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수 2,259


드뎌, 혜순이랑 금재랑 상봉한 후 국민대까지 출몰하였다.
전시회를 주관하는 기라는 비엔나 대학과 자매결연 준비관계로 출타중이어서
우리끼리 전시장 둘러보고, 불붙기 시작하는 북한산 단풍을 즐기며 오후 나절을 즐겼다.
오후 회의가 있어서 끝까지 같이 못해서 정말 미안했다.
금재는 토욜에 카나다로 잘 돌아가고,
혜순이는 앞으로 종종 볼 것 같은 예감이 드는구나.
참 따스하고 수더분한 혜순아 반가웠다.
홍삼쥬스 잘 마실게!
> 아침 지각할동말동한 시각, 정신없이 출근 준비하는데 걸려 온 금재의 반가운 전화,
> 나중에 통화하자 하고는 핸드폰에 찍힌 번호로 전화하면 금재 나오는 줄 알았더니만
> 출근해 틈나는 대로 몇 번을 전화해도 아침 이후 안보인다니 금재는 어디로 가셨남요?
>난 그 번호 밖에 모르는디...ㅠㅠㅠ.
> 기라 없어도 금재만 괜칞다하면 조퇴하고,만나서 국민대 유리공예 전시회도 가고,
> 우리의 고향(출생지?)도 같이 둘러 보고 맛난 저녁도 사주려고
> 아침부터 동학년에 조퇴할 거란 말도 해 놓고,저녁모임약속도 못간다 멤버에게 출근 길 말해 놨건만
> 정작 중요한 금재를 찾을 길 없으니 조퇴도 못하고 이러구 앉았네용.
>
> 금재야, 니가 나한테 전화하면 될 것을(교실이 시끄러워 놓칠 때가 많아서) 괜히 내가 하겠다 해서
> 요로코롬 꼬여 버렸는데 지금 어디서 뭐하고 있는겨? 이산가족 찾는 심정이다.
> 낼은 우리 동학년 7명이 특별히 5교시 수업 끝나고 같이 나가 영화도 보고 이른 저녁도 먹기로 허락 받은 날인데
> 영화, 식사 빠지면 두 시부터 다섯시 반까진 시간되는데 내일이라도 만나자.
> 요거 보면 연락주라.
우리야말로 너의 친절한 안내로 구경도 잘 했고 연구실에서의 다과대접도 고마웠는데 회의자료 준비해야 할 귀한 시간을 뺏은 건 아닌지 걱정되더라, 회의 차질 없었길 바라며 3년 동안 같은 반도, 말 한 번 주고 받은 기억도 없던 너랑 금재가 모두 어제의 기억 속에서 나온 듯 스스럼없음은 30년이 흐른 지금도 인일동산의 마술이 아직 안풀렸기 때문이겠지?
요새 난 중병에 걸린 것 가트이.누구든 인일14회 친구들만 만나면 만리장성 쌓느라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정신이 없다가 아침부터 낮까진 비몽사몽이거든. 이러다 퇴출될까 정신 차려야지 하면서도 또 어느 새 인일 언저리를 맴돌고 있는 나는 어쩌면 좋을까? 요런 병에 잘 듣는 약 없수?
숙이 덕분에 기라의 소식도,기라의 작품도 만나고 또 새로운 추억도 쌓고, 이 참에 기라 만남도 주선해 보라는데 동분서주하고 있는 기라가 언제나 시간이 날까? 고것도 문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