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솜씨가 영 아닌지라, 아니 뭔가 한가지 한다고 부엌에 서면 그날 외출은 포기해야하는
굼뱅이 실력인지라 아버님께 드릴 음식 엄마에게 줄 음식 이집저집 문여는 것 기다렸다
사가기도 바쁘다.  

아랫 동서네랑 시누이네랑 함께 모여 이런저런 얘기하다 늦은 오후에
울 엄마한테 들러 잠시 얼굴뵙고 서둘러 어둡기 전에 집에 돌아와 저녁준비하려는 나에게
남편이 받던 핸펀을 내게 들려준다.  

00엄마, 내 맛있는 칼국수 사줄테니 대공원으로 올래?
지금 청계산에서 내려가는 중이야.  나도 한번가서 잘 모르니 만나서 따라와.
외출하기 싫어하는 울남편 성질을 아는지라 친구가 날 바꾸라했나보다.

큰애는 저녁 안먹는다하고 작은 아인 학원간다 나가버렸으니 울 둘만 해결하면 되는데
내가 거절할리가 있나, 외출끝이라 아직 화장도 안지웠고.. ㅎㅎ

여름은 여름이네, 지금이 몇신데 아직도 환하네.  장미의 성인가 하는 곳에서 꽃구경하며
으아악하는 강제 번지 점프타는 젊은이(겠지?)들의 즐거운 비명 들으며 잠시 기다리니
친구부부가 나타났다.

따라오라며 지금 건너가면 어쩌라는거야,  이크 이러다 신호위반으로 걸리겠다.
아저씨가 운전하는 거지?
아냐  아줌마야.

보글보글 해물과 버섯넣고 끓이는 식탁에서 기어코 난 한마디
아니 **아빠가 운전하는 줄 알았어요.
오호호, 그래요?  부부는 서로 닮는다더니 이제 저도 그렇게 하나보네요.  미안해요.

아이 배불러.  모두 뒤로 물러앉았는데
남은 국수 아깝다하며 마져 건져먹는 날 쳐다보며
울남편 배부르면 먹지마,  00엄마 턱이 2개인거 알아?
이말 들은 **엄마, 난 턱이 3개인데요 뭘.
어머어머 이남자 나 안보고 사는줄 알았는데 내턱이 두갠것도 알고 .. ㅎㅎ

종이컵에 담긴 커피지만 파라솔밑에서 마시자며 자리를 옮겼다.
테이블주변엔 온통 토끼풀 ...
**엄마, 난 꽃반지 받아본적 있다.
누구에게서?
어떤 남자.
아니 그 나이에.. 난 보석반지가 좋아.
울 남편 갑자기
언젠가 회사에서 야유회갔을때 직원 한명이 네잎짜리를 많이 뜯어온거야.  
모두들 한장씩 얻어 책갈피에 끼웠지.
아무리 기다려도 별 행운이 안오더라구.  이젠 그 네잎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네.

반지 준 그남자 지금 멀리있는데 오면서 혹시 진짜 보석반지라도 사올래나.
이크, 울 작은딸 왔다.  자러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