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4박5일 동안
우리 12기 친구들이 4명이나 살고있는 동부에 다녀왔단다.
토론토의 혜숙이랑 정인이는 당분간 떠날 수 없다하고
그쪽 친구들은 일정을 대강 정했다하니 한가한(?) 내가 혼자 대표로....

워싱톤 D.C.를 중심으로
북쪽으로 30분정도 가면 메릴랜드주의 정인옥,
남족으로 30분정도 가면 버지니아주의 임채경.
좀더 20분정도 더 내려가면 거기도 버지니아 노영옥,
밑으로 4시간 쉬지않고 달리면 노스캐롤라이나의 김인자.
모두모두 만나서 반갑게 재미나게 지내고 왔지!!

(떠나기 전 갑자기 터진 `버지니아텍 사건`은 그냥 넘어가기로 하자..)

정말로 똘똘한 인옥이(원래 알곤 있었지만 이 번 기회에 더욱 놀랬지)와
실시간으로 전화하며 비행기표도 저렴하게 잘 샀는데
공항가는 택시가 늦게오고 나도 시간을 잘 못 알아서 비행기 놓칠뻔 했단다.
다행이도 타기 직전에야 알아서 안달(?)하지 않고 여유있게 탑승수속을 했다는거 아니니.
(미국행은 캐나다에서 미리 입국수속하는데 어쩐지 그 사람들이 나더러 서두르라고 하더니만..ㅎㅎㅎ)

워싱턴 공항에 도착하여
인옥이 차를 타고 워싱턴 한 복판 채경이가 일하는 빌딩 근처로 갔다.
채경이와 만나 점심을 근사한 그릴에서 먹으며 회포를 풀고
같이 천천히 걸으면서 `National Gallery of Art`에 갔다.
내가 22년 전에 여기 여행와서 주요건물(국회의사당,백악관등등..)은 다 본 듯하고
이번 여행은 친구들 얼굴보러 온 거라 주로 거닐고 아름다운 날씨를 만끽했다.
(토론토는 아직 추운데,여기 포토맥강가의 벛꽃들은 벌써 지고 있더라)
채경박사가 약간 땡땡이(?)치고 우리랑 놀다가 들어가고
영옥이가 저녁준비해 놓았다고 빨리 오랜다.
영옥이 신랑이 데크에서 바베큐로 구운 고기와 새우,여러가지 요리..
(영옥이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시는 분..큰 덩치에 귀여운 미소의 작은 아들도 인상 깊고)
한국에서보다 더욱 구색 갖춰 차린 밥상에 너무 고맙고 미안하고 그랬다.
더군다나 손수담근 김치 3가지는 어찌나 시원하고 맛있던지..
그 와중에 시애틀의 규희가 전화를 해 와 한참을 안부를 전하고)
집에가는 길에 채경이가 자기집에 들러 차마시고 가라는데 깜빡하고 놀다가
(채경이는 아이들 때문에 못오고 집으로 곧장 갔다)
채경이 딸이 기다리고 있다는 말에 밤11시 다되어 채경이집에 갔다.
학구적인 아들과 귀엽고 재주많은 딸...
메릴랜드 교외의 한적하고 아름다운 인옥이 집에오니 새벽 1시가 다되었네..

다음 날 늦잠자고
인옥이의 웰빙 아침(고구마,호박 과일등)을 먹고
인옥이네 동네 호숫가를 산책하고 놀다가
영옥이네 집으로 가서 같이 노스캐롤라이나의 인자네 집으로 출발.
인옥이가 힘(?)도 안들이고 운전을 편하게 해서
세 여자가 하나도 지루하지 않게 네시간 반만에 그리운 인자를 만났다는 것.
특히 영옥이의 재치있고 예리한 입담(?)은 너무 신선하고 재미있어 시간가는 줄 모르겠더라.
듀람이라는 동네로 유명한 듀크대학 근처인데
너무나도 조용하면서도 친근감이 드는 동네에 아담하면서도 아름답고 환한 인자네집.
항상 소녀같이 감상적이며 여리면서도 살림은 어찌나 잘하는지...
(내가 반성 많이 하고 왔다,정말로.)
그 다음은 말안해도 다 알지? 이얘기 저얘기 수학여행 온 듯 밤새는 줄 알았네.
포도주와 촛불도 준비하고 무드를 잡았는데 다들 술이 약해(나만 빼고,ㅎㅎ)
두잔도 못마시네.

인자의 귀여운 늦둥이 딸을 바이올린 스쿨에 데려다 주며
아침을 분위 있는 커피숍에 가서 맛있게 먹고
`Duke Garden`에가서 꽃구경을 하며 산책했지.
하옇튼,우리를 어디로 데리고 가서 뭘 먹이고 뭘 보여줄지 무지하게 연구한 모양이야~~
저녁까지 예쁜 Shop들도 구경하며 놀다가 집에 돌아갔지.
인자가 데크에서 모닥불도 피고 놀자고 했는데
그만 이야기에 빠져 밤이 너무 깊었네..
한국의 임규 말마따나 우리 모이면 이것저것 필요없이 그저 마실 물이나...ㅎㅎㅎㅎ

다시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날 아침.
너무나도 유명한 `Duke University Chaple`을 보고 떠나기로 했다.
고딕양식으로 아름답게 지은 고풍스런 예배당에서
종파를 초월한 예배양식(캐톨릭과 감리교의 중간?)으로 하는데
너무나 경건하고 아름다왔다.특히 성가대의 찬양은 천상의 소리인 듯 ...
시작하면서
`버지니아텍`희생자들을 위한 32초간의 묵념이 성가대의 바하음악과 있었는데
우리의 인자는 아니나 다를까 훌쩍거리고..
정말 미국남부의 양반(?)같은 백인들 틈에서 우리 한국 아줌마들이
32명과 또 한명을 위해 기도드리던 날이었다네.
워싱턴에 돌아가면 채경이랑 모두 같이 식당에서 저녁먹기로 했었는데
채경이가 굳이 모두 자기집으로 오라고 성화다.
채경이 미국친구가 와서 채경이 딸이랑 `Taco`를 만들었단다.
캐주얼하게 칵테일과 새우랑 타코를 먹고 아쉬워하며 작별을 했다.

일어나 보니
인옥이가 벌써 내가 좋아하는 커피와 아침을 준비하고 있구나.
영옥이랑 채경이는 오늘이 월요일이라 일하러 나갔고
인옥이랑 메릴랜드의 주정부가 있는 Annapolis 로 갔다.
대서양 연안의 해군사관학교가 있는 항구.
유람선을타고 바다를 한바퀴 돌면서 작년에 거제도 다녀온 이야기를 많이했단다.
(모두들 갑자기 그리워지기 시작하더라..)
메릴랜드에 오면 `Blue Crab`을 안 먹고가면 안된다고
인옥이가 바다가 보이는 음식점으로 데리고 가더라.
나무망치로 삶은 `게`를 두두려가며 정말 맛있게 먹고
공항으로 갔다. 토론토 우리집으로 돌아오려고...

너무도 고마운 친구들...
모두들 20년 안쪽으로 미국 땅에 뿌리내리고 살면서
알뜰하고 현명하게 아이들을 기르고 열심히 사는 친구들!
모두들 사랑해!!!

근데,
나는 왜 시집 간 딸들 잘살고 잇는 모습을 보고온 친정엄마처럼
이렇게 마음이 편안하고 뿌듯한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