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 저 영은이에요.
어제는 남편이 교회까지 나를 데려다 주고 자기는 밖에서 기다렸어요.
같이 예배드리러 들어가자고 해도 그렇게 안 들어가고 버티고 있어요.
자기도 혼자 차에서 나를 기다리려면 지루 할 텐데...
사모님! 우리 남편과 나란히 앉아서 예배드리는 것이 저의 소원이에요.
언제나 그런 날이 오려나 몰라요.
사모님 통장에 50,000원을 넣고 오는 길이에요.
사모님! 무언가 사 드리고 싶은데...
그러니까 사모님 꼭 사고 싶으신 것  사세요.
적지만 꼭 드리고 싶었어요.”

월요일 오전이면 걸려오는 전화다.
상봉 터미날에서 피자집을 하는 정 영은님의 전화다.
그는 언니로부터 내 책을 선물 받고 책을 읽고 주님께 돌아온 자매다.
어렸을 적에 주님을 믿었지만 어머니의 갑작스런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던
그녀는 나이 어린 아이들만 남겨 놓고 어머니를 불러 가시는 하나님이
무자비한 하나님으로 여겨져 어린 가슴에 상처를 받고 주님을 떠났었다.
그러다가 서른 살이 넘어서 주님께 회개하고 돌아 온 것이다.
처음 그는 나에게 전화를 하고 말도 못하고 울기만 했다.
그런 전화가 걸려오면 나는 만사를 제쳐두고 그들을 만난다.
그 곳이 인천이든 수원이든 어느 곳이든지 간다.
왜냐하면 주님이 구원의 은총을 베풀려는 가장 좋은 때를 놓치고 나면
주님께 다시 돌아오기가 더욱 힘들어 지기 때문이다.
그들을 만나면 주님께 확실히 결신하게 하고
그들의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이단성이 없는 건강한 교회에
등록하게 하게 해서 목사님과 확실한 연결을 맺게 한 후에 집으로 돌아온다.

나는 월요일 오전에는 그들이 주일 예배 다녀온 보고를 받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맞이한다.

영은님이 보내 준 돈으로 올해 김장은 거뜬히 했다.
자녀가 네 명인데 그들을 집에 두고
부부가 맞벌이 하느라 김치를 담그지 못하는 집에
김치 한 통을 주었더니 귤 한 박스가 되어 돌아왔다.
그래서 나는 귤을 나누어 주느라 또 신바람이 났다.
여든 살이 넘어서 걷지도 못하시는 독거노인은
김치통에 고춧가루를 담아왔다.
김장을 할 필요가 없어졌으니 고춧가루는 필요 없어졌다는 것이다.
다른 분은 마늘을 보내왔다.
또 한 차례 김장을 담그어도 남을 만큼 모였다.
오늘 아침 마지막 한 통 남아 있는 것은 독거노인 이순동 할머니를 주고
나는 올겨울 두 번째 김장을 시작할 것이다.
올겨울은 7번 정도 김장을 했으면 좋겠다.  

“영은님! 내가 사고 싶었던 것은 배추였고
그 돈은 이상하게 자꾸 늘어만 가네.
7번 정도 김장할 수 있을 정도로 불어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