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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문화회관 뜰에도 태양은 강렬했다.
서둘러 떠나지 않으면 점심 12시에 도착하기 힘들기에 난 머리를 감고 찍찍이를 매달고
드라이어는 가방에 챙겨넣고 길을 나섰다. 등나무 그늘밑 긴의자에 앉아 사람들의
눈을 피해 기다릴 수 있어 다행이었다.
아버님 갈께요.
아니 오지 말아라. 세째랑 새벽에 산에 갔다 *래아저씨 병실에 갔다 점심먹고 지금 막 들어왔다.
집 근처예요. 벌써 다 와가는 걸요.
뭔가 언짢으신가? 오지 말라고 안갈건 아니지만 좀 기분이 그랬다.
이곳은 공연하고 그런 곳이지 노인들이 소일하고 배우고 그런 곳은 아니래.
아무 소득도 없이 남편은 차로 돌아왔다.
항상 지나칠때마다 저곳은 어떤 곳인가 궁금했었는데 오늘은 우리 아버님 같은 분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인가 하여 별러서 팜플렡이라도 얻어가려고 들렀는데..
월드컵 경기가 있는 한달동안 심심하지 마시라고 경기 대진표도 복사해서 드렸지만
한국이 16강에서 탈락됬으니 ...
딩동
반쯤 감긴 눈으로 황망히 반기신다.
방으로 다시 들어가시더니 윗옷을 챙겨입고 나오신다.
축구 경기 보시느라 새벽까지 못주무시고 아침 일찍 외출까지 하고 오셨으니
딱 단잠에 빠질 시간인데, 정말 졸리시겠다.
그래도 잘 왔다.
아버님이 내미시는 큰 지갑에는 다섯 뭉치의 조그만 꾸러미, 그중 하나 주시면서
내거란다. 병원에 입원하시기 전 두분 앉아서 이런 저런 얘기 나누시며
정리하신 거라고. 꾸러미안에는 각각 큰아이들 이름 직접 적어 선물 구분하셔두고..
눈물이 나올뻔했지만 오히려 담담함이 모두에게, 이 순간에 어울릴 것 같아..
이런거군요. 가족이라는 거..
2006.06.29 13:16:13 (*.102.187.219)
선배님들 방엔 첨 오는거 같아요.
인사부터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전 14 이인흽니다.
글~~~감동먹고 갑니다.
참 따뜻하고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인사부터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전 14 이인흽니다.
글~~~감동먹고 갑니다.
참 따뜻하고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 아버님 생각난다.
우리 아버님은 남편보다 10배 자상하셨던 분이거든...
잘해드려라.(:l)(: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