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야
나는 어디 내세우고 소위 말하는 뜨고 그러는 것 별로 좋아 하지 않아
그냥 조금씩 누군가 같은 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어서 좋을 뿐이야
그리고 내가 처음 주님을 만났을 때 섬김이라는 단어로 만났기 때문에 내가 요란스러워지면 꼭 한대(?) 얻어 맞는다고나 해야할까


내가 처음 주를 만났을 즈음에  
                            
                         추운 겨울 날

그 해는 너무 추웠습니다

시어머니와의 갈등으로 암울했고
시아버지의 무책임에 질렸으며
남편의 미지근함도 견딜 수 없을 그 해

어린 동생들이 아물거리고
손에는 쥔 것이 없으며
마음은 찬 바람으로 휑한 그 해

식어져가는 화로처럼
어린 아들 하나
겨우 웃음이 됐을 그 해

먼저 손잡아주셨습니다
부드럽게 웃어주셨습니다
힘 빠진 다리를 밀어 주셨습니다

아무도 없는 눈앞에
단 한 분
장엄하신
그 분이
허리에 수건을 두르시고
“딸아”
네 발을 내 놓으렴“
“아니요. 주님”
“그래야 내가 너와 상관이 있단다.”
“이 모습 이대로 너도 남의 발을 씻으렴”

내가 땅을 밟는지
땅이 내 발을 받아주는지
그 해
새가 되어 살았습니다


그 후

참음과 사랑으로
한 지붕 밑에서 23년
시어머니 먼저 하늘로 가시고
재작년에
시아버님도 찬송 속에 눈을 감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