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회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박화림
참 좋다! 피닉스의 2 월
참 좋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면서 하는 말.
이층 가족실에 앉아 있다가 밖을 내다 보며 하는 말.
내 방 베란다를 여는 슬라이딩 도어 앞에 서서 먼 산을 바라보며 하는 말.
부엌에서 밖을 내다보면서 또...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산보를 한다.
노란 꽃이 만발하다못해 흐들흐들 떨어져 발밑에 밟히는
골프장 안의 오솔길에서 맑은 공기를 들이 마시며
또 "정말 참 좋다!"
하루에 백번이나 '참 좋다!'를 해대는 남편...
기분이 무척이나 좋은 모양이다.
나에게도 남편의 좋은 기분이 전염된다.
더구나 최근에 창문에 틴팅을 해서 약간 어두운 듯하면서 시원해진
유리창의 새 모습으로 봄이 오는 바깥을 내다보는 것은 새 기분이다.
그동안 블라인드를 내려 놓았었는데 틴팅한 계기로 활짝 열어 놓았더니
이층 내방엔 전망이 얼마나 좋은지 드나들 때마다 내 입에서도 '참 좋다!'가 절로 나오고
한밤중 자다깨서 밤 풍경을 보면서도 '참 좋다!'가 나오는 중이다.
그래, 피닉스의 2월은 참 아름답다.
밖에서 향긋한 봄 내음이 들어온다.
파란 잔디밭과 이제 물이 오르기 시작한 나무들.
나무마다 생명의 환희를 노래하고 있다.
봄이라 그런지 새소리도 아주 가볍다.
너무나 많이 열려서 다 못 먹고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자몽과 오렌지와 레몬.
오늘도 금요예배 끝나니 어떤 분이 레몬 한 봉지를 주신다.
기막힌 향내가 따라와서 우리 집을 가득히 새로 채운다.
집집마다 오렌지 꽃이 나무마다 피기 시작할 것이다.
우리 뒤뜰에 심은 두 나무도 부지런히 자라서 남에게도 나눠 줄만큼 많이 열렸으면...
쌀쌀했던 공기가 훈훈해지자 마자 제일 먼저 한것은 민들레 나물을 뜯어온 것이다.
벌써 몇번이나 싱싱한 것으로 쌈장에 쌈을 싸먹고
쓴 물을 빼서 나물로도 해먹었다.
민들레, 씀바귀가 당뇨나 현대인의 병에 좋다는 말을 들어서 만이 아니라
옛날 어릴적 냉이 나물 뜯어 먹었을 그 시절이 그리워서 열심히 뜯어 먹는다.
우리 동네 어떤 빈집 앞에는 무더기로 나 있어서 오분만 따내도 한 바구니에 가득하다.
쌉쌀한 것에 맛을 들여 그것 한가지로도 풍성한 봄의 식탁이 되는 것이다.
집에 가는 길목에 있는 다리 밑으로 물이 점점 불어난다.
지난 겨울에 비가 꽤 많이 와서 여름내 거의 물이 흐르지 않던 시내가 물이 차 올라
멋지게 흐르고 있는 것이다.
아마 아리조나 북쪽의 산 속의 눈이 녹아 여기까지 흘러 내려 오는 중인가 보다.
아, 저 너른 강이 물로 가득차면 얼마나 좋을까..
사막에 샘이 넘쳐 흐르리라~
사막에 꽃이 피어 향내내리라~하는 노래처럼.
시카고엔 아직도 눈이 많이 온다고 하는데 이곳은 아주 딴 세상이니 상상이 안간다.
사실 시카고 이번 겨울은 너무했다.
고모에게 날마다 눈이 또 왔다는 소리를 얼마나 들었는지 셀수가 없다.
세상에 2월 마지막까지, 어제도 왔다는 것이다.
주유소를 하는 동생네는 눈 한번 쓸면 100불씩을 내야 하는데
지난 겨울 내내 너무 한다고 비명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눈을 쳐야할 때도 있으니까...
눈이 많이 온 것 뿐 아니라 추워서 다른 해보다 난방비가 곱으로 들었다고 울상들이다.
어느 집은 700불이나 들었다 하니 믿기가 어렵지만 고모네도 450불이나 내야 한다고 하니
엔간히 벌어서 그걸 다 어찌 갚는단 말인가?
그런 지루한 겨울을 잊어버리고 살수 있는 것은 황홀한 일이 아닐수 없다.
그동네 친구들에겐 좀 미안하지만...
라보엠에서 가난한 미미가
굴뚝과 지붕만 보이는 옥탑 방에서
"첫번째 햇빛은 나의 것, 4월의 첫번째 훈풍은 나의 것..," 이라고 노래를 했는데
이곳은 두 달 먼저지만 그녀의 마음과 똑 같으다.
