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들이 다녀와서
자~ ~봄나들이 ~ ~ 고맙게도 자미 차로 출발!!! 평소 지방 운전을 안했어서 캐나다에서 온 종숙일 좋은 구경 못시켜줘미안하다며, 담엔 꼭 연습해서 전국곳곳 다 데리고 다니겠다고 기염을 토한다. 예약한 팬션이 별로라서,복준이가 순발력있게 고급호텔급 **팬션을 단돈 17000원에 쇼부를 쳐놓은 터였다. 만칠천원이란 가격이 여행내내 쫀득쫀득 우릴 얼마나 행복하게해줬는지!!! 복준아! 진즉에 로비스트로 진출할걸 ~ ~ ~아깝데이~ ~ ~ 달콤하고도 잘생긴 딸기로 시동을 건 후.... 드뎌 ~ ~ 작은엄마 영님이랑, 연출 경애가 팔을 걷어부치더니 한정식 상이 떡 벌어지게 차려졌다. 특별주문으로 공수해온 또랑또랑 싱싱한 참굴!!! 바닷가 출신 아지매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매혹시켰다. 진숙아! 뭐, 담에도 또 해오라는 건 아니다~ ~ 그렇다고 뭐, 해온다고 안먹겠다는 건 아니다아 ㅋㅋ "옥수야! 이 오징어채 어쩜 이리 맛있게 볶았니?" "얘, 세숙아! 담엔 여의도에서 모임하자!니네 풍성한 냉동고 음식 좀 나눠주라 니넨 없어지면 자동으로 채워지잖아" "야 ~ 고기 누가 샀니? 기름도 없고 연한 것이 증말 맛있다!" "응 ~ 우리동네 고기 좀 좋아" 경애 목에 힘들어간다. "이 마늘장아찌 누구꺼니? 디게 맛있어. 해마다 담그도록!!" "그거 인터넷에서 암거나 골라 해서 래시피 모르는데.." 복준이 엄살 ~ 그래봤자 또 담그게될걸!! 조직이 원하므로. "아니!!밥솥이 안 눌러졌네!!으유 ~~ 생쌀이야!!!" 작은엄마 기넘어간닷! "애들아, 구수한 눌은밥으로 때우자" "아유 ~ ~ 난 너무 속상해. 얘, 글쎄 오이김치 정성껏 맛있게 담궈 애면글면 익혀서 싸놓고 그냥 온거있지! 세숙이 쇼핑백 보고 생각난 거 아니? 내가 미쳐!" 아이구! 그맘 알고도 남는다. 숙녀야! 우리 나이가 그렇지 뭐 ~ 그대신 달콤새콤 오렌지로 네 정성 먹었잖아. "작은엄마 시래기가 맛있나, 우리 시어머니 시래기가 맛있나 감정해봐" 이쁜세숙아! 됐거든!!! 너 시어머니 복 많은거 자랑할랫!! "담엔 보쌈으루 해야겠어. 남으면 싸주기도 좋잖아" "맞어! 그러자! 보쌈도 맛있어!"작은엄마랑 연출자가 싱크대에서 두런두런. 햐 ~ ~ 근데 해도 너무 했다!!! 우리 조직이 무서운 건 알았지만, 낼 출근할 애들이 깜깜한 시골길을 더듬어 떡에, 아이스크림케잌에, 손에 들고 나타난 것이다!!! 그 이름도 거룩한 명화와 현숙이!!! 한두 시간 얼굴 보려구... 얼굴 뵈주려구.... 눈물이 앞을 가려 어이 먹겠노? 막간을 이용해 한켠에선 동구여행 짜느라 바쁘다. "왈츠냐, 음악회냐 이것이 문제로다!' 백영아! 니네 진도 아직이니? 전달에도 그것이 문제였던것 같은데? 다음은 말씀의 향연 ------ 오늘의 주인공은 단연 종숙이! 홀홀단신 달랑 가방 두개 들고 지리시간에나 듣던 캐나다로 시집간 우리의 종!! 인생의 가장 중요한 선택을 성공한 삶을 사는, 흘륭한 형부말씀 하나 믿고 비행기를 탔단다! 대체 누구의 인생인감유? 허긴 나도 주위 분위기에 밀려 얼결에 결혼이란 걸 했었지... 참 철도 없고, 무식하고... '무식' 하니까 생각난다. 하하핫^^ 세숙이의 결혼 일년간의 무지막지한 무식함과 지적 호기심이 우릴 얼마나 떼굴떼굴 구르게 했던지... 그 무지막지 무식함은 여기 도저히 쓸 수 없다. 이래뵈도 우린 교양 있는 여인들이기에....ㅋ큭 다시 종이 얘기로 돌아가자 삼십년 세월을 폭포수처럼 모국어로 쏟아내는데... 드라마가 되고, 대하소설이 된다. 우리의 여주인공과 함께 아파하고, 울고,가슴 쓸어내리고... 러다가 까르르 웃고...... 심심찮게 튀어나오는 본토발음이나 어눌하고 서툰 우리말이 아슬아슬 조화를 이루며 신명을 더한다. 그래, 좋아!!!!모두 쏟아내렴 ~ ~한두번으로 될일은 아니지만, 우리가 너를 담는 그릇이 되줄게! 차근차근 정리해서 허접하고 구질구레한건 버리고 긍정적인 것만 가지고 가렴! 참 ~ 애썼다! 참 잘 살아냈구나! 최근 언니의 죽음등 충격적인 일로 예민해 있어서 가벼운 충돌사고도 있었지만, 다음날 아침엔 사과와 화해의 포옹도 할줄아는 넌 ㅡ 역시 예쁘고 똑똑하고 천사같은 여자(종이 남편식 표현)이다. 종이를 보며 부끄럽기도하고, 부럽기도했다. 저 당당함과 자유로움!!! 어떻게 저리도 발가벗을 수 있을까??!! 어려선 부모님, 선생님,.....시어머님, 이웃,.... 그리고 ...하느님.... 맘에 들려고... 착한사람...괜찮은 사람...소릴 들으려고... 몇 겹의 옷을 껴입고 살던 내 삶. 나 답게 살기 위해 이제야 나를 찾아가고 있는 나. 종이가 무의식의 나를 건드려서였을게다. 다음 날 아침 ㅡ ㅡ ㅡ 난 기꺼이 내 두꺼운 옷을 한겹 벗어제꼈다 친구들에 둘러쌓여 뽕짝을 불러댄 것이다으 ~ ~ ~ 친구들이 즐겨 나를 담아줬다. ^^ 잘했다느니, 귀엽다느니 해가며 음치,박치,몸치를 격려해줬다. 영숙인 자기도 가욜 배워야겠다며 한껏 힘을 실어줬다. 고맙다. 칭구들아 !!! 사실 그때 디게 멋적고 부끄러워 포기하고 싶었지만, 나를 찾아가는 통과의례라 생각하고 기를 썼단다. 니네들 격려에 용기내어 여태 내 몸인 줄 알고 살았던 갑갑한 옷들을 벗어내보련다. 사랑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