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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은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봄이 흐르는 강이다.

전북 진안의 데미샘에서 태어난 강은 전남 곡성에서 요천과 합류해 폭을 넓힌다.
이어 전라선 폐선, 17번 국도와 어깨동무하며 달린다.
곡성역사에서 가정역까지 10㎞의 폐선 구간을 달리는 관광용 증기기관차가
산모퉁이를 돌 때마다 강마을 풍경이 두루마리 산수화처럼 펼쳐진다.

섬진강은 우리 집 장독대에서 바라보는 것처럼 멀리서 바라볼 때 더 아름답다.
구례 죽연마을에서 지그재그로 가파른 산길을 달려 해발 531m의 오산 능선에 오르면
절벽에 위태롭게 걸린 사성암이 나온다.
지리산 자락과 섬진강변에 자리 잡은 촌락이 옹기종기 머리를 맞대고 정담을
나누는 모습은 오직 사성암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사성암 건너편 지리산 노고단에서 굽어보는 섬진강의 곡선은 여인의 어깨선처럼 부드럽다.
꽃샘추위에 핀 상고대 능선 아래로 지리산 자락을 감고 돌아가는
푸른빛의 강줄기가 밥 짓는 연기처럼 아스라하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시에는 산수유나무가 샛노란 꽃망울을 맺기 시작할 무렵의 풍경이 그대로 녹아 있다.

‘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줄 같은 /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 // 해 저물면 저무는 강변에 /…/
숯불 같은 자운영꽃 머리에 이어주며 // 지도에도 없는 동네 강변 /…/
그을린 이마 훤하게 / 꽃등도 달아준다 //…/
지리산 뭉툭한 허리를 감고 돌아가는 /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시 ‘섬진강’ 중에서)(펌)

■홍쌍리 여사는=1943년 밀양 출생.
백운산 자락에 매화나무를 심고 다양한 매실 제품을 개발해 새농민상(1996년),
석탑산업훈장 포장(1998년), 대산농촌 문화대상(2001년), 우수여성발명인상(2002년) 등을 받았다.
1995년에 첫 선을 보인 청매실농원 매화축제는 매년 100여 만 명의 관광객이 몰리는 축제로 발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