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회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박화림
유월의 향기
..........화가 정인성
유월의 들판에 서면
유월의 하늘이 내 가슴으로 들어온다.
논바닥 가득 고인 하늘을 흔드는 바람
농부는 풍년을 기다리며 유월을 시작하고
낡은 나의 신발처럼 고달픈 여정은
이제 쉬고 싶다고 한다.
어제와 오늘 달라진 것은 없다
그러나 또 한 장의 달력을 찢어내면
분명 어제와 달라 보이는 오늘이 있다.
그것이 유월의 향기인가?
삶의 향기인가?
들꽃처럼
......조병화
들을 걸으며
무심코 지나치는 들꽃처럼
삼삼히 살아갈 수는 없을까
너와 내가 서로 같이
사랑하던 것들도
미워하던 것들도
작게 피어난 들꽃처럼
지나가는 바람에 산들산들
삼삼히 흔들릴 수는 없을까
눈에 보이는 거
지나가면 그 뿐
정들었던 사람아
헤어짐을 아파하지 말자
들꽃처럼 들꽃처럼
실로 들꽃처럼
지나가는 바람에 산들산들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삼삼히 그저 삼삼히
수인아.
내 컴에도 글만 보이고 그림은 안보여.
수인이 덕분에 혜옥이 아들 결혼식이 안갔는데도 생생하다.
그리고 혜옥이하고 대화를 오래 해서 좋았어.
희자야 살아 있었네(조금 오바 ㅎㅎ).
좀 나아졌니? 그냥 한 단어 씩만 쳐서 인기척만 내라.
음악회는 20일 이후로 할꺼야.
네 개인 메일좀 가르쳐줄래?
난 wonnymom2003@yahoo.co.kr 이야.
이리로 메일 보내주면 주소가 입력이 되겠지.
올 여름은 예상을 깨고 아직은 그다지 덥지 않아서 살 것 같다.
다들 건강 잘 챙겨라.
일단 애들 다 키워서 의무사항은 끝냈지만 부모가 건재한 건 애들에게 큰 보험과도 같이 든든한 거드라구!
왜 그림이 안보일까?
꽤 괜찮은 우리 방이 하도 뜸 하길래
그림과 시 감상하자구 올린건데....
그림은 따로 올릴께.
몇달을 그렇게 신경쓰며 분주했던 혜옥이
드디어 몸살났단다.
나도 지난 2월부터 바삐 긴장하며 살았더니
희자 왔을 때 배탈 난 후로, 어딘지 시원찮아서
그냥 집에서 실실 쉬고있는데, 이 시간들이 참 좋구나.
결혼 주례 차 온 정례를 호텔에서 만나고
산타모니카로 가, 혜옥이와 셋이 잠깐 시간을 보냈어.
작년에 왔을 때 보라색 자카란다 꽃이 피어있었는데
꽃 이름 외우느라,
정례가 '자카르타'를 생각하면 되겠구나, 하던 말도 생각나구....
아뭏든, 모두 건강 해서 언제 또 만나자.
수인아 그림이 정말 안보인다.
여전히 잘 살아 있구나
유월의시
김남조
어쩌면 미소짓는 물여울 처럼
부는 바람 일까
보리가 익어가는 보리밭 언저리에
고마운 햇빛은 기름인양 하고
깊은 화평의 숨 쉬면서
저만치 트인 청정한 하늘이
싱그런 물줄기 되어
마음에 빗발쳐 온다
보리가 익어가는 보리밭 또 보리밭은
마음이 서로 없는 사랑의 고을이라
바람도 미소하며 부는것일까
잔 물결 큰 물결의
출렁이는 바단가도 싶고
은 물결 금 물결의
강물인가도 싶어
보리가 익어가는 푸른밭 밭머리에서
유월과 바람과 풋보리의 글을 쓰자
수인아,
지난 토요일
몸소 호텔까지 와주어서 고마왔어.
