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우리 친구들아~~~
잘 들 지내고 있지?
더운 여름도 이제 막바지에 접어 들었고 추석도 얼마 안 남았으니
몸도 마음도 무척들 분주하겠구나.

나는
여기 모스크바에 온 지 이제 한달 밖에 안되었는데,
몇 개월이나 지난 것 처럼 서울이 아득하구나....
여기 오자마자 잠깐 다니러 온 큰 애 구경시키느라고
쌍트 페쩨르부르크도 다녀오고 체코의 프라하도 몇칠 다녀오고해서
이삿짐 정리가 늦어져서 이제야 겨우 정신차려 이 글을 쓴단다.

하옇튼 나는 지금 너무나도 특이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단다.

정신없이 짐 싸가지고 이사 왔다갔다 하느라고
러시아에 대한 사전지식 없이 배짱 좋게 와서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단다.
도대체가
모든 간판이나 싸인이나 사람들이나 영어는 거의 쓰지 않는단다.
러시아 글자도 우리가 알고있는 영어 알파벳이랑 전혀 다르게 쓰이고
보통 러시아 사람들 하고는 아주 전혀 의사소통을 하지 못하겠더라.
오죽하면 우리 아이가 입학한 American School 에 가니까
사람들도 글씨도 모두 영어라서
내가 미국에서 한국사람 한글을 만난 것보다 더 반갑더라.
다음 주 부터 러시아어를 배우기 시작할 거니까
너희들 여기 놀러오면 내가 통역(?)해주려는 야무진 꿈을 가지고 있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땅덩어리가 크고,인구는 1억5천만 정도란다.
수도인 모스크바 인구는 천만명 정도라는데
서울 저리가라 할 정도로 Traffic이 심하고
자동차들도 몇십년 된 낡은 차부터 최신형 고급차까지 여러 종류를 볼 수 있단다.
동양 사람을 비롯한 유색인종은 별로 볼 수 없고
키 크고 덩치도 큰 러시아 사람이라 집들도 천장이 아주 높고 큼직큼직하다.
특히 러시아 아가씨들은 너무나도 늘씬하고 예쁘단다.
그런데 아기 낳고 나면 갑자기들 뚱뚱해져서....

말도 안 통하고 아직 외국인들에 대한 치안도 불안전하고 그래서
거리를 마음대로 걸어다니지 못하고
꼭 기사 딸린 차를 타고 외출해야해서 무척 답답하고 불편하지만,
경치도 탁 트이고 아름답고
무뚝뚝하면서도 친해지면 수줍게 친밀감을 표시하는 이 곳 사람들이
앞으로 더욱 좋아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특히 한이 서린듯한 러시아 음악이 우리 정서에도 비슷한 것 같고
음식도 제법 우리 입맛에 맞는단다(고급 러시아 음식도 먹어 보았고.러시아 패스트후드도...)

내가 지금 장님 코끼리 만지듯이 이 곳 이야기를 쓰고있지만
여기서 한 2년 살고나서 이 글을 읽으면 어떨까 하고 생각도 해본다.
어쨋던 지금 나의 느낌은 이렇단다...ㅎㅎㅎ

오랫만에 우리 12기에 들어와보니
우리 친구들 모두 바쁜가보다.
그래도 우리 방에는 항상 불이 켜 있어야 하는데......

다음엔 조금 더 재미있고 리얼한 이 곳 소식을 전할께.
모두들 건강히 잘있어라~~(x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