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모스크바의 겨울이 아름답다지만,
몇주 전까지 눈이 휘날리고 회색하늘이 도시를 짓누르니까
나처럼 낙천적인(?) 사람도 마음이 가라앉고 우울해지더라.
정말로
2주동안에에 새싹이 나고 자라더니 지금은 연초록으로 도시가 변하고 있지.
모스크바의 봄은 꽃이 없네.
우리 동네 입구에 몇구르 핀 개나리가 유일하단다.
우리나라엔 차례차례 기다리며 피는 봄 꽃들이 너무도 예쁜데...
보고싶은 우리 친구들 모두 잘들 지내지?
이러저러한 이유로 오랫만에 여기 들어오니 좋으면서도 조금은 낯설기도 해.
그동안 밀린 글들을 읽으며
친구들이 나에게 베풀어 주었던 것들만 생각나면서 보고싶구나.
작년 4월에는 미동부 친구들이랑 정말 재미나게 지냈고
(인옥이,영옥이,인자 그리고 채경이..너희들은 생각 안나니?)
그 전 해 4월은 우리 12기 친구들이랑 홍천 대명콘도에 갔다가
벛꽃이 눈처럼 쏟아지는 길을 운전하며 모두 감격해 하던 장면도 기억난다...
올 1월초에는 옥규가 인사동의우리나라 약초,나물로 만드는 한정식집에 데꼬가서(?)
멀리 대전에서 겨우 시간내 달려온 춘선이랑,혜숙이,신영이,영혜,설경이 병숙이.등과 만나고
삼청동 조그마한 shop에 들러 구경할 때마다
예쁘다고 말만하면,
선물로 사주겠다고 빨리 고르라고 아단치던 친구들...
혜숙이 학원에 음식들을 푸짐히 하나씩 차려가지고 와 만난 `ㄱㄱㄹ모임 친구들`
임순구선생님과 우리 5반 재숙이 경래 그리고 탁선희등등
혜인이를 비롯한 강남 친구들...
모두모두 그립고 보고싶어...
아~~
내가 기나긴 모스크바의 겨울 동안
알게 모르게 많이 힘들었었나봐.
봄이 오니까 이제 제정신(?)이 들어서 친구들 이름도 부르고 그러네~~~~~ㅎㅎㅎ
내가 그러잖아도 네 꿈을 꿔서 글을 썼었는데
올리기 직전에 날라가서 그만 뒀었어.
봄이 드디어 왔다구?
그래 .. 여긴 덥기까지 했다가 다시 서늘해졌어.
과천대공원, 인천대공원으로 꽃구경 갔었어.
미안해.. 너는 못갔는데...
언제 오니? 비행기표도 안사주면서 되게 오랜다.ㅎㅎ
옥규야.
좋은 선생님 잘하고 있니?
그림으로 그려보니까 동화 생각이 나네.
아주 예쁜그림~!!!ㅎㅎㅎ 놀리는거 아냐~!!
조만간 보자~!!!!
나도 정말로 네가 많이 궁금하고 보고싶었어.
드디어 겨울을 벗어났다니 정말로 축하할 일이네. 야호 ~
지난번에 인사동에서 이리저리 몰려다닌 것이 어제 같은데 벌써 한 계절이 지났네.
지금 여기는 벚꽃과 목련은 가고 없지만
철쭉이 한창이란다.
오늘 학교에 가면서 보니까 사방이 온통 새색시 한복빛이더라.
꽃자주 내지는 꽃핑크로 다 뒤덮였더라구.
아참,
이번에 영혜 남편이 육군대학교로 오셨어.
그 바람에 영혜도 반은 대전댁이 되었단다.
주말에는 꼭 대전에 내려온다니 말야.
덕분에 우리 대전팀은 멤버가 한 명 더 늘어나서 신이 나지.
아마 조만간 우리는 대전에서 번개로 모일거 같다.
너도 여기에 있었으면 좋았을걸....
암튼 홈피에서라도 자주 보자.
그대는 우리 12기의 모스크바 특파원이 되셨으니
신비스러운(?) 러시아 이야기도 많이 들려주시고.... 오케이?
내가 제일 좋아하는 나무가 `느티나무`인데
너의 교실 창 밖으로 그 멋진(300살이라니...)나무를
사시사철 볼 수 있다니그게 제일 부럽고
아직도 하루하루 활기차게 `이 궁리 저 궁리` 하며 사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
혜숙아~~
나도 네 꿈을 꾸어서 궁금했었어.
과천등등으로 꽃구경 갔었다니,누구랑?
옛날에는 사람들이 떼거리로 몰려다니며 인산인해인 상태로 꽃구경 다니는 것이
너무 촌스럽고(?) 이해가 되질 않더니
이제는 절정의 아름다운 그 꽃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면
그 만큼의 불편과 복잡함은 참을 수 있을 것 같아...
한국에 돌아가면 많이 돌아다니고 싶어~~~
우리 다리 힘 좀 잘 기르자!!ㅎㅎㅎ
춘선아~~~
이제 영혜까지 대전에 연고가 생겼다니,
내가 대전이 더 남다르게 느껴진다.
정말 멋있고 실력있고 마음씨가 남다른 좋은 친구들이 많구나.
인사동에서 만났을 때
아무리 내가 바빴더라도 너를 저녁먹여 배웅을 잘 했어야 했는데...
여기와서도 그게 계속 마음에 걸리더라.
모스크바엔 언제 올거니?
어찌 이 넓은 이 곳에 말놓고 수다 떨 친구하나 안오는지..흑흑흑.
나도 정말로 모스크바 가보고 싶다.
은혜가 있어서 더욱 가고 싶다.
언제 갈꼬....
우선은 음악이나 가져다 줄게.
모스크바는 기회를 만들어서 가기로 하고. ....
