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없는 여자가 어디 있나?

인원이 적었지만 우리 12기는 최선을 다 했어.
솔직히 음악성에 있어서(악보 말여) 우리 12기보다 뛰어난 기 있으면 나와 보라구 해!(나오지 마셔요~~)

그레고리안 성가 분위기의 시작 부분과 중간의 경쾌한 간주, 빠른 박자의 마무리와 가벼운 춤.
우리의 천재 김혜숙 양의 기막힌 작품을 접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웠어.

생각해 볼 때 주최측도 말은 합창 대회라고 했지만 정말 실력만으로 합창 준비를 할 수 있을까 생각했던 것도 같고, 출연한 동문들도 우리가 카수여? 그냥 섞지 뭐 하며 여러가지를 동원한 것도 같은데.
우리 조신한 12기는 그냥 말 그대로 <합창>만을 생각했지. 기막힌 작곡가도 있고 기막힌 반주자도 있는데 우리가 뭐 노래만 잘 하면 되지 뭐 했지.

처음에 씨디 반주로 꽝꽝 울려대는 반주에 당황했어.
어? 이거 합창 맞어? 엥?  가발?  춤?  마이크 대고 한 사람이 노래?  가사가 화면에?

우리는 다시 하얀색 보라색 티셔츠를 다시 내려다 봤지. 우짜지........  

하지만 우리가 누구냐? 12기 아니냐?

다른 기수에 비해 너무나 적은 인원으로 무대가 소박했지만, 우리는 최선을 다했고 모든 사람들은 우리 혜숙이의 트롯트 변주곡에 큰 관심을 보였어. 순호 언니는 연신 "좋다!  좋다!" 하면서 추임새를 넣었고.

노래하는데 참 즐겁더라.  노래가 좋으니까 신나더라구. 자신감도 생기고.
춤 들어가는 딱 두 박자 전에 미리 나와버린 몸짓에 우리는 더 흥겹게 웃음을 터뜨릴 수가 있었고, 아주 크게 웃으며 노래를 끝냈지.

됐어, 잘 했어!

우리가 참가상인가 장려상인가 그런 것 받았지 아마?  
우리가 애 취급 받는 곳 그리 흔하냐? 그럼 됐지 뭐. 맘들 푸셔~

혜숙아
고마워. 복 받을껴.
옷 준비해 준 친구들도 고맙고(임규랑 연희 또 누구?).
가죽 옷 경품 받고 또 식사 쏜다는 경래. 안 그래도 돼야. 경래는 너무 착해서 마음이 짠해.

그 날 만난 숙희야
나 뜻밖의 선물 받은 것처럼 마음이 아주 푸근하고 기쁘구나. 내 맘이야.

대전댁들
일당 십이여. 복 받을껴.

연옥아
너 정말 멋지고 보기 좋아. 근데 그 기막힌 한복 입었다 왜 벗었어? 그 치마 무지 독특하고 예쁘더라.
너 갖고 있는 재능 그렇게 많이 베풀어야 해, 진짜 멋져! 우리 모두가 응원한다. 연옥이 화이링!


이정원
정원이가 합창에는 참여를 못 했지만 우리 모임에 맞춰 자기의 책을 주느라고 너무나 애를 썼단다.
희, 노, 애, 락 정 이 다섯 권의 책을 만드느라고 지금 혼신의 힘으로 애를 쓰고 있단다.
어제 희 노 이 두 권의 책이 나왔고 특급 택배로 우리에게 보내줬단다.
나머지 세 권은 봄에 나온대.
정원아
너무나 고맙다.
너의 필생의 수필 작업을 우리는 이리 편히 보니 우짜니?
마음으로 읽을게.


함께 했던 친구들 너무 좋았어.   함께 하지 못한 ㄴ들 느그들 반성해라잉~
눈 커다란 예쁜 설희, 일 치르느라 더 마른 것 같은 혜인이, 사진 찍어 준 설경이, 있는 것만으로 즐거움을 주는 안나, 교감샘 명희.......
모두 모두 반가웠어.
안나가 다음에는 10명 이상 동원한다니 기대 기대!





얘들아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난 노래하는 모습과 소리가 참 좋더라.
7기가 남편들과 함께  한 -10월의 어느 멋진 날-  정말 좋더라. 마음이 찡했어.
우선 노래를 잘 하고(아마 성악을 전공한 사람들이 많은가 봐. 남편들도 성악한 것처럼 목소리가 너무 좋더라) 분위기도 좋았어. 거의 매 기가 30~40명 출연했거든.

3기에는 아는 언니들의 모습이 보여서 더 정겨웠고 노래 선정도 좋고(순수하고), 노래도 아주 잘하셨어.
연습을 많이 하셨나 봐. 가슴이 뭉클했어.

4기는 말야. 어느 선배의 아드님이 직접 지휘를 했는데 아카펠라였어.
그 지휘자가 무대를 확 휘어잡는 파워가 대단하더라. 타고난 재능이더라구.
그 분위기에 확 사로잡혀서 4기 언니들은 한 호흡으로 노랠했는데 정말 보기 좋았어.

11기는 한 사람 한 사람 다 다른 옷을 입었는데(드레스 종류) 주관한 사람들이 참 애썼을 것 같더라. 연습을 많이 한 것 같은데 처음에 노래가 잘 전달이 안돼 좀 안타깝더라. 하지만 성의있는 모습에 뭉클.

우리 30주년 할 때 부른 아윌활로우힘(ㅎㅎ)을 수녀복을 입고 나와 부른 선배님들도 있었고, 참! 8기는 어여쁜 장미야 참 아름답다~ 그 노래 했는데 야~ 좋더라. 옛날 생각나더라. 그 노래 끝나고 사회자의 자연스러운 인도로 모두가 같이 그 노래를 다시 불렀거든. 좋았어. 동문 모임 같더라구.

30주년을 바로 끝낸 13기가 사이사이 출연해서 합창제를 빛냈어. 13기 참 대단해.
참 대견하더라. 같이 나이들어 가는 건데도 후배들이 잘 하니까 참 뿌듯하고 좋더라.
얼마 전에 고생하고 애쓴 모습을 봐서 더 그런가 봐.

설명할 필요도 없는 우리의 사회자, 사회를 보기 위해 미국에서 날아 온 6기 선배 김춘자 언니.
그 자체가 하나의 기적 아니니?
아우~~


신영이가 준 호박 고구마가 익는 냄새가 나네. 후라이팬에다 뚜껑만 덮으라고 해서 그렇게 굽는데 이거 참 혼자 먹기 아깝다.

어이! 동무들~
자네들 생각함시롱 군고구마 나 혼자 다 먹을란다.
잘들 지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