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옥규가 아주 도배를 해요~
그려, 나 무수리여!

우리 친구들이 요즘 바쁜가 봐, 아마 나만 안 바쁜가 봐 ㅎㅎ.......

특별히 몸이 안 좋지 않으면 일요일 아침엔 늘 조조 영화를 보거든.
아침에 세수라고 할 것도 없는 세수를 하고는 휙 잠바만 걸치고 집 근처에 있는 영화관에 가.
고개 푹 숙이고 만날 사람도 없겠지만 만나도 큰일일 모습으로.
무릎에 덮을 작은 깔개 들고 들어가 한 십분 쯤 졸기도 하고 졸다가 깨면 열심히 영화를 보지.


오늘은 꼭 봐야겠다고 마음먹었던 영화 <타인의 삶>을 보았어.
요 전 주에는 <리틀 러너>라는 영화를 보았고.

<리틀 러너>는 아주 전형적인 멜로 드라마라 특별히 뭐라 말할 건 없는데, 난 아이가 나오는 영화는 무조건 좋아하기 때문에 그 쉴 새 없이 뛰는 꼬마가 나오는 이 영화가 아주 따뜻하게 느껴졌어.
게다가 정점의 시간에 딱 맞게 흘러나오는 성가가 기가 막히게 나를 건드려 그냥 눈물이 주루룩 흐르더라.
~알렐루야~~ 이런 가사가 계속 흐르는 성가였는데 참 좋더라구.
노래는 정말 큰 힘이 있는 것 같아.

<타인의 삶>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느끼게 해 준 아주 잘 만든 영화더라.
괴롭더라.
내용은 안 얘기해 줄게. 시간들 되시면 보시라구. 안 봐도 되는데 봐도 돼.

보고 걸어 오면서 생각하기를

우리 친구들 다 제 때 결혼해서 아그들 모두 다 졸업하거나 취직하거나 군대 갔거나 하지 않았나?
시간 되는 친구들이랑 일요일 아침 영화 같이 봐도 괜찮겠네 이런 생각 했단다. 못 말리지?

끝나고 차나 한 잔 마시고 좀 이야기 나누고 극장 앞에서 섭섭하게 헤어져도 괜찮을 것 같더라구.
난 집에 와서 한 시간 자야 되거든.


우야든동
영화 끝나고 슬슬 걸어서 인사동을 한 바퀴 돌았는데 멀미 나서 죽는 줄 알았네.
인멀미라고 하지? 산에 가는 사람이 제일 부럽두구만.

그래도 봄 냄새가 온 천지에 진동하더라구.
걸을 때가 된거야.


얘들아, 토 일에는 느네들 맘대로 더 긴 코스로 놀고, 우리 모임은 이번에 금요일 오후에 하면 어떨까?


음~  내가 네 시 40분에 끝나거든.
올 수 있는 사람은 네 시까지 우리 학교로 오는 거야.
내 방이 있거든. 우리 학교는 교사들이 다 자기 교실이 있어서 학생들이 찾아다니면서 공부해.
대학교처럼. 왜냐면 방마다 나름대로의 여러 기자재가  필요해서 옮기기도 어렵고 해서 그렇게 해.
그러니까 너희들이 오기가 더 편해. 내 방을 느네들 방이라고 생각하면 되거든.


우리 학교에서 출발해서 오른쪽으로 슬슬 걸어가면 인왕산 입구와 인왕산 스카이웨이가 나오거든.
거기서 백사골까지 걸어가자.
한 한 시간 반~ 두 시간 정도.

그리고 저녁 먹자. 워쩌?

내 지론은 맘 편한 게 최고다.
시간 있으면 오고 그렇지 않으면 못 온다.
뭐든지 자유롭게 하자 이거이가 제일로 좋은 것 같다.
아! 내 다리? 걷는 건 지장 없어.(비밀인데, 운동도 좀 했어 아주 조금) 전 후 좌 괜찮고 우만 좀 조심하면 돼.
어차피 보조기 찼으니까 암시랑도 안해. 이젠 보조기가 내 살 같다니깨~

그 날 저녁은 내가 좋아하는 아줌마가 하는 아주 서민적인 식당.
청국장이 먼저 거기보다 맛있어. 뭐 이것 저것~



결론

날짜 시간 :   3월 30일 금요일 4시
장소        :   서울 농학교 3층 내 방 (경복궁 역 3번 홈에 내려 아무 버스나 타고 농학교 앞에 내려. 두 정거장. 걸어도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