사람이 사는데,
얼마나 기후와 환경이 중요한지를 여기와서 알았단다.
이 곳 러시아 사람들은
아무리 추워도,비가 흩뿌려도 뛰거나 몰려다니는 모습을 볼 수가 없어.
모두 고독한 펭귄처럼 똑바로 나름대로 옷을 갖춰입고(모자,코트,목도리,장갑,부츠까지)
허리 똑바로 세우고 무표정(?)아님 사색에 잠긴 모습으로 앞만보고 걷지.
그래서 문학이,미술이,예술이 밝거나 명랑하지 않고 우울한건지...
두달 전 쯤
우리나라 소프라노 `조수미`가 크레믈린 대극장(크레믈롭스키 드바레쯔)에서
러시아가 자랑하는 바리톤`드미트리 흐바라스토프스키`랑 공연을 한다고
모스크바 시내 곳곳에 대형 간판을 붙여놓았더라고.
조수미 공연은 여러번 보았었기에 무심히 지나쳤는데
이 곳에 한국사람도 얼마 없는데 아무래도 가서 보아주어야 할 것 같은 `애국심(?)`으로
공연 일주일 전 표를 알아보았더니,
세상에,6000석 되는 자리가 매진이 되었다는거야.
에이전시를 통해 비싸게 사서 결국은 가긴했지.
이 곳에 겨울엔 발레,음악회 연극등 공연이 너무 많단다.
표는 공연장 앞의 `매표소`에 직접 가서 구입하는 것이 제일 싼데
(아직 인터넷 예매 표는 얼마 없고 너무 비싸다네)
에이전시라는 기업들이 표를 싹쓸이해서(유명공연인 경우) 되파는 문화란다.
크레믈린 궁전 안에 있는 극장인데
마당에 들어가는 입구에 그 많은 사람들이 일일히 검색대를 통과하여 가야하므로
입구부터 1~2시간 걸리는 것은 보통이더라.(겉옷을 단단히 입어햐해)
아무도 불평없이 조용히 경찰들의 지시에 따르는데
6000명 되는 사람들이 모~두 코트와 모자를 일사불란하게 줄서서 맡기는 모습은 정말.....
그리고 여기와서 또 생소한 것은
모자를 벗고 대부분의 여자들이 빗을 꺼내 머리를 빗는거야.아무데서나...
(우리집에 오는 러시아 선생님도 현관에 들어와 모자벗고 꼭 머리를 빗고서야 들어오시지)
조수미랑 공연한 `드미트리`란 성악가는
제작년엔가 `붉은광장`에서 3만명 앞에서 공연을 했는데
대통령`푸틴`이 크레믈 집무실에서 걸어나와 포옹하며 격려하고 감상했다더라.
나는 17년전 `조수미`가 잘 알려지기 전 토론토에서 공연했을 적너무 감명받았고
그 동안 서울에서 여러번 보았었는데
그 동안 세월도 많이 지나고 요즈음은 어떤지 가슴조이며(우리 민족이라...ㅎㅎㅎ)보는데
너무 세련되고 아름답게 잘 하는거야...
그 극장에서 내가 본 한국사람은 20명도 안되는데,러시아 사람들이 정말 열광하더라.
그렇게 우리 교민 상대가 아닌
이 곳 사람들을 대상으로 멋지게 해 준 예술가도 정말 애국자인 것 같아~~~
겨울 동안
`발레공연`도 몇개 보았는데,
남자 발레리노들이 그렇게 멋지고 아름다운지 처음 알았어.
뭐니뭐니해도여기선 `발레공연`이 제일 멋진 것 같아.(하긴 다른 것은 언어가 문제라...)
근데, 다른 것과 달라
발레는 정말 가까운 곳에서 보아야 그들의 손동작, 근육의 움직임등을 느낄 수 있어
표를 조금 비싼 것을 구입해야하는게 단점이야.
춘선아~~
이렇게 써도 `모스크바특파원`같아?
하모하모 ~
아주 훌륭해요.
우리 모스크바 특파원, 사랑스런 은혜씨 ~~
음악이 마음에 안들어서 몇 번이나 바꾸었어.
너무 처지지도 않고 들뜨지도 않는 음악을 찾느라 헤매고 다녔네.
우야든동.....
네가 있어서 이 세계가 그리 넓지 않게 느껴진다.
그들의 문화도 슬쩍 맛볼 수 있어서 고맙고....
춘선아,
마음에 드는 음악 찾느라고 애썼어. 음악 좋아.
이제 우리방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구먼.
모스크바 특파원 은혜아씨!
그곳에 있는 동안 러시아어 많이 배우고 예술공연 많이 보고
재미있는 소식 전해줘.
재작년 내가 모스크바 갔을땐 5월 20일경이었는데도 비가 오는데 얼마나 추웠는지
벌벌 떨었던 기억만 난다.
예술의 거리 아르바트에 추모의 벽(통곡의 벽) 에는
한국인의 후예로서 자유와 저항의 음유시인 빅토르 최를 기리는 장소가 있다고 해서
갔었는데, 유명한 록 그룹 키노를 이끌었던 젊은 예술가였다고 하더라
카자흐스탄 공화국에서 고려인 아버지 2세와 우크라이나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코리안 디아스포라인데 한창 유명해질 당시 1990년에
한국에서의 공연을 바로 앞두고 의문의 교통사고로 28세의 젊은 나이에
갔다고 하는데 얼마나 가슴이 저리든지.
인옥아~~~
정말 반갑다아...
그런데,너 지금 어디 있는거야?워싱턴 아님 서울?
작년 4월 내가 거기 갔을 때 `포토맥 강가`의 벛꽃들이 지고 있었음에도
나는 그 곳을 떠올릴 때마다 만발했던 모습만 상상된다.
