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부턴가 야채가게 완두콩을 보면 정화 얼굴이 떠올라.
내겐 아무 의미없던 콩자루가 친구생각을 이어주네 ㅎㅎㅎ
그래도 사지는 않아 ㅋㅋㅋ 걍 혼자 빙그레 웃으며 걸어가요.
작년에 욕심껏 사놓고 냉동한 채 남아있는 콩한테 미안하거든.
며칠전 토요일 아침에
병원가려고 나섰다가 반대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탔어
나름 일탈..에너지 채우러ㅎㅎ
가다보니 낮익은 시골길이 보여 한 정거장을 지나쳐서 내렸어.
작년 이맘때 동막골 인순네 가던 길이었거든.
땡볕속에 시골길이 너무 짧음을 아쉬워하며 아껴 걸었지 왔다갔다 하며 ㅋㅋ
사람들은 없고 줄에 매인 강아지랑도 놀고..
인순네 마당은 인적없네 무슨 일이 있는지..
마당을 지키는 수국, 버찌나무만 풍성함이 한창이더라
버찌나무 찍어왔어
한시간 놀고 다시 병원으로 돌아왔지, 흐뭇해져서.. ㅎㅎㅎ

오늘은 건국대학교에서 <2007년 의료기관평가 문항 설명회>가 있었거든.
아침 8시, 새천년관을 향해 걸어들어가는데 나는 신났어
첨벙첨벙, 우산속으로도 막 새어드는 드센 빗줄기.
이런 후련한 빗줄기는 일년중 몇번 못보니 귀한 선물 맞지?
mp3 습기찰까 옷속에 감추고
혹 책 떨어질까 꼭 끌어안고...
신발은 비에젖어 몇번씩 벗겨지고 ㅋㅋㅋ
오전교육 마치고 교정으로 나와보니 교정은 얼마나 신선한지
강의실에 다시 들어갈 수는 없었어 ㅋㅋ
내가 들어야하는 의무기록/의료정보 평가문항 정보는 입수했겠다,
비개인 좋은 시간, 호수 감상하기로 단박에 결정 ㅋㅋ
그렇게 긴 시간 아니라도 충분했어
백련을 피워올린 연밭이 꽤나 넓은 호수위로 운치있게 펼쳐져있고
바람과 비를 머금은 구름과 반짝이는 물빛...그리고
내가 앉기 좋아할만한 층계참도 찾아내고, 오가는 발길도 한적하니..
곁에 친구는 없었지만, 아니, 동지들은 모두 강의실에 있었지만 ㅎㅎ
완벽한 시간 이었어
한없이 흡족해하며 산책허기를 채우고 나서
늘 전전긍긍 진도나가지 못하고 미뤄미뤄오던 과제를 끼적끼적 하는데..
프로그램 layout 이 술술 풀려 정리가 되었어
골머리아프던 과제도 한건 해결하고 ㅋㅋ
찜찜했던 어제일도 시원한 바람에 털어 말리고..
오늘 빗속에 나처럼 고맙게 다녀온 사람이 또 있을지.
행복한 시간 저장. ㅎㅎ
요즘 아산병원 소아암병동에 인턴쉽중인 민정이한테 카메라 주었더니
난 카메라 없다,요즈음..
지름신 강림할것 같아
민정이 인턴쉽하느라 서울에,
동호녀석도 재수하시느라 서울에..
옥련동 우리집엔
어떤남자 한사람만 뎅그러니 남아
천방지축 여자 무사히 돌아오라고 핸드폰 연신 눌러대며
집 지키고 있구나ㅎㅎㅎ
선물로
정성 최고들인 된장찌개 두부 넉넉히 끓여 맛나게 한그릇씩 퍼먹고
오늘도 평화로운 저녁 되어서 감사한 중...
낼이 토요일이면 얼마나 좋을까 철없이 보채본다.
옥규가는 북한산길 못 따라 갈 내일시간을 아쉬워하며
친구들아 모두모두 잘 지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