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왜 이래
누가 나를 말려다오.(영란아 어서 네가 해야만 하는 일을 하시게나)

어렷을 적 봤던 영화를 다시 보는 경우가 많이 있지.  그런데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영화가 나에게는 '사운드 오브 뮤직'과 '대부'야.

다른 영화들 예를들어서 '닥터 지바고'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같은 것은 지루하더라.

지지난 주말에 TV에서 하는 '사운드 오브 뮤직'을 다시 보게 되었어.  다른 장면은 다 그렇다 치고 내가 새롭게 발견한 부분을 나누고 싶어서 이렇게 쓰는거야.

대령이 재혼은 하려고 비엔나에 가서 여자를 데리고 오게 되었지.  그 이전에 마리아는 이미 아이들과 친숙하게 되어 이 새엄마가 될 사람을 위해서 인형극 등 여러가지를 기획하고 보여 주게 되는데......

대령 집에서 큰 파티를 열었을 때 우연히 마리아와 대령은 함께 춤을 추게 되면서 서로 묘한 감정을 발견하게 되었지.  그 눈길을 간파한 새엄마 감(이름을 모르겠음)은 마리아에게 떠나라고 압박을 하게 되지.

이 부분에서 우리는 중학교 2학년 말부터 이 날까지 욕을 하곤 했지.  '아 저 여우같은 뇬 때문에 우리의 청순 가련한 마리아가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떠나는 구나'라고 말이야.

그러나 수녀원에서 괴로워하다가 사랑에 정면돌파해 보라는 할머니 수녀님의 권고로 다시 대령 집에 돌아오게 되잖니?  내가 말하려고 하는 것이 바로 이 시점이다.

대령에게 신혼여행은 어디로 갈까 뭐 등등 얘기하던 이 여우같은 아줌마는 이미 대령의 마음이 떠난 것을 알고 이렇게 말한다.

"당신은 너무 independent하군요.  나의 미모나 심지어는 돈으로도 당신을 사로잡을 수 없어요.  차라리 내 돈을 보고 나에게 오는 사람을 찾아야 겠군요"  뭐 이런 말이었다.  (내가 이런 말을 알아 듣는다고 절대 생각지 마시길!  다 밑에 나오는 글자 보고 지껄이는 것임)

아 갑자기 나는 여태까지 지지해 오던 마리아에서 이 아주머니에게로 마음이 확 가는 것을 느꼈다.  마치 드라마를 볼 때 며느리의 입장에서 시어머니를 지지하게 되는 것처럼.

그래 이제 사랑을 얻으려고 할 때 미모, 칭칭 휘감은 드레스, 돈 이런 것들이 청순한 젊음 앞에서 아무런 힘이 없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 끼리 한 편이 되어야지 그 누구 편을 들랴.

난 더이상 영화를 보고 있을 수가 없어서 "세탁기에 빨래가 다 돌아 갔나?"하면서 일어나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