채경이랑 점심먹고 워싱턴 중심지를 거닐던 그 상쾌하고 반가웠던 분위기는 잊을 수 없네.
영옥이,채경이도 잘 있겠지?
열공하고 있는 우리의 인자씨가 올라오면 다시 뭉칠텐데...
아,작년에 참 재미있었어~~~
다시 한번 고마워,인옥아!!
5월에 너무 추웠다구?
그래,요즘 세계 날씨가 상식적이지가 않아.
작년에도 4월에 30도가 넘다가 5월초에 눈이 온 적도 있었다잖아.
`빅토르 최`의 의문사 이야긴데
아직도 러시아뉴스를 보면(러시아말로 말고, 영어로 하는 `Russia Today`라는TV로)
요주의 인물들이 심심찮게 의문의 죽음을 당하는데
아직 범인이 잡혔다는 말이 없는 것을 보면 무섭기도 해.
드디어 모스크바 특파원 은혜가 들어왔구나.
너희들의 이름만 아니면 완전히 소설 속 이야기네.
은혜는 이국만리 타향에서 어려운 점도 많겠지만 일단 문화적으로
최고의 삶을 누리고 있어서 부럽다.
그런데 너희들 등장인물 전원을 내가 다 안다는 사실!
은혜, 옥규, 혜숙, 춘선, 인옥! 이쁜 후배들!
5기에서 눈총 받겠어.ㅎㅎㅎ
건강히 잘 지내시는 것 같아 좋네요!
나도 한국에 돌아가면 언니들처럼 `장`도 담그고 살고 싶어요.
(정말 전에는 한번도 고추장,된장을 내 손으로 ...? 생각해 본적이 없었어요.)
`봄날`에 들어가 순호언니랑 명옥이언니 글을 읽고 마음이 바뀌었답니다.
멋진 선배님들이 하는건 다~~좋아보여서....ㅎㅎㅎ
여기 모스크바 시내 한복판에
좋은 음악공연을 많이하는 `차이코프스끼 대극장`이 있구요.
거기서 아주 멀지 않은 곳에 `차이코프스 음악원`이 있지요.
음악원 부설로 연주홀이 두 군데가 있는데
한 곳은 표를 사야만 가는 곳도 있고,
다른 한 곳은 학생이나 교수나 무료로 연주하는프로그램이 많아요.
학교에 가면 연주일정이 빽빽히 있어서 골라서 감상하러 갈 수 있다던데,
아직 인터넷으로는 안 되더라구요.
언니가 여기 계시면 정말 좋은 공연,연주회 많이 보실 수 있으실텐데요.
아는 분 자제분이
`차이코프스끼 음악원 교수들 연주회`에 뽑혀 찬조로 나온다기에 갔었어요.
`크누체피츠끼(1907-19630`라는 첼리스트의 `탄생100주년 기념연주회`라는데요.
무대 한쪽 앞을 그 분의 초상화로 장식하고
그 제자인 원로교수(?)들(아직까지 막강한 영향력이 있는 분들이래요)이 나와
정중히 인사하고,연주하고,받은 꽃다발을 그 분 영정 앞에 놓고 퇴장하대요.
조촐하지만 너무 아름다운 무대였어요.
아,참.
꽃에 대한 이 곳 사람들의 생각이 우리랑은 많이 다르지요.
우리나라 버스정류장에 있는 토큰판매소(지금은 없어졌지요)처럼 가건물로,아니면 상가건물 안에
200미터 쯤 마다 있는 꽃집을 누가 다 이용할까 하고 궁금했지요.
무슨 날이나,누구 집을 방문할 때
꽃을 제일 먼저 사고,
다음에 여유 있으면 다른 선물을 사는 것이 풍습(?)이라네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꽃을 사는 분위기지요...
일반 개신교나 캐톨릭과 다른 교회달력을 쓰는 이 곳 `러시아정교`에선
지난 주일이 `종려주일`이었는데
종려나무대신 러시아 사람들은 `버들강아지`한 묶음씩 들고다니더라구요.
은혜야, 안녕?
그렇지 않아도 궁금하고 보고 싶고 했었는데 반갑다.
그동안 들어오는 것이 좀 뜸한 사이 역사가 이루어지고 있었네.
전에 빅토르 최에 대한 다큐를 본 적이 있어.
그 프로를 보면서 얼마나 안타깝던지...
가끔 사는게 뭔가 하는 생각을 한다.
요즘 신경숙의 자서전적 에세이 '고백'를 읽었어.
이 사람이 우리동내 살고 가끔 서오릉에 산책한다는 소리를 듣고 친숙하게 느껴져서 궁금해졌지.
이 책엔 그녀의 파란만장한 삶을 애기해주고 있는데
읽는 내내 참 가슴 아프고 그 것을 감내하며 이겨낸 그녀의 힘이 대단하게 생각되더구나.
그 책에 대한건 다시 들어와서 들려줄께.
꽃이야기 참 좋다. 나도 그냥 길 가다 한다발 사곤 하는데 그건 어쩜 맘이 쓸쓸하기 때문인지도 몰라.
명옥언니, 혜숙아, 춘선아, 인옥아 반가워요.
수업시간 땜에 이따 다시 들어오겠습니다.
신영아,잘 있었지?
너무도 긴 겨울을 보내고 요즘은 날씨가 너무 좋단다.
파란 하늘과 신록의 숲과 상쾌한 바람...
오늘부터 운동을 시작했단다.
어휴,겨울동안 두뇌운동(?)만 열심히 했더니 어찌 몸이 무거워졌는지.....
여기는 낮이 갑자기 길어져서(모스크바는 북위 55도가 넘으니...),
아침에는 5시에 밝아져 저녁에는 9시가 넘어도 환하단다.