그렇지 않음
너랑 혜옥이 만나지 못했을거야.
신부 남동생/사촌 이외엔 신랑 신부 7명의 둘러리 모두
명문 출신들로 "잘 나간다"는 기업 변호사들인데가 어찌나 자신만만해 하던지
주례자 잘못 세워
부탁한 내 대학 친구 (신부 엄마)가 망신 당할까봐 신경을 엄청 썼단다..
금요일날 예행 연습하는데 이게 아니더라 싶더라구.
그래서 그날 밤
시작 인사부터 Personal하면서도 유머스럽게 진행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미리 준비해간 순서 내용을 잠꾸러기가 한잠 못자고 몽땅 다시 작성했어.
그리고선 읽고 또 읽고... 사실 다 외울려고 했는데... 이 나이에 게다가 영어가 외어지겠니?..
어떤 동양 여자가
주례자 자리에 딱 서는 것 부터
이곳 미국인들에게도 이색적인데다다가
신랑 신부는 물론 양가 부모님에게도 질문을 던지고 화답하는 식으로
그랬더니 ....
120여명의 하객들은 웃음꽃
신랑 신부도 깔깔대고, 눈물 훔치고...
둘러리들이 자기네들 결혼식도 부탁하겠다나
짝들도 없으면서.....
농담을 주고 받을 정도로 재미있는 결혼식이었어.
친척들과 양가 부모, 또 신랑신부 모두
아주 신선하면서도 내용이 알찬 식이었다는 칭찬
빈말 같지 않아서 참 다행이다 싶구.
아담한 호텔 정원에서의 예식
마이크의 내 음성을 산들바람이 하객들에게 잘 전달해 준 덕도 있을거야.
대신에 난 녹초가 되버렸구.
덤으로 배운 건 참 많아.
다음엔
산타모니카에서
아이스크림과 커피 마시며
텅빈 머리로 만나도록 노력할께.
너무 고마왔어.
수인이랑 혜옥이!
살아 나면 홈피에 들어오겠다 싶었지..... 정례~
아담한 호텔 가든에서
유우머 넘치는 자연스런 결혼 장면.....,
잘 난 사람들 앞에서
훌륭히 해 냈구나. 우리 친구!
마침 호텔 옆에까지 갈 일이 있는데다
일찍 만나서 함께 할 수 있어서 참 좋았어.
우리 나이엔 피곤 하면 안되겠더군.
쉬엄 쉬엄 하렴. 정례야~
혜숙아~
자주 연락 못해 미안 해, 하지만 잘 지내고 있을 줄 안단다.
김 남조시인의 풋풋한 유월의 시를 올려주어 고마워.
옥진이에게 연락 해 줄께.
얼마 전 동기 9명이 만날 때, 보았어.
여전히 날씬하고 예쁘지.
어제 옥진에게 전화해서
네 소식 알리고, 전화번호 모두 알려주었는데
네게 전화하니, 너가 받지 않는다고 하더라.
어찌된 일이니?
유월에 시들이 들풀냄새나듯 싱그럽네.
구태여 무엇을 말할려고 하는걸까 머리 안써도 될것같은.
정례야
잘 할줄 알았어.
뒤늦게 고친다는것이 참 어려운건데 정말 존경스럽다.
너도 두세시간 후에 큰일을 해야되고 나도 몸이 안좋아서 내 정신이 아니었지만
만나서 이야기라도 나눈것이 정말 반가왔어.
이렇게 해서 정이 쌓이는거 아니겠니?
정례는 주례까지 하고 너무 자랑스럽다.
난 정례생각만 하면 김순복이 약혼식에 와서 결혼식에 참석을 못하니 미리 축가 부르겠다고
하며 "Ich liebe dich " 를 원어로 부르는데 난 속으로 반주를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으면서도
끝내 용기가 안나 피아노 한곡도 안치고 온 거 생각난다.
