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랑
시,소설 및 기타 문학적인 글을 쓰실 수있는 공간입니다
봄 비 / 김어수
꽃잎 지는 뜨락 연둣빛 하늘이 흐르다
세월처럼 도는 선율 한결 저녁은 고요로워
그 누구 치맛자락이 스칠 것만 같은 밤.
저기 아스름히 방울지는 여운마다
뽀얗게 먼 화폭이 메아리져 피는 창가
불현듯 뛰쳐 나가서 함뿍 젖고 싶은 마음.
놀처럼 번지는 정 그 계 절이 하 그리워
벅찬 숨결마다 닮아가는 체념인가
호젓한 좁은 산길을 홀로 걷고 싶은 마음.
* * * * * * *
김어수(1909~1985)는 강원도 영월 출생으로 본명은
소석으로 중앙불교전문학교를 졸업하였으며 1931년
부터 시조 창작을 하였다.
저서로는 시조집 <회귀선의 꽃구름> <햇살쏟아지는
뜨락> 수필집 <달안개 피는 언덕>등이 있다.
한국문인협회 시조분과위원장, 한국현대시인협회장
을 지냈다.
2006.03.08 01:30:37 (*.243.210.104)
동짓달 기나긴 밤을 / 황진이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허리를 둘에 내어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룬님 오신날 밤이어든 굽이굽이 펴리라
* * * * * * * *
황진이 (? ~1530 )는 이조 중종 때 송도의 이름난
기생으로 詩書歌舞가 뛰어났고 서화담과 박연폭포
와 함께 자신을 松都三絶이라 하였다,
임과 함께 보내는 짧은 봄밤을 동짓달 밤처럼 길게
만들겠다고 동짓달의 기나긴 밤을 보관해두자는 기
발한 착상을 하기에 이른다.
또한 중장과 종장에서는 '서리서리', '굽이굽이'와
같은 의태어를 사용하여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각
을 매우 효과적을 나타낼 수가 있었다.
문학성을 띤 그의 작품들 중에서도 이 시조가 가장
예술적 향취를 풍기는 작품으로,기교적이면서도 애
틋한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20여년 전 書室에 다녔을 때 미국인 선교사 한분이
한국의 문화를 알아보려고 서예를 배운다기에 우리
문학에 시조라는 오랜 전통을가진 정형시가 있는데
한번 읽어보라며 황진이의 이 시조 英譯한 것을 적
어 주었더니 매우 반가와하며 자기 나라에 가서 알
리겠다고 했다.
시조를 英譯한것도 많이 있는데 외국인들에게 알려
우리의 문화사절이 되는 것도 좋은 일이겠지.
Long long november night!
Let me cut thee in Two pieces.
Under my Quilt, warm as spring,
I put one piece in a roll.
When he comes like a bridegroom
I'll unroll thee to please my lord.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허리를 둘에 내어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룬님 오신날 밤이어든 굽이굽이 펴리라
* * * * * * * *
황진이 (? ~1530 )는 이조 중종 때 송도의 이름난
기생으로 詩書歌舞가 뛰어났고 서화담과 박연폭포
와 함께 자신을 松都三絶이라 하였다,
임과 함께 보내는 짧은 봄밤을 동짓달 밤처럼 길게
만들겠다고 동짓달의 기나긴 밤을 보관해두자는 기
발한 착상을 하기에 이른다.
또한 중장과 종장에서는 '서리서리', '굽이굽이'와
같은 의태어를 사용하여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각
을 매우 효과적을 나타낼 수가 있었다.
문학성을 띤 그의 작품들 중에서도 이 시조가 가장
예술적 향취를 풍기는 작품으로,기교적이면서도 애
틋한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20여년 전 書室에 다녔을 때 미국인 선교사 한분이
한국의 문화를 알아보려고 서예를 배운다기에 우리
문학에 시조라는 오랜 전통을가진 정형시가 있는데
한번 읽어보라며 황진이의 이 시조 英譯한 것을 적
어 주었더니 매우 반가와하며 자기 나라에 가서 알
리겠다고 했다.
시조를 英譯한것도 많이 있는데 외국인들에게 알려
우리의 문화사절이 되는 것도 좋은 일이겠지.
Long long november night!
Let me cut thee in Two pieces.
