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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6일에 저는 캄보디아에 다녀왔습니다.
육군대학교에 위탁교육을 받으러 왔던 캄보디아 대령 사므디가
장가를 간다고 저를 정식으로 초청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사므디는 지금 한국 나이로 28살 난 청년인데
캄보디아 역사상 최연소로 대령이 된 똑똑하고 야망이 큰 사람입니다.

그가 한국에 있을 때에 저를 많이 따르고 좋아하여서 친하게 지냈습니다.
저는 언제든 네가 결혼을 하게 되면 꼭 가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예상보다 아주 빨리 그 약속을 지키게 되었습니다.

사므디 덕분에 저는 제대로 된 캄보디아 전통혼례를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원래 전통혼례는 아주 가까운 친척과 친지들만 모여서 치르는데
우리를 가장 중요한 손님으로 대우하여 꽃이 담긴 그릇을 들고 예식에 함께 참여하게 해 주었습니다.
멀리에서 온 아들의 선생님이라고 그 부모님들은 아주 극진히 저희를 대접해 주었습니다.

결혼식은 아침 일찍부터 집에서 치릅니다.
양가의 부모와 신랑신부가 함께 앉아서 주례를 보는 스님의 덕담도 듣고
예물도 서로 교환하면서 낮시간 내내 계속됩니다.
그동안 하객들은 집 바깥에 마련해 놓은 연회장에서 음식도 먹고
자기 볼일이 있는 사람은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오기도 합니다.

(저는 일정이 빡빡한 관계로 행진하고 나서 아침만 먹고는 슬쩍 나와서
킬링 필드 박물관에 구경도 가고 몸에 좋다는 **버섯도 사고는
곧장 호텔로 돌아가 거기서 점심 먹고 잠시 쉬었다가 저녁 때 리셉션장으로 갔답니다.
뭔노무 결혼식을 꼭두새벽부터 하는 바람에 피곤해서 죽을 뻔 했습니다)

오후 3시경에 집에서 하는 의식을 모두 마치면
모두들 자리를 옮겨서 넓은 연회장에서 리셉션을 하며 많은 하객의 축하를 받습니다.
우리나라의 결혼식같은 예식을 거기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지요.

우리는 결혼식장에 갈 때 축의금을 선불로 내는데 거기서는 밥 다 먹고 나가면서 봉투를 줍디다.
거기는 철저히 후불이었습니다. ㅎㅎ
그리고 신랑, 신부는 결혼 답례품도 준비를 해서 하객들에게 주었는데
은으로 만든 조그만 그릇을 망사에 예쁘게 싼 것이었습니다.


암튼, 사진이 많이 안 올라가서 밑에다 주루룩 널어 놓았습니다.
원근각지에 계시는 우리 봄님들에게 색다른 풍속을 보여드리고 싶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