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내가 골골 갤갤 거리며
비몽 사몽간에 지낸지가 벌써 두 주일 짼가

창희네 결혼식에두 동창모임에두
꼭 참석해야 할 자리에
참석 못하고
사람 노릇 못하고 지내니
나 원 참!~` 참 !~``
나답지 않은일일세 그려~~~~~~

꽃이 피는지 새가 우는지
세월이 가는것도 오는것도 시쿤둥 바가지인데

전화선 타고 오는 손주 목소리

"할머니 눈이 오는것 같애요 벗꽃이 다 떨어 졌어요"

유치원 다닌다고 인천 못 온지가 벌써 한달 반
고 이쁜것이 벌써 꽃잎이 지는것을 눈이 오는것 같다는 표현을 하다니!!

어휘력도 일취월장으로 발전하니
그냥 몸만 왔다갔다 하는것도 아닌 모양이다.

가는 봄이 아쉬어
오늘은 옆지기도 아들도 다 일찌기 출근하고
나 혼자 널널한 오전시간
손주 말에 자극받아
카메라 챙겨들고
아파트 마당에 담긴 봄을 담아 보려고 나섰는데

어어라!~~~~~

우리 아파트 마당에 지천으로 피어있던 솜사탕 같던 벗꽃이
그새 소리없이 다 져버리고
라이락 보랏빛 꽃이 향기를 품고
어느새 방긋이 웃고있네~~~

원래 벗꽃 촬영을 목적으로
나섰는데
어긋나는 나의 계획으로 미련없이
카메라는 접어 버리고

소리없이 곱게 져버린 벗꽃을 보며
우리네 인생도 어느날 소리없이 곱게 지면 좀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선민방장 너무 애쓰는것 같아
벗꽃이라두 곱게 찍어 3기방 화사하게 해주고 싶었는데
그냥 벗꽃색 커텐 아래 나의 사랑 담은 차 한잔 올리네!
계속 수고 해주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