북위60도 쯤에 있는 상뻬쩨르부르크는 6월에 백야현상으로 밤이 없다지만
여기도 5월말6월에는 밤11시나되야 어두워지고 새벽3시부터 환해진다더라.
그래서그런지 집집마다 두꺼운 커텐은 필수고
겨울을 위해서는 집집마다 조명은 무척 환하더구나.
신영아~~
너의 고운 마음 항상 기억하고있어.
건강 조심하고 잘있어.
감명 깊게 읽은 책 있으면 부지런히 소개해 줘~~~
명옥언니 말 처럼 여기서는 책을 많이 읽게 되는 것 같아.
“어쩌면 나는 불행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세상에 절체절명으로 불행한 일은 없다.
사람들은 아직 벗어날 방도가 있는데도 너무 일찍 절망하는지 모른다.
인간은 희망에 속는 일보다 절망에 속은 일이 더 많다.
내가 그랬다. 너무 빨리 불행하다고 외쳐 버렸는지 모른다.
그러고는 지쳐 쓰러지고 희망이 없다고 단정했는지 모른다.
나는 지금 행복하다. 어느 현자는 말했다. 모든 것이 고요하고 마음이 편안할 때
그것이 지고의 경지라고. 그래, 나는 지금 물처럼 편안하고 고요하다.”
“나는 지금 지난 세월이 아주 희미하다.
내가 결혼을 했었는지, 내가 그 남자 때문에 피를 토하며 죽는 고비를 넘겼는지,
내가 암 수술을 받은 환자인지 나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그가 쓰러진 것도, 정신병원을 기어오르던 일도, 그가 쥐약을 먹고 널브러져 있었던 일도,
작은집 가듯 자주 정신병원에 입원한 것도, 내 팔이 부러지고 눈알이 터졌던 일도,
온몸이 멍으로 푸른 바다를 짊어지고 다닌 것도, 하늘과 땅이 딱 들러붙는 생의 이상 현상도,
그가 숨을 거둔 일도 생각나지 않아.
24년이라는 그의 환자 생활 속에서 내가 열두 번도 더 곤두박질하며
죽음 연습을 했던 것도 나는 생각나지 않아.
시어머니가 9년이나 환자로 누워 있었던 사실도 기억나지 않아.
다 모르는 일이야. 나는 모든 걸 잊어버렸어.”
--- 본문 중에서
다름 아닌 시인 신달자의 고백이다.
신달자 시인이 자신의 화려한 삶 뒤에 감추어진
처절한 고통의 나날들을 고백하는 에세이
『나는 마흔에 생의 걸음마를 배웠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남편을 24년간 수발하며,
시어머니와 어머니의 죽음, 본인의 암 투병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삶과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고통을 이겨 낸 자서전적 이야기,
이 책을 읽는 내내 “영원히 싸우고 사랑해야 할 것은 오직 인생뿐”
이라는 희망의 메시지가 들려온다.
질곡의 세월 속에서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에 대한 깊은 사유를
때론 열정적으로, 때론 담담하게 풀어 나가는 이야기를 따라가노라면
삶의 한 고비를 넘어온 여성의 여유로움과 따스함,
모성과 포용력이 느껴진다.
그리고 그 강인함도
지옥 같은 현실 속에서도 삶의 아름다움을 보려하는 인간의 의지가 처연하다.
기회가 있으면 한번들 보시길...
은혜야, 요즘 읽은 책 중 이미 보았을지 모르겠으나
시크릿을 보았다. 내가 본 것은 두 가지인데 둘다 참 좋았어 다음엔 그 책들 예기 해 줄께.
잘 지내!
은혜야, 신영아
잘 지내는구나.
홈피가 바뀌어서 이제는 로그인을 해야만 댓글을 달수 있게 되었네
지금은 워싱톤인데 내일 모레가 아름다운 계절 오월이라고
아침부터 FIRST OF MAY 라는 노래를 틀어놓고
계절을 마음껏 느끼려고 한다.
인자는 5월 중순에 이곳에 올라올 계획이고,
남편은 우리 딸의 대학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이곳에 온단다.
오랫만에 가족이 모여 축하잔을 들고
LA 에 가서 내 남동생 노총각의 결혼식에 참석한 후
남편은 한국으로, 딸은 유럽 베낭여행으로 또 흩어지게 되었어
2년전 동남아 여행에서 만난 베트남계 독일인 아가씨와 드디어
결혼에 골인해 43살의 총각신세를 면하게 되어서 엄마의 짐을 하나 덜게 되었네
6월에 딸을 연세대 한국어학당에 보내고
나는 7월에야 한국에 들어갈 것 같아.
한국을 두번째 방문하는 딸이 이번에는 한국말을 집중적으로 공부해서
부모의 조국 한국을 좀 더 이해하기 바라는 심정이야
아름다운 한국의 구석 구석을 데리고 다니고 싶다.
신영아,
책 읽은 이야기 좋아, 계속하시길........
오월도 그냥 지나치지 말라는지, 해지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인가?
마냥 건조해지는 마음에 질리겠어.
항시 첵업해주는 인옥, 다정한 은혜, 따뜻한 가시여- 중일때 내가 지은 별호 1번,
모두들 보고싶고 그립다.
은혜야 그렇게 분주히 지낸다니 안심이다.
우덜이소극적이다보면 살찌우는 첩경인 나이가 아닌가?
근데 뽀빠이는 뭐한다니?
오크트리, 바쁘겠지만 찾아 봐주련?
근데 토론토 혜수가 왜 이리 조용하니?
이화숙도 사람사는 이야기 좀 들려주라.
네가 쓴 글은 꼭 옆에서 네 목소리로 듣는 기분이 들거든.
모두들 이 찬란한 오뉴월 신선함을 만끽하십시다.
