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났어
진짜 때려

어디어디?

작은아이 독서실에서 12시 다 되어 들어오며 신발도 벗지 않고 책보따리 던지고
큰아이와 다시 나간다.
나도 방에 있다 덩달아 그들따라 복도 끝 사람들이 몰려서 시끄러운쪽으로 따라갔다.

주차장이 부족하여 간신히 한대 지나갈 수 있는 아파트 마당에 검정차와 택시가 딱붙어
서있고 그 주위로 바글바글 구경꾼들의 머리가 내려다 보인다.

부딪쳤나?
안비켜준다고 서로 비키래나?

난 택시 운전을 해도 너네처럼은 안산다.
뭐라고요. 내가 언제 욕했어요?

고음의 성난 여자와 화난 택시 아저씨가 열심히 언쟁하는 모습이 사뭇 심각하다.

현장 목격하며 들어온 작은아이
저 아저씨가 젊은 여자 때렸어.

바로 아래층 복도밖으로 또 다른 구경꾼 머리가 보이고
바로 윗층에서 들리는 관객 평도 들린다.

삐이익~~~
금방 경찰차가 달려오고 그 비좁은 공간에 또 다른 주민차 들어오려다 뒷걸음질.

어둠속에서도 꽤 나이들어 보이는 중년의 정장차림 여자가 나서서
제가 처음부터 두 사람 얘기 다 들었는데요 젊은 여자가 잘못했어요.
아저씨 당당하게 밝히세요.  조서를 쓰실때 다 말하세요.

다시 윗층의 관전평
둘이 싸웠는데말야 여론조사에 의하면 여자가 잘못했는기라 봐라 분위기가
그리 돌아가지 않나?

우리 셋의 추측
택시 아저씨 앞을 젊은 여자 남편이 급하게 끼어들어 받을 뻔했다.
화가 난 아저씨 한마디 했는데 젊은여자 더 큰 소리로 대들었다.
진짜 화난 아저씨 동네까지 뒤따라와 사과하라 하니까 목소리 큰 젊은 여자
홈 그라운드라 더욱 기세등등.  분을 못참고 아저씨, 퍽 주먹이 날아가고
하이톤 외침에 동네사람 다나오고..

다시 윗층에서 두런두런
하나는 교통방해죄
또 하나는 폭행죄

엄마 또있어.
젊은 여자 동네 사람들한테 사과 안했어.
밤중에 시끄럽게 소란핀 죄.

아파트 마당에는 경찰차와 택시, 젊은 여자 모두 사라졌건만
나머지 사람들 여성 지도자같은 씩씩한 그 정장차림에게 어디 사시냐며
새삼 관심을 보인다.

들어가자 들어가
12시 다 됬어.

자기동네에서 소리지르고 싸울 수 있는 여자
살벌한 싸움판에서 당당하게 판정내리는 여자
복도끝에서 남 쌈하는 거 내려다보는 여자

초여름 밤공기는 상쾌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