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은 못속여...변호사는 어때요?


변호사와 기자와 목사님이 식당에 점심을 먹으러 갔어요.

자, 변호사, 기자, 목사님 중,

누가 밥 값을 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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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안 내서

할수없이 식당 주인이 냈대요!"

 

옛날에 한번 들었던 유머인데 오늘 다시 생각이 났다.

항상 남이 사주는 밥을 많이 먹는 직업들 이라서

아무도 돈들을 안 냈다는 것이다. ㅎㅎㅎ. 

직업과 얽힌 그런 식의 유머를 많이 들었다. 직업은 못 속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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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지 일년도 못 되는 딸이 엊그제 전화할 때

부부싸움을 첫번째로 했다고 이야기 해주었다.

나는 속으로 일년도 못되어 싸우다니 고약하다고 생각했지만

"어떻게 싸우지 않고 살수가 있겠니? 그렇지만 싸울 때 잘 싸워야해.

함부로 극단적인 말을 삼가고, 자존심에 상처주지 말고..." 라고 말해 주었다.

 

그런데 문제는 딸아이의 말에 남편이 변호사이기 때문에

너무나 말을 잘하고 논리적으로 완벽하여 이기기가 아주 어렵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싸움은 꼭 이겨야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금방 화해하기는 했다지만 앞날이 살짝 걱정되는 모양이였다.

 

 

옛날에 알던 분이 아이들 직업으로 변호사를 시키지 말라고

충고하시는 말을 해 주신 적이 있는데 왠지 그것이 생각났다.

그분의 논지는 의사는 생명을 다루기 때문에 겸허해 질수가 있는데

말을 다루는 직업을 가진 변호사는 성격이 까다롭고 거만해지기가 쉽다는 것이었다.

그분 주장은 의사는 창조주 하나님을 더 잘 믿을 수가 있고

변호사는 있던 믿음도 까먹을 수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 말을 들었어도 큰 딸이 변호사를 지원할 때 말리지 않았었다.

링컨도 변호사 출신이지만 얼마나 고귀한 인격의 사람이었나...

사람마다 다르겠지 하는 마음이었고 그때는 그렇게 문제의식이 없었으니까.

 

그런데 요즈음 그런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되는 중이었다.

큰 딸이 변호사 되게 내버려 둔 것이 잘못이었을까?

두째와 막내가 아직 아기 의사이어서 그럴까만, 

자기 직업을 그렇게나 만족해 하며 행복해 하는데 비하여

큰 딸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변호사가 그애에게 더 이상 잘 맞을 수 없이 딱 맞는 직업이고, 

유수한 로펌의 잘 나가는 변호사로 6 년차 같은 일을 하고 있는데

점점 더 쉬워지기는 커녕 오히려 힘들어 지는 것 같다.

제일 큰 불평은 일을 너무 많이 시키는 것이라고...

그래서 아까운 첫 아기를 잘 돌볼수가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힘든 일에 스트레스가 점점 쌓여 눈까지 약해진다고 하니 내 마음이 다 아프다.

 

이직율이 제일 높은 것이 변호사라고 들었다.

그애도 하루 8시간 근무하는 곳으로 옮기련다고 직장을 찾고 있다. 

불경기 때문에 직장 찾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그 로펌에서 8 년을 견디면 파트너도 된다고 해서 은근히 기다렸는데 아빠 실망은 대단하다.  

그러나 6년을 견딘 것만도 대단한 일이요 감사한 일이 아닐까? 

그것이 기초가 되어 앞날이 펼쳐질 것이므로..

 

대학 선배님의 아들은 우리 큰 딸 나이와 같은데, 변호사를 3-4년 하다가 다시 의과대학을 가서 공부를 하고 있다.

ㅅ장로님의 아들도 변호사로 수년 일하다가 의과대학을 다시가서 의사가 되었다. 

우리 두째 딸의 남편도 변호사 하면서 MBA 공부를 다시 하고 있다.

동양 남자로서 변호사 직업이 큰 비젼이 없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너무 믾은 일을 해내야 하는 것보다도 더 힘든 것은 

일을 맡아오는 능력을 보여야 하는 것인데

짧은 이민역사의 후손들로서는 쉬운일이 아니다.

 

직업 불안은 둘째치고  

큰 딸의 성격이 비위 맞추기가 힘든 성격으로 변하고 있는것 같은 것이 더 큰 문제다.

걸핏하면 신경질을 내려고 하는 것 같다.

이번에도  자기 아들 꼬마 손자 생일에 안 간다고 했다가 말을 안하고 화를 내서 혼이 났다.

글쎄 손주 생일이 첫 돐도 아닌데 뭐 대단하다고 가야하냐 말이다만

할수 없이 비행기표를 끊었다. 큰 딸이 조금 가엾기도 하고 무서워 지기도 하는 중이다.

두째 딸 부부싸움 건까지 합하여 생각하니 정말 변호사 직업에 회의가 몰려 온다.

남들에게 변호사도 2세들에게 시킬만한 직업이라고 말한 적도 있는데 취소하고 싶다.

  

직업은 먹고 자고 남은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써서 일하는 것이므로

사람의 인격을 변하게 할수있다.

직업이 제이의 성격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직업 때문에 더 인격이 좋아지지 못할망정 나빠진다면 아주 곤란한 이야기다.

그러므로 평생하는 직업을 잘 선택해야 할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할 것이다.

자녀의 직업도 그런 점을 고려하여 잘 선택하도록

도와주어야 할 책임이 엄마들에게 있을 것이다.

 

아참, 나는 미국와서 20 년 이상 장사를 하고 살고 있는데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

한국에서 전통적인 직업 순서라고 할수있는 것은

사농공상...士農工商 이라고 했다.

상업을 하면 간사해지고 부패해진다고 제일 낮은 직업으로 쳤었다.

물론 세월도 바뀌었고 가치관도 바뀌었으니 그런 전통적인 것이 일반화하여 통할 리는 없다.

또 장사도 장사 나름대로 다 다르겠으니...  그러나 일리가 없지 않은 이야기다. 

나도 옛날에 순수 했었을때 알던 사람이 지금의 나를 만나면

장사꾼 냄새가 팍팍 나는... 그렇게 변해 있지나 않을까 진짜 겁이 난다.

 

직업은 쉽게 바꿀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할 일은 마음이 세속에 물들지 않게

늘 아침 저녁으로 닦고 닦음으로 문제를 해결할수 있겠다.

늘 정신 차려 본래의 순수함을 유지 하기위해

맑은 영혼이 졸졸 흐르게끔 해야하는 것이다.

 

불경기라 어렵다지만 우리 큰 딸이 스트레스가 별로 없는 새 직장을 빨리 찾았으면 좋겠다.

그애나 두째 사위나 변호사로 일할 지라도 따뜻한 인간미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창조주 하나님께 대한 믿음과 사람들에 대한 사랑을 잃지 않는 

겸손한 사람들이 되기를 기도할 뿐이다.(2008년 4월)

 


 
쇼팽 월츠 No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