Under my Quilt, warm as spring,
I put one piece in a roll.
When he comes like a bridegroom
I'll unroll thee to please my lord.
2006.03.12 10:46:32 (*.133.208.213)
양선생님~ 영역된 황진이 시조 영,맛이 안나네요.
우리 말이 훨 맛갈스럽군요
`서리서리` `굽이굽이``어룬님`
누가 한 변역인지....황진이에 못미치네요.
우리 동문들 시조 영 달갑지 않은가봐요
한명도 요청을 안했다니..아쉽습니다.
우리 말이 훨 맛갈스럽군요
`서리서리` `굽이굽이``어룬님`
누가 한 변역인지....황진이에 못미치네요.
우리 동문들 시조 영 달갑지 않은가봐요
한명도 요청을 안했다니..아쉽습니다.
2006.03.13 22:48:17 (*.243.210.94)
석 류 / 이영도
다스려 다스려도
못 여밀 가슴 속을
알 알 익은 고독
기어이 터지는 추정
한 자락
가던 구름도
처마 끝에 머문다,
* * * * * * *
이영도(1916~1976)는 경북 청도 출생으로 호는
정운이며 시조시인 이호우의 누이동생이다.
몇년 전 부산에 집안 행사로 갔다가 동래 금강
공원에 있다는 <이영도 시비>를 찾아가 보았는
데 공원 정문 에서 100m정도 올라간 전망 좋은
곳에 서 있었다.
시비는 시멘트 인조석에 파도와 갈매기를 조각
하였는데 시조가 새겨진 자리만 대리석으로 되
어있고 <석류> <단란> <모란>이 새겨져 있었다.
단 란
아이는 글을 읽고
나는 수를 놓고
심지 돋우고
이마를 맞대이면
어둠도
고운 애정에
삼가한 듯 둘렸다.
- - - - -
모 란
여미어 도사릴수록
그리움은 아득하고
가슴 열면 고여 닿는
겹겹이 먼 하늘
바람만
봄이 겨웁네
옷자락을 흔든다.
아름다운 시조들인데 모두다 보랏빛 안개같은 슬픔
이 배어있는듯 하다.그것은 고독했던 여인 정운 시
인의 소리없는 흐느낌인지 모른다.
비문을 읽어보니
<정운 이영도 시인은 1916년 10월 22일 ...(중략)
민족정통의 고유 시가인 시조의 시전(詩田)을 일구
기도 하고 씨뿌리기도 한 분이 적지는 않지만 진실
로 여기에다 나무를 심고 짙푸르게 가꾸어 금빛 열
매를 맺게 한 이는 드물다.
정운시인은 애모와 회한으로 점철된 우리네 토착적
정서를 가장 절실하게 노래함으로써 민족시전에 한
그루 청목을세워 수많은 숙과(熟果)를 얻어내고 스
스로도 시단의 교목으로 우뚝섰다. ......(중략)
생시의 소망이 뜻대로 이루어져 바로 그 구름이 굽
어볼 여기 금정산 자락에다 빗돌을 세워 오래 추념
코자 한다>
뒷면을 보니 1996년 3월 부산 문인협회에서 세웠는
데 부산문인협회 회장이자 부산일보 사장이신 김상
훈 시인의 비문도 명문이었다.
음각으로 파여진 글자에 먼지와 거미줄이 있어서
생전의 깔끔하던 그분의 모습을 떠올리며 이웃가게
에서 빗자루를 빌려 먼지를 털고 거미줄을 걷었다.
마음은 40년 전 처음 만나 뵐 때의 단정하신 그 모
습이 생생한데 이제 비석으로만 남아있다.
다스려 다스려도
못 여밀 가슴 속을
알 알 익은 고독
기어이 터지는 추정
한 자락
가던 구름도
처마 끝에 머문다,
* * * * * * *
이영도(1916~1976)는 경북 청도 출생으로 호는
정운이며 시조시인 이호우의 누이동생이다.
몇년 전 부산에 집안 행사로 갔다가 동래 금강
공원에 있다는 <이영도 시비>를 찾아가 보았는
데 공원 정문 에서 100m정도 올라간 전망 좋은
곳에 서 있었다.
시비는 시멘트 인조석에 파도와 갈매기를 조각
하였는데 시조가 새겨진 자리만 대리석으로 되
어있고 <석류> <단란> <모란>이 새겨져 있었다.
