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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한 연애 이야기인줄 알고 목록에서 지웠었는데 이번주내에 시간내질 것 같지 않아
비장한 마음으로 혼자 들어갔다. 이 시간 참 좋군. 앞 사람 머리도 별로 없어 훤한
화면으로 기분좋게 볼 수있군. 평일 저녁시간 바로 전.
저 장면, 나 봤었어. 대성리 그 푸른 잔디위에 앉아 한담 나눌때 잔뜩 영어로만
쓰인 잡지 한조각 출장갔다 오는길에 구해온거라며 내미는 동료, 우린 돌려보며
그럴리가 ... 했었지. 넓은 체육관 같은데 잔뜩놓인 직육면체들.... 뜨거운 눈물이 흐르네.
퇴근 무렵 창밖이 시끄러워 내려다보니 미도파 백화점부터 신세계까지 젊은 어른들로 꽉차여
있었지.
나만 행복하면 어쩐지 나쁜놈인 것 같았던 시절... 그래 그런때가 있었지.
저녁밥 챙기러 종종 걸음으로 집으로 향하는데 그 많은 지하상가 군중속에서
눈물이 줄줄흐르네. 엉엉 시원하게 울고 싶은 맘이 드는 건 왜일까?
그래, 이건 혼자 가길 정말 잘했어.
코엑스에서 친구랑 보았다는 큰아이에게 물으니 뭘 말하려는지 잘 모르겠다네.
광주이야기를 몰라서가 아닐까 했더니
알긴 아는데...
그럼 그냥 사랑이야기 했더니
음, 사랑이야기구나!
2007.01.09 01:09:43 (*.223.34.140)
종로 2가 어느 술집에서 그 당시 애인이던 남도 출신 남자와 술을 마시고 있었어.
믿을 수가 없었지.
믿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었잖아.
옆 머리가 뻐개지는 것 같은 통증을 느끼며 이 영화를 봤는데, 이 장면보다 훨씬 심한 사진과 동영상을 볼 때보다 더 고통스러웠던 이유는 이 젊은이들의 사랑과 인생까지도 자책감으로 느껴졌기 때문일 거야.
문제는 일회용의 슬픔이라는 거야.
또 잊고 웃고 그리고 저축하며 살잖아.
그게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슬퍼하기도 그렇더라구.
연기 잘 하더라. 쿨한 연기라고 하나 염정아의 그것?
그렇게 쿨할 필요까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던데......
너무 슬퍼하지 않는 척 하니까 더 슬프더라구.
믿을 수가 없었지.
믿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었잖아.
옆 머리가 뻐개지는 것 같은 통증을 느끼며 이 영화를 봤는데, 이 장면보다 훨씬 심한 사진과 동영상을 볼 때보다 더 고통스러웠던 이유는 이 젊은이들의 사랑과 인생까지도 자책감으로 느껴졌기 때문일 거야.
문제는 일회용의 슬픔이라는 거야.
또 잊고 웃고 그리고 저축하며 살잖아.
그게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슬퍼하기도 그렇더라구.
연기 잘 하더라. 쿨한 연기라고 하나 염정아의 그것?
그렇게 쿨할 필요까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던데......
너무 슬퍼하지 않는 척 하니까 더 슬프더라구.
2007.01.09 04:47:01 (*.211.194.4)
정화야
난 시공을 초월하여 너희들과 호흡하고 있다 생각하는데
이런 류의 문제에 부닥치면 완전 외계인 같아져 슬퍼
이런 영화가 있었는지, 지금 상영되고 있는건지
내용이 정화건지, 진수씨 건지, 옥규건지......
모르겠잖아
그저 몰라도, 목숨건 사랑이야기라면 좋겠다
포스터 너무 보기 좋다
네가 찍은 눈 사진들도 너무 좋더라
난 시공을 초월하여 너희들과 호흡하고 있다 생각하는데
이런 류의 문제에 부닥치면 완전 외계인 같아져 슬퍼
이런 영화가 있었는지, 지금 상영되고 있는건지
내용이 정화건지, 진수씨 건지, 옥규건지......
