다.
크나큰 몸을 끌고 따라나서는 나의 모습 안타까워 보였던 모양이다.

오전 전쟁이 끝날 무렵 드디어 지서니와 나의 전쟁을 염려하던 친구들을
우리는 결코 실망시키지 않았다.
대판 한판 드디어 붙었다.
옆에 있던 두 이쁜 친구들 그저 우리 눈치만 본다.
지서니와 나 우리 둘은 절대로 둘이 있을때는 싸우지 않는다.
항상 우리가 다툴때는 관객(?)을 확보한 후에 분쟁을 시작한다.

이러는 우리 둘을 지켜보던 두 미인들이 한가지 제의를 한다.
"야... 너희들 둘 말이야.. 하루에 한번씩만 다퉈라. 한번은 그런대로 봐줄만한데
두번씩은 용서 못하겠다. 알았지?"

그러는 두 친구의 말을 시큰둥도 하지 않은 채
지서니와 나.. 서로가 돌아가며 식사를 거부한다.
내가 먹으면 지서니가 굶고.. 지서니가 맛있게 먹을때는 내가 굶는다.

이렇게 전쟁속에서 여행을 마치고
지서니와 한 미녀는 우리집에서 며칠 더 묵었다.
엘에이에 돌아온 이후로 나는 일로 돌아오고
시노기와 부엉이가 지서니와 친구를 대접했다.

그런데..진짜로 영자를 화나게 하는 일은 시노기가 지서니와 함께 할때 생기고야 말았다.
지서니의 여행 결과보고를 듣고 있던 중
다시는 나와 어울리지 않겠다고 장담하는 지서니에게 시노기가 한가지 제의를 했단다.

만약 지서니가 나와 어울리지 않을 경우에는
지서니에게 평생 먹을 수 있는 쌀을 사주겠다고 내기를 걸었다는 것이다.

둘 사이에 이런 말도 안되는 내기에
결국 피해를 보는 자는 영자가 되어버린것이다.

지서니와 나...
함께 있으면 아주 가끔(반항하는 자는 곧바로 숙청이다) 다투기는 하지만
서로 얼마간 떨어져 있으면 함께 하고파 몸이 근질근질한 관계이다.
지서니를 만나면 에너지가 넘친다.
웃음이 떠나지를 않는다.
소녀시절 바로 그 모습으로 즐거운 시간을 갖을 수 있는 순간들이다.

그렇게 지서니를 즐기는 영자가
두 사람의 내기때문에 희생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서니가 쌀에 눈이 어두워 나 보기를 거부하는 경우도 그렇고
또 나를 선택하여 평생 쌀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지서니에게
그래 그럼 내가 평생 쌀 사줄께..하는 호언장담을 할 수 없는 나의 입장이 또 그렇다.

한국에 무사히 도착을 알려주려고 전화한 지서니 목소리가 전화통에서 울려온다.
"영자야...그동안 수고 많았다. "

결론없는 이 글과 같이 우리의 우정도 이렇게 그냥 그렁저렁 이어지는 것이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