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 되니 슬슬 올 여름엔 무엇을 할까 생각하게 되었다.
큰아이와 식탁에서 이런저런 이야기하다가 별로 친할사이없는 네 식구가
함께 여행을 하면 좋겠다고 제안을 했다.  항상 바쁜척하는 그사람, 나와는
함께 할 시간이 별로 없는 큰아이, 다시 올 수 없는 젊음이라며 도서관에서
술자리에서 길거리에서 끝간데없이 자신을 실험하는 작은아이

누군가의 연인일 큰아이가 가고싶다는 도시를 목적지로 정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축구 선수가 살고있는 곳에 가서 축구경기 보고싶다는 작은아이 달래고
도대체 그런 길고 먼 여행 맘속으로는 조금도 가고싶어하지 않는 그사람 협박하여
드디어 여행사에 예약금을 걸었다.

조마조마했었는데 5% 위약금을 물어야하는 마지막날 그사람 빠질수 없는 일정 잡혔다며
셋이 다녀오랜다.  담담히 말하는 그 사람 표정 내눈엔 해방감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
그 말 듣고 작은아이 자기도 안간댄다.  그 곳엔 관심도 없었는데 오로지 가족여행을
자기때문에 망칠까봐 간다고 했다며 안간댄다.

엄마는 가족이 아니니?
언니랑 둘이 갔다와.  둘이 잘 맞잖아?  나랑가면 많이 싸울거 같아.  가고싶지 않은 데는 안갈거야.
네가 가고 싶은곳은 어딘데?
축구선수네 나라.
이 담에 너 혼자 가.  이번엔 이곳으로 함께 가자.  오늘까지 결정해야되니 저녁때까지 생각해봐.

생각해봤어?
음 ~ 난 안가고 싶어.
내 맘이 너무 아프다.
왜?
함께 못가서, 널 두고 가면 맘이 너무 아플거 같아.  같이 가자.
엄마는.  내가 가고싶지 않아 안가는건데 왜 엄마가 맘이 아파?  난 정말 가고싶지 않단말야.
한번 더 생각해봐.  같이 가자.
아 ~~~ 엄마땜에 내가 가고싶은 곳 못 간단말야.  아르바이트도 못하고.
뭔 아르바이트?
고 1 과학 봐달라고 했는데.  그 돈 벌어서 펜타포트(?) 페스티벌 가려고 했단말야.
그렇게 애태우던 이유가 그거였군.  실실 웃음이 나오네.

그럼 엄마가 그 페스티벌 갈 돈 대주면 여행갈거니?  한참 생각한 후,
그래.

머리도 좀 아프고 열도 좀 있었는데 인천 해변에서 이틀 지낸 후엔 내과에서 지어준 약도
효과가 없다며 끙끙댄다.  감기려니 싶었는데 머리가 너무 아프다고 손이 마비되어 움직이지
않는다고 엉엉운다.  피가 안통하나 싶어 주물러주려하니 살갗도 아프다며 손도 대지 말랜다.
집에서 쉬던 큰아이와 응급실로 옮겨놓고 일하던 그사람까지 불러냈다.
온갖 검사 다하고 링거맞고 누워있던 아이,  바이러스 감염인것 같다는 대답과 3일분 약과
몇일 후의 의사 면담 약속장을 들고 밤 12시에 집으로 돌아왔다.

아침 식사후 먹는 약 있던데 지금도 자고 있으니 그 약은 걸러야겠네.
의사 면담에서 여행해도 좋다는 말을 꼭 들어야 할텐데.
큰아이 반수할까봐 떠났던 가족여행 이후 6년만인데.
작은아이 재수 절약비로 떠나는 이 여행 ~ 과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