모르겠잖아
그저 몰라도, 목숨건 사랑이야기라면 좋겠다
포스터 너무 보기 좋다
네가 찍은 눈 사진들도 너무 좋더라
2007.01.09 22:57:37 (*.74.185.19)
진수님, 영화 직접 보실 여유가 생길때까지 막내리지 않았으면하고 바래봅니다.
뜨거운 눈물은 남녀간의 사랑의 문제가 아니었어요.
항상 언저리 인생이었던 내 지난 그 시절이 떠오르면서 누구에겐가 미안하고
부끄러워서... 그날 밤엔 그냥 혼자 있고 싶었답니다. 생각좀 하면서.
실제로 그 시절 난 그대없이는 못살아 하면서 결혼을 했네요.
사랑하고 살림하고 출근하고...
영화를 보며
피하고 싶은 다시 생각하고싶지않은 주제를 얼떨결에 받아가지게 된거지요.
답답해서 소리질러 울고 싶어진거고...비록 일회성일지라도
인자야,
다 이해하지 못해도 네가 함께있다는 거... 난 좋아.
뜨거운 눈물은 남녀간의 사랑의 문제가 아니었어요.
항상 언저리 인생이었던 내 지난 그 시절이 떠오르면서 누구에겐가 미안하고
부끄러워서... 그날 밤엔 그냥 혼자 있고 싶었답니다. 생각좀 하면서.
실제로 그 시절 난 그대없이는 못살아 하면서 결혼을 했네요.
사랑하고 살림하고 출근하고...
영화를 보며
피하고 싶은 다시 생각하고싶지않은 주제를 얼떨결에 받아가지게 된거지요.
답답해서 소리질러 울고 싶어진거고...비록 일회성일지라도
인자야,
다 이해하지 못해도 네가 함께있다는 거... 난 좋아.
2007.01.10 23:08:23 (*.212.89.18)
정화야,
너도 그랬구나.
나도 한참을 울었다. 그리고 며칠 자꾸 울음이 나는걸 애써 참았다.
온세상 걱정 다 짊어지고 힘들어 했던시절...
계란으로 바위를 치고 있는 것 같아 더 암담해 했던 날들...
자기만 행복하면 배신이라도 한듯 나쁜 놈 같아서
결혼하고 한 동안을 하늘을 옳게 바라 볼 수 없었던 시절...
그래도 영화는 실형을 살고 나온 뒤, 주인공이 그렇게 암담한 상황이 아니지만
실제론 나와서 오히려 살아있음이 더 버거운 삶들을 생각하니 참담하기 그지없더라.
그런데 또다른 아픔들이 개인의 책임으로 돌려지고 있는 현실을 어찌해야 하는건지...
인생은 길어, 역사는 더 길어 했던 말을 믿어봐?
가슴이 멍먹하게 아프다.
너도 그랬구나.
나도 한참을 울었다. 그리고 며칠 자꾸 울음이 나는걸 애써 참았다.
온세상 걱정 다 짊어지고 힘들어 했던시절...
계란으로 바위를 치고 있는 것 같아 더 암담해 했던 날들...
자기만 행복하면 배신이라도 한듯 나쁜 놈 같아서
결혼하고 한 동안을 하늘을 옳게 바라 볼 수 없었던 시절...
그래도 영화는 실형을 살고 나온 뒤, 주인공이 그렇게 암담한 상황이 아니지만
실제론 나와서 오히려 살아있음이 더 버거운 삶들을 생각하니 참담하기 그지없더라.
그런데 또다른 아픔들이 개인의 책임으로 돌려지고 있는 현실을 어찌해야 하는건지...
인생은 길어, 역사는 더 길어 했던 말을 믿어봐?
가슴이 멍먹하게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