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의 바다

                詩:고은영


                오전을 산 그림자가
                머물고 가는 바닷가

                썰물이 빠져 나간 곳에
                바닷 게들이 진리처럼 움직인다
                사랑하고 노래 한다

                출항하지 않은 빈 배들이
                무료하게 흰 모래위에 앉아
                졸고 있는 한 낮의 오후는
                한가롭고 고독하다

                사람 그림자 하나 없는
                시간 위에서
                그리운 밀물의 조우를
                기다림이 목이 마른 걸까

                투명함이 슬퍼지는
                햇살 속에는
                사람의 마음을
                유혹하는 쓸쓸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