규희야~1
특이한 글씨체가 너무 반가워~!
소식 좀 많이 전해~!!
은혜야, 내가 발레반주를 한 10년 했었어.
네말처럼 외국 발레리노는 진짜 멋져.
우리나라 발레리노는 민망하기도 하고
좀 그랬는데 여름학교하면 외국 교수가 와서
가르치는데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었어. ㅎㅎ
하이, 올리브!!!!
규희야, 올리브 맞지?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그런데 그 근원은 어디서 온 거지?
신영이의 별호, 가시여가 중1때 네가 지어준 거라구?
그러구 보면 규희의 SMART 센스는 일찍부터 가지고 있던 것이구나.
중1때 나는 꼬마여서 16번 이었는데
언니같은 키큰 아덜들은 뒷좌석에서 그런 재미도 있었네
아무튼, 오랜만에 이곳에서 숨결을 느끼니 반가우네.
자주 들어와 눈팅만 하지말고 흔적좀 남겨 주게나
규희야~~~
참 반갑다!!
성당 잘 나가시는 서방님과,가끔 꽃도 들고 방문 하시는 시어머님도 안녕하시지?
여기 와서 전화라도 한 번 했어야 했는데,
미국이랑은 시간 차가 애매해서 만만치가 않았어(사실..변명이야,ㅎㅎㅎ)
토론토에 있을 때 너랑 1시간 넘게 전화통화하면
너희 서방님이 성당늦겟다고 옆에서 뭐라그러시던게 생각나네~~~
건강히 잘 지내고
우리 `졸업35주년 기념여행`때 꼭 만나자~~
근데,`오크트리`가 누구야?
이제서 내아이디 기억해 내고 댓글 쓴다.
여기는 초여름 날씨야
문을 활짝 열어 놓았어
누군가 불쑥 찾아 오기를 기다리면서 (현관문 ,부엌문, 베란다문)
네가 작년 이맘때 우리 현관 계단을 오르며"사진보다 훨 이쁘네"
하며 올라오던 네 모습이 생생하다.
그 계단은 인옥이,채경이,인자 규희도
그렇게 내 마음을 설레이면서 올라왔었던 곳이야
규희는 오르면서 나보고 "안 반가워?" 했었는데
규희와 인자가 오던 가을에는 우리 아들이 내일 이라크 떠나던 날이라 좀 그랬거든.
우리 큰 아들 제대하고 집에 와있다.
직장도 찾아야하고 대학 공부도 더 해야해.
모스크바 에서 새로운 생활은 활력있고 더 멋지기 바란다.
근데 35주년은 하와이에서 하는거니?
나도 꼭 참석해
못만났던 친구들 보아야겠다.
설경아
그동안 잘있었니?
인옥이 한테 네소식 듣고 있어.
글을 쓰다보니 너도 우리집 12계단 오른 친구인데
강남으로 이사도하고 딸도 한국으로 잠시? 들어왔다며
이제는 새집도 이쁘게 꾸미고 식구가 모여 행복하겠다.
이제는 이곳은 접었니?
그래,영옥아~~~
아직도 너희 동네의 아늑하고 아기자기한 정원들과
너희집 앞 현관에 오르는 계단을 기억하고 있지.
특히 옆의 낮은 잔디언덕은 `피칭연습`하기에 아주 안성맞춤 같아서...ㅎㅎㅎㅎ
겉으로는 담담한 것 같아도 큰애 이라크에 보내놓고 얼마나 마음조였을까...
큰 경험을 하고 돌아왔으니 앞으론 모든 일을 잘 해나갈거야.
자상하신 너희 남편과 토실토실 귀여운 둘째 아들에게도 인사보낸다~~
근데,
설경이가 여기 모스크바에 제일 먼저 방문할 것 같은데
왜 소식이 없을까...
.
오늘 우리 대전팀들 번개했다.
영혜 환영식.
점심 먹고 차 마시고 저녁도 또 먹고 영혜를 서울로 보냈다.
영혜 개교기념일에 맞춰서 5월 말에 대전 모임을 또 하기로 했고....
다들 바쁜 중에 만나서 더 재미있었어.
니가 오면 자동으로 대전에서 번개칠게.
그러니 너무 외로워 마셔.
네가 거기 있는 동안에 모스크바행 비행기를 탈 친구들이 분명 있을거야.
조금만 더 기다려 보셔.
알았지?
Wow~ Bangabanga!!!
Yo~~gi NICE(나있쓰)~~~
본지 오래된 반가운 친구들이 많이 들어왔네? 오~메, 규희까지..
배경음악 또한 좋을씨고~
춘선아,
퇴근길 고정채널로 자주 듣는 저녁스케치939의 올드팝스 분위기여서 증말 조오타~
핵교는 3월이 원체 바쁜달 아니니?
게다가 쉰 넘은 나이에,
것두 연중 가장 바쁜 3월에 이사하니 넘 바빠 눈에 뵈는게 없더라구..
인자 쬐끔 숨돌리게 되어 홈피도 벼락치기로 한꺼번에 둘러보게 되었구마!
모스크바 특파원 은혜의 러시아 소식이 홈피를 환히 밝히고 있구낭~
언제나 따스한 은혜! 반갑다!
네가 풀어놓는 모스크바 얘기는 요모조모 맛있고 정말 재미있어서,
모두 고독한 펭귄처럼 똑바로 걷는 모스크바 사람들조차,
화려한 색색의 원형 지붕들이 곳곳에 있는 러시아에 어울리는 동화나라 궁전의 장난감 병정같이 귀여울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마침 이번 여름 네가 모스크바에 머문다니 ‘기회는 찬스!’ 온가족(?)이 모스크바에 갔으면 했는데,
불행히도 학교 방학식날과 딸애 출국일 사이가 5~6일 정도밖에 안되니 유럽 및 러시아를 경유하는 가족여행계획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에공~
그러고보니 여행이 계획대로 된 적이 별로 없네.
