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의 은행'이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파울로 코엘료의 '오자히르'라는 장편 소설을 읽다 보니
그런 말이 나온다.

'호의 은행...'
말 그대로 내 계좌에 돈이 아닌 호의를 베풀어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만약 그가 작가라면 여러 좋은 인맥들을 소개해 주어
그가 베스트셀러로써의 자리매김을 도와준 다음..그의 영향력이 막강해지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낸다고나 할까..
내가 편집자의 입장에서라면 말이다..

결국 그에게 온갖 호의를 베풀어주어
그 사람이 잘 되기를 도와준 다음
그 이후 그 사람이 자신의 진가를 발휘할 때가 오면
그 때 자신이 원하는 것을 되돌려 받는다는 ..아마 그런 내용인 것 같다.
하지만 그가 요구를 거부할 때는 자신도 모르는 새에
신뢰는 땅에 떨어지고 어느 순간에 내리막길을 탈지도
모르는 여느 은행과 같은 위험율이 따른다는 것이다.
아마 이미 호의은행 계좌가 늘어가는 동안 호의자의
요구를 들어 주지 않을 수 없는 입장에 처하게 되는 것이리라.
발목을 잡히게 되는 것인 것 같다.

설득의 심리학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본 적이 있다.
'상호성의 법칙'이라고..
'선물을 먼저 주고 원하는 댓가를 받아낸다'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나는 준다.'의 미래형은 '나는 받는다.'가 된다고..
아마 요즘 말많은 뇌물수수들이 거기에 속하는 건 아닌지..

우리는 유명인사도 아니고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니
호의은행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좋은 인간관계를 맺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우리는 친구들 사이이니
어떤 호의든 많이 저금해두면 좋겠다는 생각도...
  
그러나 지나친 호의는 나중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사실도
묵과하지 않도록 해야겠다.
목적없는 접근과 호의라면 몰라도...

내 호의은행 계좌엔 누가 무엇을 얼마나 넣어주고 있는 걸까..
혹시 아직 아무 것도 없는 깡통계좌인가? ㅎㅎ
그렇다면 잘못 살아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한데....
베풀며 살아갈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겠다.