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요즈음 너무 까불어서 혹시 님께서 뒤돌아 앉아 계시지는 않나 걱정을 하며 금요 기도회를 마치고

                                 정  직

주님 앞에
숨길 것이 무엇이 있으며
감출 것은  무엇이며
못 내놓을 것은 또 무엔가

일곱 눈을 가지신 분
졸지도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는 분

사람에게 영광을 구하려고 구제하는 외식
회칠한 무덤의 불법
경문을 발로 딱딱 걷어차며 읽는 위선
잔치의 상석을 좋아하는 오만함
시장바닥에서 두 손을 들고 우러르는 허망한 기도 소리들.

순결한 주님도
눈, 눈.
수많은 눈총 속에 다 벌거벗으셨는데

못 볼 것 본
내 충혈 된 눈 씻으시려
가시면류관 쓰셨고

안 잡아야 될 것
음흉하게 낚아챈 내 손 씻으려
두 손 못 박히셨고

가선 안 될 곳
교만하게 우뚝 섰던 내 발 씻기려
두 발 못 박히셨네

이것저것 섞어먹은
잡동사니 내 뱃속 씻겨 주려고
옆구리에서 피 흘리셨네

울어야지
울어야지
차라리
가슴을 찢으며
뒹굴어야지


주님 앞에 의인이라
하나님 오른 편에 서라하시네


한 해가 또 가는데
우리에게 일년, 이년이 무슨 소용이겠냐만은
암튼 선배님 후배님들 만나서 반가왔구요
사랑스런 내 벗 연희야, 인옥아, 선경아 정숙아
정말 정말 반가웠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