일단 여행계획에 대해 심사숙고하는 기간을 가져야겠다.
영옥아!
우히~ 반가우이~
근데, 12계단같은 건 생각 안나고 대신,
전문 인테리어 디자이너 수준의 예쁘고 멋진 크리스마스 데코레이션, 중후하고 품격있는 가구와 그에 걸맞게 직접 천을 골라 솜씨좋게 만들었다는 높이 걸려 기일게 늘어져 멋들어진 커텐과 탁자보 등의 훌륭한 조화로움만 생각난다.
아무래도 넌 인테리어 전문가!
그리고 무지 맛있었던 스테이크~
현관들어갈 때 난 아마도 날아서 들어간 모양이다.
널 보면 전혀 상상이 가지 않는 체격좋고 늠름하고 믿음직한 아들이 제대하여 곁에 있으니 이제 안도하고 많이 먹고 통통해지렴.
열릴 듯 닫힌 문으로 누군가 오지 않나 기다리는
윤사월 눈먼 소녀의 기다림.
4 월, 그리고 5월에도
눈부시게 찬란한 햇살로 가득차 무르익는 봄
때때로 나도 눈먼 소녀가 된다.
아니
진정 열병으로 눈멀고 싶다.
나이 먹어도 겪게 되는
타는 갈증의 봄.
해갈의 계절은 올 것인가..
영옥아,
활기차게 봄맞이하려 화들짝 열린 문으로
불쑥 들어설지도 모르는 반가운 이 기다리는 네가
보고 싶다.
후후..
서둘러 마쳐야 하는 중간고사 채점하다말고 딴짓하고 나간다.
멀리있는 그리고 가까이 있어도 보고픈 친구들,
자주 글 올려 반가운 그대들 소식 전해주오~
영혜가 대전에서 얼마나 친구들의 환영을 받았을지 짐작된다.
춘선아,너의 푸근한 성품탓에 모두 대전이 멀게 느껴지지 않을거야
돌아가면 영혜랑 같이 대전에도 가고싶다아...
설경양~~~
드디어 톡톡튀는 멘트와 함께 등장해 주어서 좋구나!
너의 온~식구가 온다구 해도 하나도 걱정 안되네(워낙 단촐하니...)
하옇튼 집 옮기고, 보고싶던 딸이랑 같이하는 요즘이 아주 활기차 보이는 구나.
나는 겨울내내 햇볕 구경 못하다가 요즈음은 정말 살 것 같단다.
거의 3주째 날씨가 얼마나 화창한지..
(오늘이 러시아대통령`메르베데프`의 취임식날인데.
소문에 의하면 큰 행사를 앞두고 비구름을 몰아내는 무언가를 쏘아올렸다더라.)
겨울이 길고 해가 없어서
여기 러시아 사람들은 어린이가 6세가 될때 까지는 의무적으로 Vitamin D 를 복용시킨단다.
하긴, 아무리 추워도 해가 조금이라도 나올라 치면
꽁꽁 무장 시키고 아가들을 유모차에,걸려서라도 꼭 산책(러시아어로 `굴리야츠)시킨단다.
나도 해를 많이 못보아서 시름시름하다가(처음엔 원인도 모르고)
둘째가 2월에 와 있을 때
아이들만 데리고 `태양의 나라,이집트`에 일주일 다녀왔단다.
여기서 카이로까지는 비행기로 4시간이니(서울에선 14시간이라지?)
이 곳 사람들은 터어키나 이집트가 겨울에 휴가가는 단골코스란다.
나일강크루즈도 타고 이곳저곳 신전도 보고 알렉산드리아에 가서 지중해도 보고 왔지.
날씨 만큼이나 명랑하고 방긋방긋 웃는 이집트 사람들 덕분에
(게다가 영어를 하는 사람이 많아 불편이 없더라.우리 Guide도 영어를 잘하고)
정말 기분전환하고 오려는데...
`모스크바행 비행기`를 타려고 대합실에 들어서는 순간,
두꺼운 옷들을 입고,들고 무표정하게,심각하게 앉아있는 러시아 사람들을 보고
아,얼마나 날씨랑 기후가 사람들의 성격을 좌우하는지 알 것 같더라.
나는 그동안 소위 말하는 `선진국`만 여행해 보았는데
아직 너무 못살고 좀 더럽고 복잡한 이집트지만 얼마나 그 나라가 매력적이고 신비스러운지
다녀오고 나서도 한동안 그 곳 생각을 하면서 살았지.
요즈음엔 `크리스티앙 자크`가 쓴 소설 `람세스` 5권중 4권을 읽고 있지.
설경아,너는 벌써 다녀왔는지 모르겠다.
춘선이는 다녀온 것 같은데(시나이산에서 쓴 감동적인 글을 아직도 기억하지..)
나랑은 다닌 루트가 다른 것 같아.
나는 아이들이랑 가느라고 `문화탐방`여행이었지...
나일강이 그렇게 폭이 넓지 않으면서 푸르고 아름다운지..모두에게 권하고 싶어.
내가 팔자좋게 놀기만 한다고?
여기서 딱히 시간보낼 일이 없어서 그런단다...
규희야 안녕?
참으로 오랜만에 만났을 때 너의 모습은 너무도 멋져
좀은 서먹하게 생각 됐었는데
네가 내 이름을 불러주니 너의 꽃이 된 듯 반갑고
갑자기 중1의 어린 소녀가 된다.
처음 들어간 원형교사, 그 곳은 마치 미로 속 같아
괜스레 위층까지 올라가 보기도 하고
다른 반 교실까지 뛰어가 보기도 했었지.
