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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린 밖 풍경이 낯설기만합니다.
남쪽 나라에서 지내다 온 게 맞기나한지 마치 한바탕 꿈을 꾼 듯 현실감이 없습니다.
여행에서 돌아온 후 하루 반나절을 잠과 잠 속에서 보냈습니다.
잠이 얼핏 깨면 일어나 밥도 지어 먹고 전화소리에 일어나 횡설수설 받기도 하고,쌓인 빨래감을 세탁기에 돌려 놓고도 또 자고
잠 & 잠에서 이제 깨어나 여행을 돌이켜봅니다.


에니투어 김사장님이 이번 여행에서 제일 기억에 남을 게 라후족 마을 방문이라고 했는데 과연 그러네요.
감기약에 취해 비몽사몽 걸어가던 그 길이 꿈길인양 떠오릅니다.
 우리 산과는 다른 정글의 모습이 얼핏 있었지요. 마침 함께 간 친구가 구상하는 소설도 그 지역이 배경이었기에 걸으면서 다음과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이야기인즉,한 사내가 비행기 사고로 이곳 밀림에서 생존하고 있다.
가족 모두 죽은 줄 아는데 그의 아내만은 살아 있다고 믿고 30년이나 남편을 기다리고  있다.
어느 날 치앙마이 여행에서 돌아온 아내의 친구가 그녀의 남편인듯한 사내를 라후족 마을에서 발견했다고 알려준다.


아내는 허겁지겁 남편을 찾아가지만 이미 그는 그녀가 알고 있는 남편이 아닌 라후족化한 생소한 사람.
밀림에서 자란 간난애가 `타잔`이 됐듯이 
서른살의 사내도 밀림에서 서른 해를 보내게 되면 다른 사람으로 변질된다는 무서운 사실


물보다도 나무보다도 본질을 유지하기 힘든 나약한 존재가 사람이라는...
그래서 별거 아닌 존재인 인간이 갖출 것은 예의와 품위...그래서 문화에 가끔 샤워해야 하며...
그리고 지금은 문화 탐방 중...생각이 꼬리를 물며 이어지는 가운데 드디어 라후족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50여명의 자급자족하며 산다는 마을 나무로 엉성히 지은 큰 헛간 같은 방에 짐을 풀고 코끼리를 탔지요.
육중한 몸의 코끼리가 좁은 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며 한치의 노선 일탈없이 신중히 걸었고,
타고 있는 동안 아슬아슬 조마조마 무서웠지만 끝내고 나니 재미있었던 코끼리타기였습니다.


밤에는 라후족의 공연 공연이라기에는 소박했지만 그들의 네박자 스텝 춤추기를 따라하니 재미있었습니다.
단순한 기초 네박자 스텝으로 시작해서 단계가 올라가니 따라하기 힘들더이다.


감기들어 냄새를 못맡는 것이 전화위복이라니
헛간방 바로 아래가 화장실이라서 나는 냄새를 전혀 맡지 못해 천만다행이었으며
가져간 옷을 모두 껴입고 약기운에 취해 깊은 잠을 잘 수가 있었습니다.


다음날 생전 처음으로 타본 뗏목타기,
대나무로 얼기설기 즉석에서 남든 네개의 뗏목
우리가 타고 간 후 종착지에서 판다고 했지요.그러니까 누구나 새로 만든 똇목을 타는 거드라구요.


몇 분이 물에 빠지셨고, 유일하게 앉으신 한 분은 노래를 부르고 유일하게 양산을 쓰신 분은 춤을 췄으며
노젓는 분 중 한분은 유일한 두분에 맞춰 신나게 노를 왼쪽 오른쪽 가락맞춰 옮기셨지요.
그 모습을 바라보는 저희는 즐거웠습니다.


우리 뗏목의 선장(?)은 그들 중 베테랑
나이는 19세,이름은 보까, 스페인어 프랑스어 영어 벨기에어를 할 줄 아는 스마트한 핸섬보이
여행객으로 온 19세 벨기에 처녀가 애인이며 둘만의 커플링을 끼고 있었지요.
라후족 청년과 벨기에 처녀의 러브 스토리는 현재 진행형
이런 러브스토리는 또 어찌 설명돼야 하는 건지 .....

똇목 타는 동안 멀리 산등성이에 불쑥 서 있는 나무 줄기 기~인 팜트리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날 밤에 치앙마이 대학 무용과 학생들이라는 무희들이 추는 태국 춤을 보았지요.
왜 대학생들을 관광상품화 하는지 좀 민망한 마음도 들고 손놀임이 포인트인 그들의 춤을 넋놓고 구경.


그 다음날 골든 트라이 앵글 관광은 버스로 왕복 8시간 이상 걸리는 강행군이었습니다.
보트 타고 라오스 잠깐 들려보고 입국 심사를 거쳐 다리 건너 미얀마로 갔습니다.오토바이를 약간 변형한 차를 탔는데 언젠가  영화에서 본 유럽인들의 모습이 오버랩 됐으며 동남아에 가면 더 실감하게 되는 우리나라가 잘살게 됐다는...그것을 입증하듯 다리 변에 늘어선 시장 점포엔 우리나라 드라마 DVD가 많더군요.


롱넥 족 마을에서 책이나 TV에 나올 때마다 눈살 찌푸리게 되던 목에 링을 촘촘히 두른 그들을
착잡한 마음으로 그야말로 구경했습니다.
족쇄에는 어떤 합리화도 정당성을 가질 수 없는 것이지요.


마지막날 높은 곳에 위치한 불교 사원을 둘러봤습니다.
불교는  종교전쟁이 없었던 종교,그래서 불자들의 모습이 대체로 관용스러워 보이는 것일까요
니이체도 불교는 지식과 지혜의 종교라고 했다던가요


금빛으로 치장한 부처님의 모습들,꽃 들고 기도하는 사람들
관광객을 위해 춤을 추는 무희들....구경만 하면 되는 관광객의 일원이라 좋던걸요. 


여행의 막바지 물 온도 80도 이상이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황온천
 족욕만 하고 나와서 골프 클럽 주변 같은 경치좋은 곳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그네에 흔들거려봤습니다.
잘생겼으나 키가 작아서 지금까지 총 애인이 겨우 30명 뿐이라는  보조 가이드가 찐 옥수수 반쪽을 갔다줬는데
우리 강원도 현지에서 먹던 옥수수맛과 비슷하게 맛이 좋았지요.


기온이 적당하니 감기도 수그러들고 풀 내음도 맡아지고 여기저기 피어있는 꽃.
더 늙으면 겨울엔 남방에서 지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녁을 먹은 야외 식당
가수가 흘러간 팝송을 불러대니 흘러간 젊은 시절도 돌이켜지고 해서
그 시절 했던 짓 쪽지에 신청곡 적어 노래 신청하기
몇 곡 중 moon river를 불러주니 젊은 시절로 돌아간 양 쉬폰으로 만든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입고
순한 바람 맞으며 걷고 싶은 감미로운 기분도 여행이 주는 행복 부산물 플러스 알파입니다.


날씨가 사람의 기분을 많이 지배하나봅니다.
 이곳에 눈 풍경이  여행을 더욱 한바탕 꿈인양 생각하게 합니다. 
나흘간의 낯선 시간이 원래 시간을 지배하면 아니 될 일이지요.
그래서 남가일몽을 행복한 추억으로 고이 접어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