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을 한 어제 그제는 으찌나 춥던지 발이 꽁꽁 얼고 몸이 굳어서 집에 오자마자 뜨건 물에 몸을 담고는 두꺼운 이불 덮고는 그냥 책 보다가 잤는데....

그런 와중에 또 내가 가만히 있었느냐 고건 아니올시다라는 겁니다.

<제 1회 우리학교 탁구 국가 대표 선발전>을 했다는 거 아닙니까.
학생 수가 워낙 적어서 되도록 많은 아이들을 참가시키려고 상품에 딱 현금을 걸고, 그제는 광고, 어제는 예선 리그전, 오늘은 본선 토너먼트 이렇게 하고 있다는 거 아닙니까.

땅땅 얼어버린 탁구실에서 세 시간 이상 있었으니 내가 얼고도 남지 뭘.
역시 현금에 약한 참가자가 생각보다 많아서 5판 3승으로 하려고 했는데 안되겠더라구.
오늘은 8강까지는 3판 2승, 4강과 결승은 5판 3승으로 해야지.

점심 시간에 혹시나 하여 탁구실에 가 보니 아 글쎄 아이들이 연습!@#@$!을 하고 있는 거예요. 흐뭇~~

먼저 먼저 학교에서는 무조건 게임시켜 1등은 무조건 10만원짜리 라켓을 줬는데 얘네들은 좀 있다 주어야겠어. 아직은 좀...

2개월에 한 번 쯤 시합을 붙일 거야. 내 재미로 하는 거지 뭐.
아무 거나 줘도 불 확 붙지요. 학교 앞 떡볶기집 식권이라든지, 버스 정류장 앞 칼국수 식권이면 더 좋고.


아이들이 내가 무지 고수인 줄 알고 있어서 절대로 학교에서 탁구 안 치지. 딱 폼만 잡고 있지.
빠닥빠닥한 돈 봉투에 넣고 준비해야지.  4강까지는 탁구장에 데리고 가야겠어.

피에쑤:

웃기는 건 내 목이 쉬었다는 거!

아이들 카운트 매기는 거 가만히 보니까 글쎄 서브할 때 네트 맞고 들어 간 건 서브한 놈 1점 실점, 랠리 시 네트 맞고 들어 간 건 들어간 놈 1점 실점, 서브 할 때 바닥에 치지 않고 그냥 샥 넘겨서 와 하며 좋아하는 거, 2대 9에서 서브 챈지 하는 거....
바빴어. 목이 쉬더라구 글쎄....
하긴 이런 거 없이 뭐 이루어지겠어? 나도 소싯적에 가사실에서 손바닥으로 쳤는데 뭘~

아우~ 결승까지  끝내고 완전 땡땡 얼어서 집에 왔네.
재밌다. 참 나도 웃기는 사람이야 이 추위에.
아무리 생각해도 난 딱 아이들 수준이야. 거기서 놀아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