혜옥이가 왜 안들어오나 했더니 결국 몸살했구나.
혜숙아 너도 소식이 없어서 아픈 거 아닌가 걱정하고 있었어.
어제 우리 장남 식구가 왔거든.
일주일 밖에 휴가가 없어서 곧 돌아갈 꺼지만
꼬맹이가 상상 이상으로 사부작거려서 정신이 하나도 없다.
밥도 잘 먹고 잘 놀다가 갑자기 울어대면 뭐하라는 소린지 알수가 있어야지?
아기 때부터 돌봐 준 할미가 아니다 보니 별 도움이 안된다.
할 수없이 제엄마에게 최대한 잘해주고 있어.
고 놈이 기분 좋은 시간에는 엄청 이미지 관리에 힘쓰더라구.
방긋방긋 웃으며 살살 와서 건드리고 아는 척 해주면 웃으면서 도망도 치고
세상에 검지손가락으로 못하는 게 없댄다.
나사못도 푼대요.
특별한 아기가 아니니까 우리 애들도 그랬으련만 다 잊어먹어서리~~~~~~~~~~~~~~~~
작고 앙징맞은 게 왜 이리 귀엽니?
전에는 3등신 정도 되더니 이제는 4등신 쯤 되는 것 같아.
옥진이 하고 중학교 때는 친했는데 고등학교 때는 반이 갈려서 좀 뜸 했지.
마지막으로 본 게 졸업 후에 MBC FM 에서 라디오 신인 음악회 한다고 초대 받아
녹음하러 간 때가 아니었나 싶어.
그 때 옥진이는 신인 아나운서였고.
몇 년 전에 한국에 와서 전화도 했었는데 사는 게 뭔지 그 때는 만나러 갈 엄두도 못냈지.
내가 인일 홈피 만나면서 쎄졌다니까.
그 때 회장이 워낙 카리스마 넘쳐서 그 영향도 받은 것 같고.......ㅎㅎㅎㅎ
수인이가 이것 저것 소식 전해주니 너무 고맙다.
복 받을껴!
명옥아 지금 옥진이하고 통화하고 흥분된김에 홈피에 들어와 너네 소식도 본다.
아들네가 왔구나?
양희가 그렇게 구엽구나?
손가락으로 나사못도 풀어?
살살 다가와서 건드리고 아는체 하면 웃으면서 도망가?
아유 상상만 해도 너무 귀여워 ~
지금 어쩌면 옥진이가 네게 전화 할지도 몰라.
40년전 교복 입었을때로 다시 한번 돌아가 만나 보는 느낌이다.
어쩌면 아직 다들 그대로 일까?
옥진이 하고 얘기 하면서 생활지도관 들어가 한복입고 잔디밭에 엎드려 사진찍던 생각나고
김일환 수학선생님 장난스런 우슴 생각나고 유정희 선생님이 우리반 몽금포 타령 잘 한다고
어디 어디 합창 내보내셨던거 생각나고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 지난건 다 없어지는줄 알았더니
소중한 친구들이 다 그대로여서 여간 고맙고 감사한지 모르겠다.
아직도 풀어가야 할길이 먼거 같지만
오늘 밖은 무덥고 지친다지만
나는 너무나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친구들아 잘 건강 해서 이다음에도 또 연락 주고 받고 서로에게 귀한 기쁨이 되자
....... 이해인
초록의 희망을 이고
숲으로 들어가면
뻐꾹새
새 모습은 아니 보이고
노래 먼저 들려오네
아카시아꽃
꽃 모습은 아니 보이고
향기 먼저 날아오네
나의 사랑도 그렇게
모습은 아니 보이고
늘
먼저 와서
나를 기다리네
눈부신 초록의
노래처럼
향기 처럼
나도
새로이 태어나네
유월의 숲에 서면
더 멀리 나를 보내기 위해
더 가까이 나를 부르는 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