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있어 토요일은 늘 여유가 없고 기쁘면서 동시에 슬픈 날이다.

왜냐하면 아는 친구들은 알겠지만 2년전 김장 하시다가 울 엄마 쓰러지셔서 지금까지 힘들게 누워 계시거든...그 날 이후 난 거의 내 정신이 아니었고 늘 명랑무쌍함에서 벗어나 멍하니 있을 때가 많았지...자다가 울기도 하고 엄마가 넘 불쌍해서...엄마의 자존심이 가슴 아파서...하느님께 차라리 거두어 달라는 가슴아픈 기도까지 했단다.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간병인 아줌마를 외박 시키고 우리가 엄마의 옆을 지키며 토요일의 자유를 반납했지. 어쩌다 부득이함으로 못 뵐 때는 마음 한 켠이 어둡고.....
그런 시간이 흘러흘러 이젠 모든 것을 더 편하고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지.

내가 왜 이런 나의 아픔을 얘기하고 싶었냐면....이제부턴 즐거운 버전으로
어제 처음으로 울 막내 올케가 나보고 오늘은 안와도 된다는거야. 사실 특별히 번거로울 것도 없지만 예식장 갔다가 볼 일 보고 집으로 직행해서 새로 산 휴대폰에 친구들 번호 입력 좀 시키고, 사진도 찍어 올려놓고 하다가 울 남편 깨워 친구 모임 가라고 재촉한 후 이 남자 나가기 무섭게 심심해서 은숙게게 전화했다가 졸지에 월곳에 가게 됐단다.
왜냐면 서울에서 양희가 온다고,....진숙이,쫀숙이도....
그래서 졸지에 친구들 볼 겸 ....

저 번에도 가 봤던 은숙이네 집에서 양희를 넘 오랫만에 보고,...우리들의 수다와 건전한 음주 문화는 이어지고...나와 양희는 물 아닌 물 마시고 쟤네들 셋은 물 마시고.....
그렇게 단순히 웃고, 얘기 듣고..옛날 샌님들 흉도 적당히 보면서...11시 되기 전에 아쉽게...
근데 얘들아, 그 곳 공기가 정말 산과 이슬을 더 사랑하게 만들더라~~~~~

진숙과 함께 돌아오면서 어젠 참 많이 즐겁고 행복하단 생각을 많이 했단다.
다들 성숙해진 모습이며,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며, 자기 삶에 충실한 모습이며...그리고 간만에 동지를 만난 기쁨까지...(이건 양희만이 알리라. 아니 은숙 남편도 추가~~~)
그리고 자기 냄편을 무지 사랑+좋아하는 진숙의 와이프 정신에 존경을 표하면서....

언제나, 누군가와 함께 할 수 있는 이런 시간들이 우리에겐 얼마나 큰 기쁨인가를 얘기하고 싶었어.
정말 사는 게 별 게 아닌데 그 동안만이라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진실로 사랑을 표현하고. 내가 갖고 있는 것을 나누며 함께 한다는 것은 꽤 괜찮은 일이 아닌가싶다.
서로 툭툭 털어 잊을 수 있는 일이라면 과감히 잊고 용서하는 것도 나를 사랑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