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애에게, 방금 네가 보내 준 소포(?) 받았단다.
818에 돌아가며 쓴 우리들의 주소.
오래간만에 받아본 우편 편지라 반가웠고.
주소록에 담겨있는 친구들의 또박또박한 자필이 또 정겨웠단다.
사실, 요즘 아이들 같았으면 후다다닥 워드로 쳐서
씩 이메일로 날리고 말았을텐데,
일일이 주소 써서 우체국에 가 우표를 붙였을 널 생각하니
고맙고 또 소중하구나.
역시 회장님이다 라는 생각 또 한번 하네.
느리고 천천히 여유있게 돌아보며 사는 삶이
바쁘게 앞만 바라보며 살아 온 삶보다
더 아름답고 풍요로우리라는 예감에
요즘 너무 즐겁다.
옛 선인들이 유어예(遊於藝)하는 경지를 최고로 삼았는데,
난 언제 그 경지에 다다를지 모르지만,
그러기 위해 오늘도 천천히 유영(遊泳)하고 있다.
나무늘보처럼.
참! 조금 아까 김진규 선생님께 전화 드렸는데,
어느 섬엔가, 바닷가엔가 가 계시는지 전화가 제대로 안 통해
말씀 얼마 못 나눴지만, 선생님의 한마디에 여전히 가슴이 뛴다.^^
"너무 보고싶었다"
나도 그랬는데..... 그건 그렇더라도, 우리 선생님, 너무 솔직하신 거 아냐.
얘들아, 닭살 솟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