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구 새벽 한 시 46분이네.
시험 문제 내다 보니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되었네.
내일 놀고 싶어서 오늘 무리하는데 에구 좀 힘들다.

오늘 광화문 시네 큐브에서 하는 <식코 sicko>란 영화를 봤어.
마이클 무어라는 미국 감독 있잖니?
<볼링 포 콜럼바인>이란 영화와 <화씨 9/11>을 만든 아주 독특한 감독 말이야.
난 그 두 개 작품도 아주 놀라워하며 봤거든.
왜냐면 그 어린애 같은 단순한 용기와 옳은 일은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밀어붙이는 미욱할 정도의 무심함에 상당히 놀랐거든.
사실은 감동 받았지.

이 사람은 미국 사람인데 미국에 대한 비판을 하고 있어.
근본은 애정이겠지만, 무조건적인 애정은 아냐.
내가 생각할 때 이 사람은 <나라>보다는 <사람>을 생각하는 사람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어.

지옥과 천국이 별 것이 아닌 거 같아.
이미 우리나라도 돈에 의해 지옥과 천국이 분명히 나눠지고 있잖아.
전에는 없어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다 못해 불가능해지고 있잖아.

왜 우리나라는 사회 기본적인 규준들(교육, 정치, 경제, 의료, 거의 모든...)을 미국을 본 떴어야 했을까?
참 생각할수록 안타까워.
뒤틀린 근대사의 후유증이라고 하기에는 정말 그 여파가 너무 큰 것 같아서.

중지와 약지가 잘린 사람이 접합수술을 해야 하는데 중지는 6만 달러, 약지는 1만 2천 달러.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큰 액수에 한 개만 선택할 수 밖에 없는 환자.
환자에게 돌아갈 보험금 지급을 줄이고 최대한의 수익을 창출하는데 목적을 둔 보험회사들,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수많은 돈을 미의회 의원들에게 뿌리고, 많은 공부를 한 의사들이 그 전문성을 살려(?) 보험 지급 불가 영역을 늘이고, 돈을 못 받게 하고 그 댓가로 많은 연봉과 보너스를 받고.
이거 지옥 아닌가?

 911 사태 때 스스로 자원봉사에 뛰어들어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그 먼지 속의 잔해를 뒤지던 그 많은 영웅들이 몇 년 후 호흡기 질환에 시달리게 되는데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더라. 약값은 너무나 비싸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보험이 지급이 안되는 거야.

마이클 무어는 이들을 데리고 지상 최악의 감옥인 쿠바에 있는 관타나모로 간다.
이곳에 수감된 911 테러 용의자들이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안 거야.

너무 코믹하지 않니?

나 졸려서 이만 써야겠다.
너희들 시간 나면 한번 봐라. 재밌어.
우리나라도 뭐 보험 민영화 이런 얘기 있잖아.
끔찍하던데.
난 이런 돈 세상 재미없어. 아무리 생각해도.

참! 영화가 끝나고 앤딩 크래딧 올라가는 거 다 끝까지 봐. 노래가 좋아
사이사이 나오는 맨트도 좋고.
생각이 있으면 행동을 해! 분노가 있으면 덤벼! 말하라구!
뭐 이런 내용인데.

마이클 무어 아주 뚱뚱한 천재야. 착한 천재.
아주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