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눅 바람


치눅 바람
로키산 넘어올 때
그 바람 속에는
고향 마을 까치도 함께 따라온다.

눈 내린 한겨울 오후
뒷동산을 뛰어 오르는
한 무리의 조무래기들

손에 손에
연을 들고 연싸움할 때
언덕길 미끄럼타는
눈사람된 아이들 환호성 따라

뒤란 지붕 아래서
시래기는  마르고

장독대 위
장들은 맑은 영혼으로 익어간다

동장군의 시퍼런 칼날을
아무렇지도 않게 애첩인 듯 끌어안는
치눅 바람 그녀는

얼음장을 달래어
시냇물로 흐르게하더니

기어이 꽁꽁 닫았던
마음의 빗장을 스스로 열게한다


*치눅바람은 로키산을 넘어오는 따스한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