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회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박화림

개츠비 자신도 전화가 걸려오리라고는 믿지 않았을 것 같다.
아니, 어쩌면 더 이상 개의치 않았을지도 모른다.
만약 정말 그랬다면 그는 옛날의 애틋하고 따뜻한 세계를 이제 잃어버렸고,
오직 하나의 꿈만 마음에 품고 지나치게 오랫동안 산 데 대해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고 느꼈을 것이다.
장미꽃이 얼마나 괴기스러운 것이었는지, 또 성긴 잔디 위로 쏟아지는 햇볕이 얼마나 생경한 것이었는지
새삼 느끼며 섬짓한 나뭇잎 사이로 낯선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그는 몸서리를 쳤을 것이다.
현실감 없이 물질적이기만 한 새로운 세상은 가여운 허깨비들이 공기처럼 꿈을 마시며 이리저리 방황하는 곳이었다…. ('위대한 개츠비', 8장)
21세기를 맞으며 미국 출판계에서는 유수의 출판사와 도서관들이 '20세기 최고의 소설 100선'을 발표했다.
저마다 다른 목록을 내어놓았지만 모든 목록에서 공통적으로 1등, 혹은 2등으로 선정된 책이 바로 스콧 피츠제럴드(F. Scott Fitzgerald)의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 1925)'였다.
이른바 '재즈시대'라고 불리는 192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에서
성공의 야망을 품은 가난한 청년 개츠비는 1차 대전 중 입대, 남부의 상류층 아가씨 데이지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개츠비가 유럽 전선에 나가 있는 동안 데이지는 돈 많은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하고, 돌아온 개츠비는 데이지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한다.
그의 꿈은 이루어지는 듯하지만 결국 데이지의 배반으로 허무한 죽음을 맞는다는 내용이다.
위에 인용한 부분은 사랑하는 여인으로부터 배반당한 개츠비가 그래도 그녀의 전화를 기다리다가 죽음을 맞기 직전의 장면이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을 때 보는 세상은 이전과 다릅니다. 이른 봄에 피어나는 꽃들이 이렇게 키가 작았었나…
여름날 밤하늘에 이토록 별이 많았었나… 어쩌면 사랑은 잃었던 시력을 찾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연애소설'이라는 영화에 나오는 대사이다.
즉 사랑과 꿈을 잃어버린 세상은 아름다움을 보는 시력을 잃어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아름답던 장미가 괴기스럽게 보이고 찬란하던 햇빛이 생경하고 하늘조차 낯설어 보이는 이상한 세상이고,
오직 하나의 사랑에 집착했던 개츠비의 종말은 그래서 더욱 비참하고 슬프다.
이 작품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위대한'이라는 형용사가 붙은 제목이다.
왜 개츠비가 위대한가? 자신의 야망을 위해 부정 축재를 한 범법자이고 사랑을 되찾기 위해 불륜까지도 불사하는 개츠비의 '위대함'에 대해 피츠제럴드는 꼭 집어서 세 가지를 말한다.
"희망을 가질 줄 아는 비상한 재능, 낭만적 준비성, 그리고 경이로움을 느낄 줄 아는 능력"(extraordinary gift for hope, a romantic readiness, capacity for wonder)이 바로 그것이다.
이 작품에서 뉴욕과 롱아일랜드 사이의 재의 골짜기(a valley of ashes)로 상징화된 혼돈의 시대,
영혼의 불모지에서도 꺼지지 않는 개츠비의 낭만적 이상주의를 피츠제럴드는 '위대함'으로 보았다.
단지 육체적으로 경험하는 세상, 오감으로 보고 듣고 만질 수 있지만 영혼과 마음으로 느낄 수 없는, real하지 않은 세상이 얼마나 무의미하고 슬픈 세상인지.
하지만 학생들에게 내가 느끼는 감흥을 전하기는 힘들다.
꿈과 사랑을 잃어버린 세상을 나는 보았지만, 젊은 그들은 그런 세상을 아직 real하게 느끼지 못해서일 것이다.
<장영희, 서강대 교수>
Claude Choe / Love Is Just A Dream
개츠비의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비상한 재능` 부러울 따름인저!!
일본인들은 노년에 순례 길을 떠나는 사람들도 많은 모양이야.
극락 가기 위해 부적을 모은다나. 기독교인들이 천국을 그리는 마음과 비슷하겠지.
시간 내서 한번 읽어봐 인선.
이리도 우아한 의복을 입고, 값나가는 항아리에 청색, 보라빛, 하이얀 꽃을 풍성하게 꽂아놓고, 연애소설이라도
읽어 본적이 나는 있는가 하고 생각케 한다.
요런 은은한 음악을 들어 가면서 말야.
뜨뜻한 아랫목에 퍼질러 들어 누워 군고구마를 먹으며 만화책을 읽던 생각은 나지만 .
세상에는 정말 오만가지 사람에 오만가지 인생사가 있음에는 틀림없어.
실제로는 못 그러니까 여기서 저렇게 우아한 모습으로 책 읽는 여자를 보고 즐기는 거야.
이름하여 대리만족.
아마도 저 여인은 전속 하녀가 있겠지? ㅎㅎ
그래! 오만가지 인생사가 있겠지
한 잣대로 잴 수 없는 인생들.
우리는 어디쯤 가고 있는 걸까?
혜옥인 꽃비를 아뇨?
오늘 꽃비를 맞고 왔다
경선아
좋은 글을 소개해주어서 고맙다.
한번 찾아서 전문을 읽어 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