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서울을 드나들면서, 일로 바쁘다는 핑계로, 소식이 궁금한 친구들 많았지만, 전화번호 찾아서 통화한다는 엄두를 못내고 지냈단다.  이제, 한달여 행사를 앞두고, 동창회장의 직분을 맡은 "머슴"으로서, 친구들과 전화 통화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어야겠다 싶어 이틀전부터 짬나는대로 전화를 하기 시작했어.  친구들이 너무 반가와하고, 30년만에 전화해서 '기금" 얘기 꺼내는 낯 두꺼운 나에게, 선선히 기금 납부를 약속하는 친구도 있었고, 이러저러한 사정에 의해 힘들다고 솔직히 얘기해주는 친구도 있었고.  각자 다 다른 사정과 상황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누가 좋고 나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어.  솔직하게 얘기해주는 친구들에 너무 감사하고, 그동안 물질적으로 축복받았고 또한 마음의 여유가 있는 친구들은 좀더 협조해주면 하는 바램으로 숨김없는 대화를 한단다.

인일에 대한 기억이 친구들 마음에 "좋은 것"으로만 채워져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새록새록 발견헀어.  좋지만은 않은 기억이라도, 기억속의 친구들 30년만에 만나서 새로운 좋은 기억을 만들게 되는 우리의 "Homecoming" 이 되도록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