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저녁에
시애틀에 사는 규희가 전화를 해서 너무 반가왔단다.
한참 수다(?)가 이어지는데,
규희 신랑이 자꾸 늦는다고 그만 전화좀 끊으라고 하시더라.
독실한 신자인 그 부부가 11월 위령성월을 맞아 성당 미사에 간다더구나.
나도 이 곳 천주교 묘지에 있는 성당에서 합동 위령미사가 있어 다녀왔지.
그러면서
이럭저럭 알게된 할머니 자매들 생각이 나 써 본다.

서울에서
우리집에서 성당을 가려면
조그만 공원을 가로질러 가면 가깝기도 하지만 분위기도 참 좋아.
오며가며 만나는 할머니 중에
비록 무릎 관절은 안 좋으시지만 유난히 표정이 밝고 생동감 넘치는 안나 할머니가  계시거든..
우리 두 분 어머님들도 요즘 기도 제목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건강히 식구들 폐 안끼치고 가시는 거라 하시지만,
그 안나 할머니는 너무나 구체적인 기도를 하신다고 하셔서 여기 써본다.

       < 70이상 부터는 덤으로 사는 생이라 생각하고
           언제 하느님 곁으로 부르셔도 절대로 원망 안 할 것 입니다.
           하지만,
           주님께서 괜찮으시다면
           죽기 전까지 한 열흘 아파서
           식구들 한테 약간 마음의 준비를 하게해 주시고(약간 정도 떼고..)
           마지막으로 삼일간의 말미를 주시어
           삼일 전엔 몸을 깨끗이 씻고
           이틀전엔 신부님께 종부성사를 받고
           하루 전엔 가족들에게 하직인사를 하고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은 봄이나 가을 중에
           월요일은 모두들 바쁘니 화요일 이후에
           시간은 식구들이 오전 일들을 대충 보고난 후인 오후 3시 쯤에
           데려가 주시면 감사하겠나이다~~>

지나친 욕심(?)인 것은 아시지만 그냥 기도 중에 떼(?)를 써보신다고
웃으시면서 하시는데 귀여우시면서도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게 된다.

여기 토론토 성당에서 만난
자매 사이인 82세 안나할머니와 78세 보나할머니
두 분은 자식들 다 키워놓으시고
노인아파트에서 각각 홀로 사시면서
낮에는 두 분이 만나셔서
같이 봉사활동을 어찌나 많이하시는지...
주로 홀로서기를 시작하시는 한국인 노인들을 위해
어떻게 대중교통,의료시설,장보기를 효율적으로 하는지를 가르쳐 주시고
병이든 혼자계신 분들을 찿아다니시며
청소 빨래도 해주시고 기도도 하시고
정말 노인의 입장에서 경험한 것을 그대로 전수해 주시니
훨씬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 같더라.
항상 단정하고 밝고 편안한 (예쁘게 립스틱도 바르시고) 모습으로
보기가 너무 좋더라~~

며칠 인터녯이 안되어 답답해 하다가
오랫만에 너무 말을 많이했네~
보고싶은 친구들~~
모두들 잘들 있지?
합창대회연습하며 많이들 즐겨라!
날이면 날마다 오는 기회가 아닌지라.....(x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