우리 교실은 항상 시끌벅적했는데 그 소리가 참으로 정겨웠었다.
‘가끔 뽀빠이 살려줘요!’ 소리를 지르며 뛰기도 하고
올리브 주변에 아이들이 모여들어 네 얘기를 듣다가
아이들이 까르르 넘어가기도 했었지.
그 때 영희, 규희, 윤희, 병숙, 은희...
6년을 그 곳에서 함께하며
우리 교실엔 은혜, 혜숙, 인자, 은경이, 춘선, 옥규, 채경,
인옥, 정옥, 선옥, 설경, 영옥, 선자, 춘례, 미영, 정숙, 영순......등
정말 많은 얘기들로 넘쳐났었지.
갑자기 눈물이 나려한다.
우리의 그 인연들은 어디서 다들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연락이 안 되는 친구들은 그 것이 인연의 끝일까?
김춘수 '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 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야들아 우리 지금의 인연을 값지게 하자꾸나. 보고싶어용!
이집트가 태양의 나라였구나.
나는 지금도 이집트를 생각하면
낙타를 타고 울면서 시내산을 오르던 일과
온통 시뻘건 바위로 가득한 광야에서 느꼈던 까닭모를 두려움,
그리고 그 더운 땡볕에 맨발로 관광버스에 몰려들던 베두윈 아이들의 깡마른 얼굴,
그림에서 많이 본 탓인지 너무도 낯이 익던 피라미드와
유람선 위에서 밥을 먹으며 춤을 추고 즐겼던 나일강의 야경이 떠오른다.
그 중에서도 제일 잊혀지지 않는 것은
카이로 박물관에 있는 황금 마스크로 유명한 파라오 투탕카멘의 무덤에서 나온
색이 완전히 꺼멓게 바랜 장미꽃 한다발이었어.
투탕카멘은 18세에 암살을 당한 것으로 추정이 되는 파라오였고
그의 아내는 그보다 한 살이 위였지.
너무 어려서 죽었기 때문에 그는 별로 큰 업적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의 무덤은 도굴꾼들의 손을 피해 잘 보존이 될 수 있었고
그 유명한 황금 마스크를 지금의 우리들에게 보여줄 수 있었다고 해.
투탕카멘과 그의 아내는 아주 사이가 좋은 연인이었지.
남겨진 그림 속의 그들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커플링보다 더 진한 커플 슈즈를 신고 있을 만치 둘은 죽고 못살게 좋아했어.
그렇게 좋아한 남편이 죽자
아내는 두려움 속에서 너무나도 많이 슬퍼했지.
사람들이 부랴부랴 그를 모실 무덤인 피라미드를 짓고
시체를 약품으로 잘 처리해서 미이라로 만들고
그 얼굴에 황금으로 된 마스크를 덮은 것은 모두
한 인간에 대한 것이 아닌 파라오에 대한 예우였지.
그녀는 파라오가 아닌 사랑하는 남자를 보내면서
관 뚜껑 위에 붉은 장미를 덮어 주었어.
피를 토하듯이 슬피 울면서
남편을 향한 애끓는 사랑을 꽃에다 담아 얹었지.
그 꽃은 그냥 꽃이 아니었어.
투탕카멘을 향한 그녀의 애절한 마음이었어.
그래서 그랬을까?
몇 천년의 세월이 흐르고 난 후에
그 피라미드를 발굴해 보니 꽃은 원형 그대로 바싹 말라 있었어.
그 꽃은 지금도 유리 상자에 담겨 박물관에 전시가 되어 있지.
내겐 그 꽃이 제일 귀하게 보였어.
황금보다 더한 마음이 느껴져 한참을 그 앞에 서 있었지.
그녀가 남은 날들을 어떻게 살았는지는 아무도 몰라.
아니 그녀는 이미 그 꽃과 함께 세상을 떠났는지도 모르지.
마음이 떠난 몸은 아무것도 아니니까.
만약에 그들이 쉰살이 넘게 같이 살았어도 그렇게 애틋한 사랑이 지속되었을까?
쉰내가 나기 전에 끝이 나야 영원히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 사랑인지도 몰라.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이 인생이야.
신영아~~~
춘선아~~~
너희들은 어쩌면 아직까지도 그렇게 소녀같은 여리고도 섬세한 마음들을 간직하고 있니....
우리 친구들 모두 너희들의 글을 읽으며
마음이 새롭게 풋풋해지고 세월을 잊을 수 있을거야.
나도 이 곳에서 나이 많은 역할(?)을 하다가도 우리 SITE에 들어오면 이렇게 어려지니까..ㅎㅎㅎ
춘선아~~
나는 아스완에서 약 300Km 남쪽에 있는 `아부심벨 신전`에 갔던 것이 제일 기억에 남는단다.
새벽 3시에 쿠르즈배에서 내려서 사막을 가로 질러 달리는데
별이, 주먹만한 별들이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처럼 가까이 보이는게 신기했고
거의 도착할 때 쯤 지평선에서 장엄하게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었고
1년에 딱 봄 가을에 두 번 햇살이 신전 깊숙히 햇빛이 들어온다는데
우리가 간 날이 바로 그날이었단다.(운이 좋았지)
`람세스`와 그의 영원한 사랑 `네페르타리`가 기억에 남는다.
근데,가이드가 이집트사람인데 영어로 설명을 하는데다가
(대학에서 고고학을 전공해서 세세한 것까지 설명해 주려고 애쓰는데..)
내가 미리 충분히 공부(?)를 안하고 가서 조금 답답했단다.
그래서 돌아와서 이 것저것 찿아 읽느라고 바빴지.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다시 가보고 싶은 나라야.....
