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붓글씨를 배울 때 글씨 쓴 뒷자락에 쓰는 `호`를 예유당으로 정해 사용하기 시작했다.
예유당이란 큰애와 작은애 이름의 앞자를 따 조합한 단어.
예유당이란 별호를 쓰다보니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모든 부정적인 나의 이미지는 임 경선이란 이름 쪽으로 가고
예유당이란 새 이름으로 긍정적 이미지의 내가 새로 태어난 느낌.
하여간 신비스럽게도 예유당이란 이름으로 내가 갑자기 업그레이드된 기분이다.

그래서 옛사람들이 `호`를 여러 개 가지고 있지는 않았나 생각들기도 한다.
`호`를 새로 가질 때마다 변신이 된듯한 묘미를 느끼지 않았을까?
그동안 오랜 시간 불리어진 임 경선이란 이름에다
나의 부정적인 요소를 끌어다 부치는 요인은 물론 내게 있는 컴플렉스 떄문일터...
예유당이란 별호를 사용하며,지녀온 컴플렉스를 털어내게 된 홀가분함을 누리게 된 기분이었다고나 할까...

오랜만에 놀러온 조카에게 나의 컴플렉스 云云했더니
이모가 컴플렉스가 있으면 어떡하냐고 의아해 한다.(참고로 조카는 중 고 동문)
모처럼, 대화의 실마리가 잘 풀리는 조카에게 스트레스를 풀려했더니 오히려 야단만 맞은 셈.

그러고보니 컴플렉스에 진정한 의미를 모르고 있는 건 아닌지
부랴부랴 사전을 찾아본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컴플렉스는 inferiority complex 즉 열등감을 말한다.
그런데 열등감이 없는 사람도 있을까 생각하는 내게
조카애의 지적은 여러 생각을 갖게한다.

나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갖고 있는 나름대로의 열등감을 말했다면
조카는 평균적인 사람들보다 나은 환경이랄지 조건을 갖췄으면서
열등감 따위를 말하는 자체가 오만으로 생각했음직하다.

그러니 대화의 채널을 딱 맞추기는 얼마나 어려운가!

어쨋든 임 경선이란 이름에서 은근히 가졌던 부정적인 나의 이미지를
예유당이란 별호를 사용하면서
내게 긍정적 요소만 남은 이미지로 변신한 듯한 기분이 든 것만으로도
누구에게나 마음에 드는 `호`를 하나씩 지어 사용해보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