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지금 청량리에서 버스 탔어요.

엠티 가는 거니?

응, 엄마, 또 엄마 못 보네.. 하하하

그래, 잘 다녀와... 그런데 너 어떻게 깼어?

친구가 전화로 깨워줬어.  깨보니까 엄마 없던데.

그랬구나.
엄마, 지금 친구들이랑 북한산에 와있어.

지난주 귀가 시간 문제로 딸 아이와 언쟁을 벌였다.
엄마는 대학생이 되면 맘대로 해도 좋다고 해놓구선 약속 안지킨다며
자기도 이제 성인이니 제발 걱정하지 말라고, 여학생이라고 자꾸
빠져버리면 왕따가 되는건 시간 문제라고 자기도 자신의 안전과
품위를 잃어버리는 바보짓은 절대 안한다고...

축구 경기를 보는 것은 정말 재미있다며 새벽에 하는 경기를 보기위해
밤을 새다싶이 하질 않나, 입학하자마자 내주는 리포트 숙제하느라
또 밤새 불 밝히고.. (미리미리하면 안되나? 하루 전에 내주진 않을 거 아냐.)
아침 안 먹는 건 다반사고.. (위버리면 어쩔려고, 이담에 아프면 어쩔려고)
오전 잠 자기위해 수업도 점심때쯤 시작하는 걸로 듣고..(취업도 아침형 인간이 잘 된다는데)
축구 동아리에서 응원한다고 얼씬대고...(차라리 직접뛰지, 운동이나 되게)
왠 책은 그리 두꺼운지 팔에 들고 다니느라 몸이 휘어질 지경인데...(등에 베낭메고 다니면 무겁지도 않고 좀 좋아)
아이구 속옷 보이겠네..(우리때도 미니는 있었다만)

엄마의 걱정과 바램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는 말과 함께 자기를 믿어달라며,
나의 통제가 자기를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따지던 딸은 결국 눈물을 흘리고..

나이든 엄마의 늦은 두뇌회전도 고려해서 용건만 간단히 얘기하지말고
무엇이든 자세히 얘기해달라고..(그래야 널 더 많이 이해하지,괜히 누구말대로 혼자 소설 쓰지 않지)

나 때문에 늦었다니 친구들에게 밥 사주라고 특별용돈도 덤으로 주어 내보내니 ...
너무 피곤하구나! 잠이 들려고 하는데 ...
같이 숙제하려고 빌려논 동아리 방에 페인트 칠한다고 오지 말라는 연락받고
가다가 돌아왔다며 밤 10시 영화표 사왔댄다.
윌 스미스 나오는 영환데 괜찮은 거야, 엄마 힘들면 취소할까?  
아냐, 좀 누워있으면 그 시간까지 나을거야.
(토요일 밤엔 티비도 재밌는데...그래도 화해의 몸짓같은데 달콤한 휴식쯤 포기해야지)

행복을 찾아서.... 그 이후 나는 딸을 절대 비난하거나 평하지 않았고... 딸은 오늘 자기의
스케쥴 보고하는 전화에서 날 향해 하하하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