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올릴까, 말까. 내자랑 같아서.
이맘 때면 늘 그럴테지.
그 해도 뉘집이고 만발했어.
봄새 연초록 새순으로 담장을 타고 올라 붉게 핀 덩쿨 장미가.

가을쯤
쇠털 같이 많은 청명한 날중에 하루 잡아
딸을 치워도 늦지 않으련만
그 여름을 나기 전에 무신 사단이라도 날 것 같은지
울 엄마가 졸갑증을 내서
봄의 끝물인지 여름의 초입인지 어정쩡하게 찐득찐득한 날
결혼을 했어.   스므 해 전에.

그해 여름 난 죽는 줄 알았네.  낮이고 밤이고 더워서

" 월척을 낚은 낚시꾼이야 기념일 일지 몰라도 낚인 월척이야
재수 옴 붙은 날이지 기념일은 무슨 기념일
대어 낚은 당신이나 혼차 실컷 기념하셔 "라고
깐죽거렸더니 남편은 뭐랬는 줄 아니?
" 나는 똥 밟은 날이야 "

어쨌거나 꿴거하고 밟은거이가  만난 것도 그럭저럭 이십년이나되었네.
이건 내가 한 수 위지  싶으면   다른건 남편이 꽉 잡고 있고,
이건 변명의 여지없이 내가 꿀린다 싶은 건
남편에게도 대책없는 헛점은 있고,
내 뼈골 뺀 공로가 무겁다느니  제 피땀 흘린 수고의 값을
더 쳐줘야 한다는 둥 서로 공치사하지만
누가 밑졌네  봉 잡았네   할 것도 없어. 그냥  그밥에  그나물이야.

그래도 올핸 뭐 하나 건져볼까 해서
낚시꾼 소리는 딱 꼬불치고
이십년 씩이나 됐는데  뭐 선물 같은거 없냐고 했더니
' 이적지 몸 주고 마음 주고 다 줬는데 뭘 또 주꼬 '
말이야 맞는 말이지만 여기서 포기할 유약한 내가 아니지,  쫄라야지
몸으로 때우겠다고 하데.   때와 횟수를 두고 흥정 끝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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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먹은 설겆이  5번 하기 '  로 했네.
우린 부역도 엄연히 선물로 친다
받기만 하구 나는 입 쓱 닦았냐구

너 똥이 은혜 갚는거 봤냐


스므해 쯤 살고 나니까 이런 주책도 떱니다
선배님들 처럼 삼십년 쯤 되면 우째 될라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