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수 2,259
송편 닷되 만드는 일을 끝으로 추석 준비는 끝났다.
그래도 올추석에는 구여운 사촌 동서들 덕분에 일이 쉬 끝났다.
추석 날 아침,
일찌감치 차례를 지내고 성묘하러 갔다.
나는 몸이 좋지 않다는 핑계로 집에 남아 뒷정리를 했다.
서둘러 집안을 치워 놓고 성묘갔던 사람들이 돌아오면
얼른 점심 먹여 보내고 달랑 보따리들고 집으로 오려는 심산이었다.
탈출을 꿈꾸며 마른 행주질도 신나게 쓱쓱.
드디어 왁자지껄 성묘꾼들이 돌아왔다.
예전보다 많이 줄어 십여명이다.
전에는 그너른 공동묘지에 아무리 둘러봐도 우리집보다 많이 온집은 없었다.
3열 횡대,또는 4열 횡대로 늘어서서 절을 하고 나면 집안 어른들은 그많은 숫자에 뿌듯해했다.
심사가 꼬여 있는 나는 '질이 문제지 이까짓 양으로 무슨... 중공군을 닮았나? 왠 인해전술'
하고 속으로 생각했었다.
이십여명남은 식구들의 점심상을 차려 나가고 국을 펐다.
스텐국그릇 이십여개를 가스렌지위에 놓고 한것이 화근이었다.
마지막 국그릇을 넘겨받는 순간
"앗! 뜨거"
하는 소리와 함께 살이 지져지는 소리와 냄새가 났다.
스텐국그릇이 가스렌지 불꽃에 제대로 달구어져 있었던것이다.
난 독립군이 고문을 참아내듯 이를 악물고 국그릇을 지켜내면서 상위에 올려 놓고야 말았다.
이런 바보. 오른손 엄지,검지,중지가 허예졌다.
바닥에 있던 '이슬'을 집어들고 부었다.
먹다 남은 '산'도 그대로 쏟아 부었다.
무럭무럭 김이 난다.
다시 수도물을 세게 틀어 놓고 손가락의 화기를 빼본다.
도무지 가라앉지를 않는다.
혼자서 눈물을 삼켜가며 이다지도 바쁘건만 거실에선 그저 먹기에만 여념이 없다.
내가 바세린연고를 찾으며 주방을 빠져 나오자
동서가 "형님 손 데었다"고 한마디 한다.
워낙 표현이 적고 느린 우리 어머니.
"조심하지. 아무 연고나 찾아 발라라"
하신다.
아무리 찾아봐도 화상에 바르는 연고는 없고 손가락은 점점 더 화끈거린다.
화가 나서 점심도 굶었다.
나에게 있어 한끼를 굶는다는 것은 몇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큰일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는 화를 삭이느라 계속 잠만 잤다.
휴게소에 차를 세우며, 치켜들고 있는 내손을 바라보며 남편이 겨우 한마디했다.
"그거 많이 아플텐데"
"그럼, 얼마나 아픈데"
남편은 적선하듯 그말만 하곤 휴게소로 들어가버린다.
나혼자 안내소에 가서 화상연고를 얻어 바르고 왔다.
'그까짓 국한그릇 내던지면 될것을.
깨지는 유리그릇도 아니고 스텐국그릇을 무에 그리 아깝다고 몸바쳐 지켜냈을꼬.
아마도 그릇이 아니라 내용물을 엎지않기위해서였나?
아니다. 내자신을 지켜내기 위해서였겠지.
어쨌거나 이인순. 너 너무 미련하다 미련해.'
이리하야 상처뿐인 추석을 보내고 다시 컴앞에 앉아 넋두리를 쏟아낸다.
::´(::´(::´(
그래도 올추석에는 구여운 사촌 동서들 덕분에 일이 쉬 끝났다.
추석 날 아침,
일찌감치 차례를 지내고 성묘하러 갔다.
나는 몸이 좋지 않다는 핑계로 집에 남아 뒷정리를 했다.
서둘러 집안을 치워 놓고 성묘갔던 사람들이 돌아오면
얼른 점심 먹여 보내고 달랑 보따리들고 집으로 오려는 심산이었다.
탈출을 꿈꾸며 마른 행주질도 신나게 쓱쓱.
드디어 왁자지껄 성묘꾼들이 돌아왔다.
예전보다 많이 줄어 십여명이다.
전에는 그너른 공동묘지에 아무리 둘러봐도 우리집보다 많이 온집은 없었다.
3열 횡대,또는 4열 횡대로 늘어서서 절을 하고 나면 집안 어른들은 그많은 숫자에 뿌듯해했다.
심사가 꼬여 있는 나는 '질이 문제지 이까짓 양으로 무슨... 중공군을 닮았나? 왠 인해전술'
하고 속으로 생각했었다.
이십여명남은 식구들의 점심상을 차려 나가고 국을 펐다.
스텐국그릇 이십여개를 가스렌지위에 놓고 한것이 화근이었다.
