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 오인숙 2006-03-30 18:15:39  

아지랑이 피는 봄
흙덩이 밀고 싹트는
새싹의 느낌으로
내게 와서 뿌리 내린

당신은
나의 머리카락
손톱 발톱이 되어

잘라내고 깎아내도
소리없이 자라는
그리움인걸

아무도 어쩌지 못할
무덤까지 함께 갈
천연두 자국같은
발진의 흔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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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인숙
( 2006-03-30 18:24:19 )  

제 3번째 시집 "귀향"의 5부 "전쟁 속에서도 사랑은 피고" 에서 발췌한 시입니다.

봄에 알맞는 시 한 편 소개하고 싶어서 올렸습니다.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며
감상하십시요

사랑이란 말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아름다운 날들을 추억하는 것 만으로도
즐거운 봄날이 되리라 여겨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