단 란
아이는 글을 읽고
나는 수를 놓고
심지 돋우고
이마를 맞대이면
어둠도
고운 애정에
삼가한 듯 둘렸다.
- - - - -
모 란
여미어 도사릴수록
그리움은 아득하고
가슴 열면 고여 닿는
겹겹이 먼 하늘
바람만
봄이 겨웁네
옷자락을 흔든다.
아름다운 시조들인데 모두다 보랏빛 안개같은 슬픔
이 배어있는듯 하다.그것은 고독했던 여인 정운 시
인의 소리없는 흐느낌인지 모른다.
비문을 읽어보니
<정운 이영도 시인은 1916년 10월 22일 ...(중략)
민족정통의 고유 시가인 시조의 시전(詩田)을 일구
기도 하고 씨뿌리기도 한 분이 적지는 않지만 진실
로 여기에다 나무를 심고 짙푸르게 가꾸어 금빛 열
매를 맺게 한 이는 드물다.
정운시인은 애모와 회한으로 점철된 우리네 토착적
정서를 가장 절실하게 노래함으로써 민족시전에 한
그루 청목을세워 수많은 숙과(熟果)를 얻어내고 스
스로도 시단의 교목으로 우뚝섰다. ......(중략)
생시의 소망이 뜻대로 이루어져 바로 그 구름이 굽
어볼 여기 금정산 자락에다 빗돌을 세워 오래 추념
코자 한다>
뒷면을 보니 1996년 3월 부산 문인협회에서 세웠는
데 부산문인협회 회장이자 부산일보 사장이신 김상
훈 시인의 비문도 명문이었다.
음각으로 파여진 글자에 먼지와 거미줄이 있어서
생전의 깔끔하던 그분의 모습을 떠올리며 이웃가게
에서 빗자루를 빌려 먼지를 털고 거미줄을 걷었다.
마음은 40년 전 처음 만나 뵐 때의 단정하신 그 모
습이 생생한데 이제 비석으로만 남아있다.
2006.03.15 20:35:13 (*.179.94.21)
음........
제가 좋아하는 시조에 대한 방 분위기가 아주 근사해요 두분~
시조는 간결하면서도 마음 속에 올올이 들어앉는 폼새를 저는 좋아합니다.
시조를 쓰고싶다는 생각을 늘 하지요
운율도 아마 한 몫했을 겁니다, 제 취향에.
엊그제 휘날리던 춘삼월 눈꽃가루
마음한켠 소복하게 그리움 내려앉아
이내맘 한구석에는 봄이올줄 모른다네(x10)
제가 좋아하는 시조에 대한 방 분위기가 아주 근사해요 두분~
시조는 간결하면서도 마음 속에 올올이 들어앉는 폼새를 저는 좋아합니다.
시조를 쓰고싶다는 생각을 늘 하지요
운율도 아마 한 몫했을 겁니다, 제 취향에.
엊그제 휘날리던 춘삼월 눈꽃가루
마음한켠 소복하게 그리움 내려앉아
이내맘 한구석에는 봄이올줄 모른다네(x10)
2006.03.15 21:44:41 (*.243.210.94)
산처 일기 ( 山妻 日記) / 이우종
한 십년 살다 보면 가난도 길이 들어
열두나 다랭이가 줄이 죽죽 금이 가도
당신이 웃는 동안은 靑山위에 달이뜬다.
장마루 놀이 지면 돌아올 낭군하고
조금은 이지러진 윤이 나는 항아리에
제삿날 울어도 좋을 국화주나 빚어야지.
아직은 두메 산골 덜 익은 가을인데
사랑이 응어리로 터져 오는 밤이 오면
보리를 쌀이라해도 묻지 않는 양이어라.
* * * * * *
이우종(1925~1999)시인은 충남 아산 출생으로
호는 流東이며 동국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1961년 동아일보 신춘 문예에 당선하였다.
진명여고에서 오랫동안 교편을 잡았으며 계간
<현대시조>발행인겸 주간을 하였고 <한국시조
시인협회장>을 지냈다.
시집으로는 <母國의 소리> <母國의 노래>등이
있고 받은 상으로 <가람문학상> <육당문학상>
<한국자유시인상> 등이 있다.