마지막 국그릇을 넘겨받는 순간
"앗! 뜨거"
하는 소리와 함께 살이 지져지는 소리와 냄새가 났다.
스텐국그릇이 가스렌지 불꽃에 제대로 달구어져 있었던것이다.
난 독립군이 고문을 참아내듯 이를 악물고 국그릇을 지켜내면서 상위에 올려 놓고야 말았다.
이런 바보. 오른손 엄지,검지,중지가 허예졌다.
바닥에 있던 '이슬'을 집어들고 부었다.
먹다 남은 '산'도 그대로 쏟아 부었다.
무럭무럭 김이 난다.
다시 수도물을 세게 틀어 놓고 손가락의 화기를 빼본다.
도무지 가라앉지를 않는다.
혼자서 눈물을 삼켜가며 이다지도 바쁘건만 거실에선 그저 먹기에만 여념이 없다.
내가 바세린연고를 찾으며 주방을 빠져 나오자
동서가 "형님 손 데었다"고 한마디 한다.
워낙 표현이 적고 느린 우리 어머니.
"조심하지. 아무 연고나 찾아 발라라"
하신다.
아무리 찾아봐도 화상에 바르는 연고는 없고 손가락은 점점 더 화끈거린다.
화가 나서 점심도 굶었다.
나에게 있어 한끼를 굶는다는 것은 몇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큰일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는 화를 삭이느라 계속 잠만 잤다.
휴게소에 차를 세우며, 치켜들고 있는 내손을 바라보며 남편이 겨우 한마디했다.
"그거 많이 아플텐데"
"그럼, 얼마나 아픈데"
남편은 적선하듯 그말만 하곤 휴게소로 들어가버린다.
나혼자 안내소에 가서 화상연고를 얻어 바르고 왔다.
'그까짓 국한그릇 내던지면 될것을.
깨지는 유리그릇도 아니고 스텐국그릇을 무에 그리 아깝다고 몸바쳐 지켜냈을꼬.
아마도 그릇이 아니라 내용물을 엎지않기위해서였나?
아니다. 내자신을 지켜내기 위해서였겠지.
어쨌거나 이인순. 너 너무 미련하다 미련해.'
이리하야 상처뿐인 추석을 보내고 다시 컴앞에 앉아 넋두리를 쏟아낸다.
::´(::´(::´(
2004.09.29 14:19:53 (*.49.37.3)
화기는 첫날보다 그다음날 더하다고 하던데
낼부터 더 아프면 어쩌니~~~~
그래두 며늘타령을 끝까지 잘 수행하고 돌아왔구나.
장하다 이인순!!!!!
명절후의 상처난 영광,남편에게 낫도록 응석부리려무나
인순이의 글이 올라오면 넘 재밌으면서도 지혜로와
반갑게 열심히 읽는단다.
낼부터 더 아프면 어쩌니~~~~
그래두 며늘타령을 끝까지 잘 수행하고 돌아왔구나.
장하다 이인순!!!!!
명절후의 상처난 영광,남편에게 낫도록 응석부리려무나
인순이의 글이 올라오면 넘 재밌으면서도 지혜로와
반갑게 열심히 읽는단다.
2004.09.29 15:18:00 (*.207.207.52)
송편을 닷되??
예전 우리엄마 수준이다.
우리가 끌탕을 해서 올핸 2되로~~
남동생과 우리 쌍둥이 친정엄마 이렇게 모여서 가볍게 해치웠다.
예전엔 아버지도 하셨는데 이젠 거들떠도 안보신다.
그래서 내가" 전에 너무 많이 하셔서 이젠 안하시는거지요?"
우리 아버지 끄덕끄덕~~
우리 엄마 "하긴 뭘 많이 하셨니??"
김장때 파, 마늘도 다듬어 주시고 무우도 채 칼로 다 해주셨잖아용~~
나는 우리 아버지 두둔하고~~~
엄마는 지금껏 쭉~~ 많이 하셨는데 여전히 많이 하고 계시네~~~
엄마께도 지원을~(x8)(x7)(x18)
예전 우리엄마 수준이다.
우리가 끌탕을 해서 올핸 2되로~~
남동생과 우리 쌍둥이 친정엄마 이렇게 모여서 가볍게 해치웠다.
예전엔 아버지도 하셨는데 이젠 거들떠도 안보신다.
그래서 내가" 전에 너무 많이 하셔서 이젠 안하시는거지요?"
우리 아버지 끄덕끄덕~~
우리 엄마 "하긴 뭘 많이 하셨니??"
김장때 파, 마늘도 다듬어 주시고 무우도 채 칼로 다 해주셨잖아용~~
나는 우리 아버지 두둔하고~~~
엄마는 지금껏 쭉~~ 많이 하셨는데 여전히 많이 하고 계시네~~~
엄마께도 지원을~(x8)(x7)(x18)
2004.09.29 20:37:54 (*.154.146.51)
엄지. 검지 .. 다 데었다더니 심한가보다..
빨리 흉터없이 잘 나아야할텐데..