우리 같이 갈 수 있을까? 기대해 본다아~~~~
요즘 눈이 침침해서 도무지 책을 가까이 하기가 힘들단다.
로마인 이야기를 10권까지 읽고 그만 끝낸 것 같다.
성경읽기도 어렵고 그냥 텔레비만 보고 살아.
은혜 글을 읽으니 매일 화창하고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 속에
살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야겠다.
오늘 이곳 저곳에 빨간 별이 들어 오라고 홈피를 헤집고 다니는 중이란다.
참 나이가 몇 살인데 이러고 있는지 에그 챙피해라~~~~~~~~~~~~~~~`
제가 오랫만에 들어온 김에
수다를 너무 길게 한 것 같아 이만 끝내려는데....
언니가 오셔서 불을 밝히시니 한번 더 들어와보네요.ㅎㅎㅎ
그렇지 않아도,오늘 아침 일어나면서
손가락을 비롯한 온 몸이 뻣뻣한 느낌이 들면서 문득 언니 생각을 했어요.
혜숙이나 명옥언니는 피아노를 계속 치시니까
예민한 손 끝과 섬세함을 잃지 않으셔서 아마 치매걸리지 않고 살 수 있지 않을까....하고.
한참을 스트레칭하고 움직여야 몸이 가벼워 진다니까요.에구..
저도 옛날부터 눈이 너무 좋아서 평생 안경 쓸 일이 없을까 했는데
(아직도 그냥 시력은 1.0이 넘으니까요)
요즘 노안이 와서 `Reading Glasses(돋보기라는 단어 대신)`를 쓰기 시작하니
금방 피곤하고 침침해져서 오랫동안 책을 보진 못하겠더라구요.
이 곳 생활이 단조롭고 지루할까봐
읽고싶었지만 너무 시간이 오래걸릴 것 같은 `로마인 이야기`10권,`개미`5권 등등을 가져왔는데
어떤 계기가 되어 그 책을 읽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요즘은 날씨가 너무 좋아서 운동을 시작하니 책도 덜 읽게 되네요.
명옥이언니,
항상 건강하시고
다음에 언니의 연주 들을 기회가 있기를 고대해 봅니다!!
특히 2,3권의 포에니전쟁의 한니발, 그리고 카이자르, 아우구스투스부터 이어지는 로마의 황제들은
엄청 재미있게 읽었지.
1년에 한 권씩! 게다가 일본의 한 여인이 썼다는 게 너무 흥미로와서 말이야.
9권 10권으로 이어지면서 인물 이외의 도시문제가 나오니까 점점 실증이 나는 거 있지?
이제 완간이 된 것 같은데 우리집에는 10권까지밖에 없단다.
그래도 시오노 나나미의 책은 거의 다 있는 것 같아.
독서를 할 수 없다는 건 인생의 즐거움이 절반이하로 줄어드는 거야.
열심히 책을 읽을 때는 세상에 부러울 게 별로 없었는데..........
피아노는 책과 달리 소음문제에 체력도 관리해야하고 조건이 까다롭단다.
요즘 피아노도 시력 때문에 점점 힘들어지고 있어.
반주 악보가 잘 안보이게 됬거든.
난 초견실력이 좋은 편이었는데 5선이 4선으로도 보이고 하니................... 에고!
나이는 못 속인다니까.
안경으로도 잘 교정이 안되고 그냥 하는데까지 하는거야.
은혜 자신은 어려운 일도 많겠지만 지금의 내가 보면 부럽기 짝이 없네.
나도 아침에 손이 뻣뻣할 때 많단다.
휴대 폰 알람을 끌 수가 없어서(뚜껑을 못 열어서) 슬라이드로 바꿨다니까.ㅎㅎㅎ
평소에 스트레칭을 많이 해주는 게 제일이야.
그리고 아침에 일어날 때는 갑자기 일어나지 말고 천천히 몸과 허리,팔 다리를
풀어준 다음에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고.(그래야 나이 들어서 안전하단다)
러시아 풍경을 사진으로도 좀 보여 주면 안되겠니?
우야든동 무쟈게 반갑다.
그래 아무리 비를 좋아해도 몇 개월 줄창 비가 오면 못견딜 거야. 눈도 그렇겠고, 추운 날씨도 그렇겠고, 더운 날씨는 어떨까?
은혜야 이번에 내가 교실을 바꿨거든.
원래 북향이었는데 그곳은 인왕산이 바라다 보여 좋긴 하지만 교실이 너무 어두워 아이들에게 늘 미안했거든.
마침 앞 교실 선생님이 다른 학교로 가게 되었어. 교실 신청을 하라고 했는데 나만 했더라구.
인왕산이 너무나 아쉬웠지만 이번에는 담임도 맡고 아이들이 하루종일 지낼 교실인데 아무래도 밝아야 할 것 같아서.
근데 말이다.
하루종일 환한 빛이 교실을 비추니 내 맘이 그렇게 밝아지더라.
게다가 앞에는 수령 300년 가까운 느티나무와 은행나무가 싱싱하게 자라고 있으니 이게 웬 복이람~
아이들에게도 덜 미안하고.
한국 다시 오면 우리 교실에서 오래 오래 있게 해 줄게.
오늘 특수학교 체육대회가 있어서 이 몸이 배구선수로 출전한다는 거 아니냐.
배구란 것은 우리 고등학교 1학년 때 교내 체육대회했던 것이 전부인데 그걸로 먹고 살아요.
여자가 의무적으로 세 명이 들어가는데 서브만 넣으면 돼.
들어갈란공.....
아무쪼록 잘 지내시고 자꾸 웃으시고 임선수는 서브하러 간대이.
은혜씨, 그리 오랜 세월 지나도 만날 그리워하는 까까머리들 있으니 실실 웃고 지내시고 너무 힘들어하지 마셔~
다시 쓸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