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에 인고의 윤용혁님이 올려 주신 '소쩍새 우는 밤' 글의
댓글로 5. 선희자 선배님께서 초등학교 시절 강화 전등사 수학여행의 추억을 회상하셨습니다.

--- 5.선희자 07·04·14 11:00

우리도 국민학교 6학년 때 강화도 전등사로 배를 타고 수학여행을 갔는데
배를 타고 가는 동안에 얼마나 멀미를 했는지 배에서 내려서는 걸을 수가 없어
누군가가 업어서 여관에 데려다 준 기억이 어슴프레 납니다.
아직도 확실하게 기억이 나는 것은 내가 있던 방에서 문을 열면 부엌이었는데
캄캄한 밤에 두런두런 이야기하면서 음식을 하시는 아주머니들이 계셨어요.
하루종일 굶었던 차에 배도 고프고 목이 몹씨 말라서 방문을 열었다가
커다란 가마솥에 커다란 초롱을 들어부시는데 거기서 피가 철철 쏟아져내리는 것이었죠.
너무 놀래서 우리는 죽었구나 생각하고 옆에서 자는 아이들을 다 깨워가지고
산위로 산위로 뛰어갔었지 나중에 산에서 내려왔더니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없어졌던 아이들이 돌아왔다고 아이들은 선생님을 찾느라 소리소리지르고.

선생님들 앞에 끌려간 우리들은 전후상황을 말씀 드렸더니
갑자기 껄껄 웃으시면서 그래 선지국 끓이는 것 보고 죽을까 봐 도망갔냐 하는데
선생님 얼굴이 얼마나 이상하고 무서웠던지...난 아직도 선지국은 못 먹는답니다.
그게 바로 맛있는 선지국이다 하시며 놀리시는데 그때 너무 놀랬던 것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