치료 잘하고 보름후에 만나자꾸나~~~~
빨리 흉터없이 잘 나아야할텐데..
치료 잘하고 보름후에 만나자꾸나~~~~
2004.09.30 09:46:14 (*.130.153.233)
인순아, 많이 아프겠다.
혹시, 알로에 선인장 집에 없니?
없으면, 화원에라도 가서 사다가 껍질을 얇게 벗긴다음
끈적끈적하게 나오는 진을 상처에 발라보렴.
거짓말처럼 흉터도없이 빨리 나을꺼야. 내가 경험 했거든.
나는 뒤뜰구석에 심어놓구 수시로 짤라다 상비약으로 쓰고있어.
아이들 다쳤을때나 햇빛에 오래있어서 쓰라릴때 발라주면 감쪽같이 나아.
꼭 해보렴. 아픈김에 영숙이처럼 공주도 돼 보구.빨리 나아서 갈비도 먹으러 오구.
참, 추석때 너희들 부페로 음식 차리면 안되니?
국도 각자 떠다먹고 설거지도 없게......
혹시, 알로에 선인장 집에 없니?
없으면, 화원에라도 가서 사다가 껍질을 얇게 벗긴다음
끈적끈적하게 나오는 진을 상처에 발라보렴.
거짓말처럼 흉터도없이 빨리 나을꺼야. 내가 경험 했거든.
나는 뒤뜰구석에 심어놓구 수시로 짤라다 상비약으로 쓰고있어.
아이들 다쳤을때나 햇빛에 오래있어서 쓰라릴때 발라주면 감쪽같이 나아.
꼭 해보렴. 아픈김에 영숙이처럼 공주도 돼 보구.빨리 나아서 갈비도 먹으러 오구.
참, 추석때 너희들 부페로 음식 차리면 안되니?
국도 각자 떠다먹고 설거지도 없게......
2004.09.30 12:46:35 (*.222.229.230)
이제사 아침을 먹어볼까나 하다가 들어왔더니 그새 많은 글과 댓글이....
다들 자알 보냈지?
나도 인순이 수준은 아니지만 작은 상처를 남겼다.
시어머님께서 두부를 뒤집으시다가( 한꺼번에 3개를) 내게 기름을 튀기셔서...
무지 쓰라린데 뭐라 할 수도 없는 처지라 그냥...
가뜩이나 미운 팔에 점점이... 얼룩소가 생각나고 징그럽다!!!
난 내리 4일을 봉사하고 어제 하루 쉬었다.
봉사도 좋은데 하루에 200그램씩만 빠졌으면 좋겠당.500그램이면 더 좋구....
(아니지 마른 애들은 큰일나지~~~.숙이는 절대 안된다!)
미안했던지 산에 가면서 영화 예약해 놓고 전화했더라.
그래서 영화 한 편 보고...'연인'
디게 슬프지 않고 좀 웃기더라.
그동안 뜸했던 진숙,봉연,영숙,해리가 나타나 더욱 반갑구나.
나두 용숙이네 가서 갈비 먹고 싶은데 무지 배 아프다아~~~.
정말 용숙인 한 살림, 한의리 하는 것 같아 넘 보기좋고 부럽당.
인애는 제주도 갖다와서 좋겠구. 영숙이는 내가 좋아하는 것 실컷 먹고 왔으니
베리 굳이었겠구...
다들 자알 보냈지?
나도 인순이 수준은 아니지만 작은 상처를 남겼다.
시어머님께서 두부를 뒤집으시다가( 한꺼번에 3개를) 내게 기름을 튀기셔서...
무지 쓰라린데 뭐라 할 수도 없는 처지라 그냥...
가뜩이나 미운 팔에 점점이... 얼룩소가 생각나고 징그럽다!!!
난 내리 4일을 봉사하고 어제 하루 쉬었다.
봉사도 좋은데 하루에 200그램씩만 빠졌으면 좋겠당.500그램이면 더 좋구....
(아니지 마른 애들은 큰일나지~~~.숙이는 절대 안된다!)
미안했던지 산에 가면서 영화 예약해 놓고 전화했더라.
그래서 영화 한 편 보고...'연인'
디게 슬프지 않고 좀 웃기더라.
그동안 뜸했던 진숙,봉연,영숙,해리가 나타나 더욱 반갑구나.
나두 용숙이네 가서 갈비 먹고 싶은데 무지 배 아프다아~~~.
정말 용숙인 한 살림, 한의리 하는 것 같아 넘 보기좋고 부럽당.
인애는 제주도 갖다와서 좋겠구. 영숙이는 내가 좋아하는 것 실컷 먹고 왔으니
베리 굳이었겠구...
상처의 아픔보다 속이 부글거려서 더 힘들었겠다.
속으론 그렇지 않더라도 대부분 걱정되는 마음을 잘 표현 못하지.
너의 식구들도 아마 그런 모양이다.
이제 화끈거리는건 좀 가라앉았니?
다 잊고, 가을바람 맞으며 자전거 하이킹이라도 가지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