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오늘 조가비 선생님이 점심 사주셨다.
차가지고 계성초까지 오셔가지고 날 불러내셨어.
어디까지 갔는데?
압구정에 가서 낙지 전골 사주셨다.  
선생님이 엄마가 뭐라 안하시든?  그래서
아니요.  했더니
공부시간 뺏긴다고 걱정안하셔?
아니요.  우리엄만 날 믿으셔요.
그래?  생각이 젊으신 분이구나.

내가 젊어지고 싶어 그랬나.  
내가 자길 믿고 싶어 믿었나.  믿는척 하는거지.
왜 그리 내가 묻는 것, 참견하는 것 못견뎌하는지,
내가 자길 떼어놓느라고 진짜 가슴이 아파 손으로 두드리기도 하고,  
어떤땐 억울해서 소리내어 통곡하기도 한 이 엄마의 고통을 알기나 하는지.

친하게 지내는 학원 국어 선생님이 어느날 문제풀이를 하시는데 답이 틀렸더랜다.
수업 끝나고 사무실로 따라가서 20여분간 논쟁끝에 선생님을 인정시켰대. 그후
급하게 비디오 기사 다시불러 강의내용 다시 찍고..
전부터  밥한번 사주시겠다고 얘기는 했었는데 그일 이후 미루던 밥 진짜로 사주셨대.

그래서 단둘이 가서 밥을 먹었단 말야?
그럼, 우리학교에서 셋이 다니다  이젠 나 혼자 다니는데.
아무렇지도 않았어?
뭐가?
선생님이 나 요즘 아이들같지않게 예의바르대.
그래?
나머지 세식구는 서로 몰래 눈을 맞추며 놀라운 웃음을 교환했다.
막가파 우리 꼬마 밖에서는 예의바르게 행동하나 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