예술은 가난하더라도 백만장자의 혼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서 태어난다고 했지...
비록 내 주머니 가볍고, 나 별 볼일 없는 사람으로 살고 있지만
피닉스의 봄은 내 것이고
2 월의 따뜻한 훈풍이 내 것인데 무엇이 부족하리...
(2008년 2월)
(사진기가 어디로 가서 대신 한국의 봄 사진들을 퍼 왔습니다.)
나이 드니 쌉싸름한 맛도 좋아지더라.
날씨가 좋은 곳,경치가 좋은 곳에 사니 얼마나 福이니?
날씨와 기분과는 밀접한 관계가 있더라구.
(신기해라....광야는 인선에게 말할 때는 딴 사람이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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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령 취나물두 무지 맛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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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선아~!
네가 사는곳이 그려지네.
그렇게 편안히 자리 잡기 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 했겠지.
수고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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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봄은 은제 오려는지
우찌 이렇게 춥다냐?
내일 모든 핵교가 입학식인데 무지 춥것네.
우리딸두 중1담임이라니 입학식날 마당에서
떨게 생겼구만...ㅉㅉ
감기걸려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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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 글을 읽으니 봄이 다 가기전에 피닉스에 가 보고 싶군요.
창문을 열고 작은 바람과,꽃향기에 기쁨을 느끼는 선배님이 그려집니다.
피닉스하면 사막이 떠오르는데," 피닉스가 아름다운 곳이구나"
하고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좋은 계절 행복하세요.!!!
글을 읽으니
'참 좋다' 하면서, 웃는 너의 얼굴이 떠오르는구나.
오늘 오후, 교회 뜰에 마이가렛 꽃처런 생긴 것들이
하양, 분홍, 보라, 진보라, 주황의 색으로 무더기로 피어 있어
한참을 보고 또 보았지.
으시시하게 추운, 집안에서는 발도 시린 갤리포니아의
겨울같지 않은 겨울이 가고
여기도 봄, 상큼한 봄이야.
겨울이 긴 건 싫지만
눈도 내리고 화끈하게 추운 날도 있는,
사계절이 뚜렷한 곳을 나는 그리워하지.
처음 미국와서 가족 여행 할 때
히루를 피닉스에서 묶은 적이 있어.
깨끗하고 짜임새 있는 아름다운 곳이었다는 기억이 있단다.
광희씨가 올린, 맨 위의 달이 있는 사진은
'모뉴먼트 벨리'라고, 지난 Thanksgiving에 여행한 곳이로구나.
나바호 인디언 들이 살고있는 땅, 유타와 아리조나 일부는
붉은 땅이 참 신기 해.
순호는 그래도 딸 걱정만 하고 있구나.
어미 마음이란......그런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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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인생 즐기며 사는 네모습 생각하며 도전 받는다.
언제 한번 틈내서 이곳에도 놀러와~
순호야 진부령 취나물이라! 얼마나 향긋하고 맛있을까?
언제 한국가면 맛보게 해 줄줄 믿는다.
그리고 편안히 자리잡은 내 모습을 상상하는 모양인데
그건 아니다. 아직도 날마다 일하지 않으면 먹고 살수 없는 지경이니..
일하기 싫은자는 먹지도 말라 하셨으니 일하기 싫다하지 말아야지..ㅎㅎㅎ
경선아 광희 후배님이 나에게 달리 한다구? ㅎㅎㅎ
햇빛과 기분이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
광희후배님~ 근사한 그림들 찾아내 줘서 고마와요.
우리 광야 온 최고야!
백경수 후배! 멀지 않으니 한번 찾아올 만도 한데...새봄에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따스한 피닉스의 봄 기운을 실어와 주어 고마와.
여기 뉴욕 거리는 아직 을씨렁해.
고마운 건 가끔 화씨 50도도 오르기도 하면서
퇴근길에 해를 보게 되어
푸근한 마음을 갖게 해 주네.
두주전
시카고 출장을 다녀왔는데
어두운 밤길에 가로등에 비끼는 눈송이 나무들이 참 볼만 하더구나!
사진 기술이 있다면 좋겠다 싶었어.
여기 부모님 뵈러 언제 올거니?
인선언니,
아리조나 하면 어려서 부터 이런 그림을 상상하곤 하지요.
또,
이런 모습도요.
어느 모습이든 '아리조나 카우보이~'란 노래를 유행가로 흥얼거리면서 말을 타며 외롭게 떠나가는
멋진 카우보이를 연상하게 되는데, 언니의 글로 요런 모습도 다시 상상해 봅니다.ㅎㅎㅎ
아름답죠?
인선언니,
언니가 계신 곳을 가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 주세요.
어려서 꿈 속에서 그리던 곳을 모두 다 가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름다운 창 밖의 풍경을 상상하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