한 십년 살다 보면 가난도 길이 들어
열두나 다랭이가 줄이 죽죽 금이 가도
당신이 웃는 동안은 靑山위에 달이뜬다.
장마루 놀이 지면 돌아올 낭군하고
조금은 이지러진 윤이 나는 항아리에
제삿날 울어도 좋을 국화주나 빚어야지.
아직은 두메 산골 덜 익은 가을인데
사랑이 응어리로 터져 오는 밤이 오면
보리를 쌀이라해도 묻지 않는 양이어라.
* * * * * *
이우종(1925~1999)시인은 충남 아산 출생으로
호는 流東이며 동국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1961년 동아일보 신춘 문예에 당선하였다.
진명여고에서 오랫동안 교편을 잡았으며 계간
<현대시조>발행인겸 주간을 하였고 <한국시조
시인협회장>을 지냈다.
시집으로는 <母國의 소리> <母國의 노래>등이
있고 받은 상으로 <가람문학상> <육당문학상>
<한국자유시인상> 등이 있다.
2006.03.19 18:51:13 (*.133.208.213)
겨울 나무 / 양계향
싸늘힌 하늘 아래 바람조차 매서운데
황홀했던 나날들을 마음속에 되새기며
가지 끝 까치집 하나 온 몸으로 감싸준다.
텅 빈 골작 험한 비알 부둥키고 버텨서서
메마른 가슴에다 부푼 소망 챙겨안고
허허론 육신 가누며 흰 눈발을 맞는다.
2006.03.20 23:10:24 (*.243.210.94)
말하면 잡류라하고 / 주의식
말하면 잡류라하고 말 않으면 어리다하네
빈한을 남이 웃고 부귀를 새우는데
아마도 이 하늘 아래 사롤 일이 어려왜라.
* * * * * * *
주의식은 숙종대에 무과에 올랐었고 칠원현감을
지냈으며 정계의 분쟁을 떠나 심중의 불평을 노
래로 풀곤하였다
의견을 말하거나 소신을 덧붙이면 협잡군이라고
비난을하고 그 반대로 입을 다물고 있으면 어리
석다고를 얕본다.
살림이 가난하면 남들이 비웃고 잘 살고 귀해지
면 모두들 시기하는 것이 세상 인심이니 아무래
도 이 하늘 아래에서 살기가 매우 힘드는구나
사람 한평생 남에게 좋은 소리 듣고 살기도 힘든
다 .過不及이라 했던가.중용을 지키기가 그리 쉬
운 그래도 남 싫은 일은 하지말고 스스로 판단하
여 올바른 삶을 살면 한평생 후회없는 인생이 되
지 않을까 싶다.
말하면 잡류라하고 말 않으면 어리다하네
빈한을 남이 웃고 부귀를 새우는데
아마도 이 하늘 아래 사롤 일이 어려왜라.
* * * * * * *
주의식은 숙종대에 무과에 올랐었고 칠원현감을
지냈으며 정계의 분쟁을 떠나 심중의 불평을 노
래로 풀곤하였다
의견을 말하거나 소신을 덧붙이면 협잡군이라고
비난을하고 그 반대로 입을 다물고 있으면 어리
석다고를 얕본다.
살림이 가난하면 남들이 비웃고 잘 살고 귀해지
면 모두들 시기하는 것이 세상 인심이니 아무래
도 이 하늘 아래에서 살기가 매우 힘드는구나
사람 한평생 남에게 좋은 소리 듣고 살기도 힘든
다 .過不及이라 했던가.중용을 지키기가 그리 쉬
운 그래도 남 싫은 일은 하지말고 스스로 판단하
여 올바른 삶을 살면 한평생 후회없는 인생이 되
지 않을까 싶다.
이곳에 올렸습니다.
시조의 주제가 忠,孝 그런 것보다는
서정성이 있는 게 훨 더 좋게 느껴집니다.
어져 내 일이여, 그릴 줄을 모르더냐.
이시라 하더면 가랴마는 제 구태여
보내고 그리는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양선생님 황진이의 시조지요?
시조 중에도 참 格이 높은 글솜씨들이 있지요.
우리 인일 동문들이 개별적으로 시조 받기를 請했는지요?
늘 좋은 글 보내 주시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