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히 바쁘게 돌아치다가 아버지 기일인 오늘 유난히 한가하여
밝은 대낮, 한번 방 바닥에 등을 붙인 뒤론 일어나기 싫어서
이생각 저생각 혼자서 시나리오를 썼다 지웠다... 신선놀음 했습니다.

각설하고,

이번 정기모임엔 갈 수 있을까? 없을까? 생각 부터
동기 이송자, 김명희의 글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났습니다.

명희 바쁜거 내가 다 아는데,
어쩌다 시기를 놓치면 자신도 모르게 '아차, 번개도 있다는데, 글도 한번 안달고
미안해서 어쩌나? 너무 무심하다 뭐라 하겠네...' 이런 경우 다들 있지요?

번개는 많고 번개 맞지 못한 사람들은 이름도 가물대고, 그래서 또
번개에 자주 참석 못하는 사람들은 내심 위와 같은 심정일겝니다.
교직에 있는 사람들은 방학이 황금시간이고
직장이 있는 사람들은 그나마 단 몇 일의 휴가기간이 애지중지 할테고요.

저 부터도 1년에 단 두번인 정기모임을 한다는데 뭔 일이 있으면 못가지 뭐~ 하는 마음이
들어 흔쾌히 '저도 갑니다' 라고 아직 올리지를 못했네요.
그만큼 자주 번개에서 얼굴들을 많이 봐서 그런가요?
이번에 못 보면 다음에 틀림없이 번개가 있을텐데 그때 보면 되지. 이런 생각도 했어요.

1년에 두번인 정기 모임은 될 수 있으면 봄 날 모두의 얼굴을 볼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 만큼 귀한 시간으로 여겨 주셨으면 하는 바램도 있고요.

번개도 그 수를 줄여서 진정한 뜻(단어상)의 번개, 즉, 번개 치고 싶은 사람이나 사람들이
번개 하루나 이틀 전에 때리면 어떨까요?
미리 공지 올려 놓고 간다고 손 들었다가 막상 제 날짜에는 못 갈 일이 생겨서
번개 친 분이나 못 가는 사람이나 난감하지 않게요.

다수가 되든 소수가 되든 그 시간에 마음이 있거나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이 만나는 번개,
더 멋지지 않나요?

자주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지 못해서 번개도 생기고 모임도 생기고...

얼굴을 못 봐도, 직접 통화는 안해도 자신의 근황이나 생각, 아픔, 혹은 작은 메시지라도
찬찬히 독백하듯(순희언니 글을 보면 참 좋아요) 이 곳을 활용해 보시라고 권하고 싶어요.
off line도 좋지만 on line도 활용해 보세요.

공연히 글 한 줄 못 올리고 잦은 번개에 얼굴 한번 디밀지 못해 미안한 마음에
아예 숨어버리지 마시고 일년에 한 번이라도 봄날들의 제일 귀한 시간을 만들 수 있는
정기모임에 참석해 보세요.
번개에 참석 못하고 동 떨어진 느낌을 받으며 스트레스 받는 분 계세요?
사정이 있으면 당연히 못 오지요.
그저 편하게 맘 먹고 가끔 눈팅이라도 해주는 것이 고맙고요.

그래서 제가 말씀 드리고자 하는 취지는,
위에 쓴대로 번개는 한 이틀 전에 때리고,
번개에 얼굴 못 본 사람이나 번개에서 얼굴 많이 익힌 사람이나 똑같이
정기모임을 기다리는 마음을 갖게 하고자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사실 요런 제안을 정기모임에 가서 하려고 했는데, 손이 근질거려서 몇줄 올립니다.

** 제가 예전에 H.R시간엔 손 한번 들어서 의견을 내놓은 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수업시간에는 선생님하고 눈 마주 칠까봐 책 읽는 척을 하고요.
노래를 시키면 얼굴은 활화산이 되고 노래는 심한 바이브레이션이 되어버려 김종서를 뺨쳤습니다.
그만큼 소심하고 다수 앞에선 반벙어리가 되는 사람인데, 왜 이렇게 나이가 들어가면서
말이 많아졌는지, 다른 생각이 있으신 분도 살살 얘기해 주세요. 무서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